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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더 퀸즈' 우승 비결은 한국팀에게 배운 팀워크"

Shawn Chase 2015. 12. 8. 00:13

문화일보 | 최명식 기자 | 입력 2015.12.07 14:40

 

‘4개국 女골프 대항전’ 마친 미무라 게이치 조직위원장

“한국 골프엔 일본이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한국, 일본, 유럽, 호주 등 4개국 투어 대항전인 ‘더 퀸즈’의 조직위원장 미무라 게이치(三村景一·60·사진) 마이니치(每日) 방송 대표는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뛰어난 팀워크로 일본을 압도해왔다”면서 “그동안의 한·일전에서 일본이 연패한 것은 조직력이 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린 한·일 대항전이 올해 ‘더 퀸즈’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의 한·일전 성적은 한국이 7승 2무 3패로 우세했다. 6일 ‘더 퀸즈’ 마지막 날 싱글 매치가 열린 일본 나고야(名古屋) 미요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미무라 위원장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이 홈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한국에 또다시 패하자 선수는 물론 팬들도 큰 충격을 받았고, 특히 선수들은 ‘이 상태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면서 “선수들이 마음을 고쳐먹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절치부심’한 일본은 제1회 ‘더 퀸즈’에서 승점 41(13승 2무 2패)로 1위, 한국은 승점 38(12승 2무 3패)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에 초대 우승컵을 내줬지만, 한국 여자골프는 올해 일본 무대를 ‘장악’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총 37개 대회 중 17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보미(27)는 7승을 거두면서 일본 남녀 프로골프 사상 역대 시즌 최다 상금(2억3049만7057엔·약 21억8000만 원) 기록을 작성했다.

이보미는 특히 일본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JLPGA의 간판스타로 도약했다. 방송 PD 출신의 미무라 위원장은 “그동안 일본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여럿 있었지만, 이보미는 한국과 일본을 고루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보미의 프로암 일화를 들려줬다. 미무라 위원장은 “이보미가 한쪽은 빨간색, 다른 쪽은 파란색 골프화를 신고 왔길래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나는 한국에서 자랐기에 한국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그리고 지금은 일본에서 팬들과 스폰서의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일본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신었다’고 대답했다”며 “이런 진심이 일본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여자골프가 남자골프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무라 위원장은 “여자프로의 인기가 더 많은 곳은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면서 “일본에선 남자 선수들의 콧대가 높아졌었고, 그래서 스폰서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아마 한국과 비슷한 이유인 것 같은데 남자 프로선수나 협회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나고야=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