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연 기자
입력 2022.04.15 00:02
우크라이나 전쟁 피란길에 홀로 남았던 반려견이 2900㎞를 돌고 돈 끝에 주인과 재회한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안기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란민 비올레타(86)와 그의 반려견 타샤가 지난 10일 아일랜드 클레어 카운티에서 극적인 상봉에 성공했다. 둘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함께 피란길에 올랐으나 6주 전 떨어지고 말았다.
사연은 이랬다. 비올레타는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뒤 자선단체 ‘칠드런 위드 러브’의 도움을 받아 몰도바, 루마니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지난달 초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그는 고령으로 몸이 쇠약했음에도 타샤를 품에 안은 채로 이동해 왔다. 그러나 루마니아에 다다랐을 당시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느꼈고 루마니아 한 가정에 타샤를 맡겼다.
비올레타는 그렇게 다시 피란길에 올랐지만 이내 타샤를 두고 온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타샤 역시 13살의 노견인 탓에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했다고 비올레타는 고백했다.
이같은 사연을 전해 들은 자선단체는 둘의 재회를 돕기로 했다. 비올레타 손녀의 도움으로 타샤를 돌보고 있는 루마니아 가족을 찾아냈고 여행사를 통해 타샤의 피란길을 계획했다. 주인의 품으로 돌아오기 위해 12일간의 여행길에 오른 타샤는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벨기에, 영국, 아일랜드 등 7개국을 거쳤다. 이동 거리는 약 2900㎞다.
많은 이들의 노력 끝에 타샤는 비올레타와 무사히 상봉했다. 타샤를 만난 비올레타는 “용서하렴. 너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자선단체 측은 “타샤가 비올레타의 얼굴을 쉴 새 없이 핥았다”며 “둘은 최고의 친구이자 뗄 수 없는 한 쌍이라는 걸 보여준 순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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