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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질줄이야" 靑쇼크…174석에도 레임덕 불가피

Shawn Chase 2021. 4. 8. 08:29

[중앙일보] 입력 2021.04.08 01:33 수정 2021.04.08 02:27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가 패배한 결과에 대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참모들도 입을 닫았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은 “오늘 입장 발표는 없다”고 했다.
 

득표율 큰 격차에 침통한 청와대
문 대통령, 재보선 결과에 침묵
일부선 “정권 재창출에 적신호”
남북대화 통한 국면전환도 쉽잖아
총리 포함 개각 시계 빨라질 듯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

문 대통령은 8일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방식은 미정이다. 문 대통령은 여당이 압승한 지난해 4·15 총선 다음 날 “큰 목소리에 가려졌던 진정한 민심을 보였다”는 공개 입장문을 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선거 패배 자체보다 예상보다 큰 득표율 차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이런 표 차로 진 것은 2007년 대선 이상의 완패”라며 “사실상 문 대통령은 여당의 압도적 의석(174석)과 무관하게 야당이 반대하는 것을 강행하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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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와대는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패배를 예견했다고 한다. “이번에 지는 게 내년 대선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선거 패배에 대비한 대응전략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에 패한다는 전제하에 부동산 등 주요 정책 과제를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며 “하지만 예상을 넘는 큰 패배 때문에 이제 뭘 해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용히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 이외에 지금 또 뭐가 있겠나. 정권 재창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레임덕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도 문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여권 핵심 인사는 “문 대통령이 여당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도록 묵인한 것부터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조국 사태, 추미애 사태, 청와대 참모의 투기 논란 등의 기저에 문 대통령의 고집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현재의 정책기조를 대대적으로 수정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권 인사는 “부동산 공급, 방역 대책 등 계획했던 정책 성과를 빨리 내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문 대통령의 성격상 국정 철학을 바꿀 리는 거의 없는데, 이러한 모습이 여권에서도 ‘마이웨이’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개각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다음 주 이란 순방(11~13일) 직후 사의를 표할 예정이다. 후임 총리로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기용 가능성이 언급된다. 한국판 뉴딜 등 경제회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같은 경제관료 출신을 기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5~6개 부처 수장을 바꾸는 마지막 개각도 단행될 수 있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교체가 유력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로 임기 막판 국면전환을 꾀할 거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문 대통령이 대화 재개의 분기점으로 기대해 왔던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대북 대화에 냉정한 스탠스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이렇게까지 질줄이야" 靑쇼크…174석에도 레임덕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