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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한일전 日 반응은…“사무라이 재팬, 충격 역전패” 대서특필

Shawn Chase 2015. 11. 20. 22:39

도쿄=장원재특파원

입력 2015-11-20 16:39:00 수정 2015-11-20 17:06:16

 

 

일본 언론들이 20일 오전 발행된 신문을 통해 전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대한민국에 4대3으로 역전패 당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5.11.20/뉴스1

 

 

일본 언론은 20일 전날 자국 야구 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이 한국 대표팀에 9회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것을 두고 ‘악몽’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서특필했다.

주요 스포츠지는 1면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과 이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일본 벤치의 사진을 대조해 실으며 ‘굴욕적 패배’라는 제목을 뽑았다.

비난은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교체한 고쿠보 히로키 감독에게 집중됐다. 산케이 스포츠는 고개 숙인 고쿠보 감독의 사진을 1면에 싣고 “저의 실수”라는 그의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기사에 따르면 고쿠보 감독은 시합 후 선수들 앞에서 충혈된 눈으로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스포츠 호치도 고쿠보 감독의 고개 숙인 사진을 싣고 ‘계투 미스’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고쿠보 감독이 입을 한 일(一)자로 다문 채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을 지켜봤다”고 썼다.

주요 일간지들도 스포츠 면에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신설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을 맹세한 ‘사무라이 재팬’이 숙적 한국을 상대로 ‘너무도 잔혹한 역전패’를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이로운 끈기”라는 중간 제목을 달고 한국 팀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투수 7명의 계투로 끈기 있게 싸웠다”며 한국 팀의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이날 도쿄돔에는 4만238명의 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가득 찼을 경우 4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빈 자리가 없었던 셈이다. TBS가 중계한 경기 시청률은 간토(關東) 기준으로 25.2%에 달해 프리미어12 경기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일본시리즈 시청률(10% 안팎)은 물론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피겨 스케이팅의 아사다 마오(25) 선수의 복귀전(23.2%)보다 높은 시청률이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일본이 리드하고 있던 8월 말 상황에 기록한 32.2%였다. 

한국에서도 비슷했다. SBS가 방영한 준결승전 중계 시청률은 평균 1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대호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린 9회 초 최고 시청률은 23.2%까지 올랐다. 앞서 8일 한국이 일본에 5대 0으로 패했던 개막전 시청률은 8.8%였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파리 테러의 영향으로 준결승 경기가 경찰 당국의 엄중한 경계 속에서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폭발물 설치를 우려해 구장 내의 코인로커를 봉쇄했고, 주변의 일부 휴지통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소지품 및 신체검사도 평소 이상으로 엄격하게 실시했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도쿄돔의 기적’ 만들어 낸 대표팀 선수에 찬사 쏟아져

정윤철기자

입력 2015-11-20 18:27:00 수정 2015-11-20 18:35:01

 

 

숙적 일본을 꺾고 ‘도쿄돔의 기적’을 만들어 낸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팬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9회초 대타로 나와 안타를 때려내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 두산의 주장 오재원(30). 승부욕이 강한 그는 국내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의 다툼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유발하거나, 욕설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두산을 제외한 9구단 팬들에게는 ‘밉상’ ‘식빵(입이 거칠어 붙은 별명)’ 등으로 불렸다. 그러나 일본전이 끝난 뒤에는 10개 구단 팬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를 칭찬하고 있다.

안타를 때려낸 뒤 1루로 뛰며 일본 더그아웃 앞 쪽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한 것, 타자일순 후 만루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자신 있게 배트를 내던진 모습 등이 통쾌했다는 것. 누리꾼들은 “오재원이 1000만 ‘안티팬’의 마음을 돌려놨다” “상대팀일 때는 미웠던 오재원이 같은 편이 되니 든든하다” “오재원 너의 죄를 사하노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두산 팬들은 “우리 주장 더는 미워하지 마세요”라며 오재원의 각종 미담을 소개하고 있다. 오재원에게는 ‘안중근 열사’를 패러디한 ‘오 열사’라는 애칭도 붙었다.

역전 결승타를 친 이대호(33·소프트뱅크)에게는 한국의 4번 타자다운 활약이었다는 칭찬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의 뒤를 잇는 해결사는 이대호”라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 ‘mando*****’는 “한국의 장점은 이대호를 보유한 나라라는 것. 그러나 단점은 이대호가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영화 투자배급사 뉴(NEW)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봉을 앞둔 영화 ‘대호’의 포스터에 이대호를 합성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원본 포스터에 있는 ‘총을 들어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다’는 문구는 ‘배트를 들어 치고 싶은 것이 있었다’로, ‘어느 산이 됐건 산군님들은 건드리는 게 아니여’라는 문구는 ‘어느 리그가 됐건 조선의 4번 타자는 건드리는 게 아니여’로 바뀌었다. 

한편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트위터를 통해 일본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대호, 정근우(한화), 정우람(SK), 이현승(두산)의 경기 후 사진과 사인을 공개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도쿄돔의 기적… 대한민국 4-3 일본

황규인기자

입력 2015-11-20 03:00:00 수정 2015-11-20 14:29:15

 

 

시 이대호 이대호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 일본과의 경기 9회초 무사 만루에서 4-3을 만드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포효하고 있다. 도쿄=뉴스1

 

 

 

역시 국가대표 4번 타자였다.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한국 야구 대표팀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9회에만 타자일순으로 4득점하며 랭킹 1위 일본에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2-3으로 한국이 추격한 9회 무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한국은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9회말 수비 때 ‘필승조’ 정대현(37·롯데)과 이현승(33·두산)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프로 1군끼리 맞붙은 역대 도쿄돔 대결에서 일본에 3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한국 프로선수가 출전한 1998년 이후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20승 21패가 됐다. 

이날 한국 타자들은 7회까지만 해도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근우가 안타를 치기까지 1루 베이스를 밟은 타자는 2회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대호뿐이었다. 8회초에도 5∼7번 타자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영봉패의 위기에 몰렸다. 

흐름이 바뀐 건 9회초 대타로 나온 오재원(30·두산)과 손아섭(27·롯데)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내면서부터다. 무사 1, 2루에서 정근우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오재원을 불러들였고, 이용규(30·한화)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현수(27·두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한국은 2-3까지 따라붙었다. 이 상황에서 이대호가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31·요미우리)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것이다.

 

한국은 4회말 1사 1, 3루에서 8번 타자 히라타 료스케(27·주니치)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은 데 이어 유격수 김재호(30·두산)가 다음 타자 시마 모토히로(31·라쿠텐)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 뒤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0-3까지 뒤졌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9회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은 21일 오후 7시 미국-멕시코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에 진 일본 팬 반응 모아보니…“사무라이, 도쿄돔에서 전사”

동아일보

입력 2015-11-20 10:28:00 수정 2015-11-20 16:51:53

 


야구 한일전] 한국에 진 일본 팬 반응 모아보니…“사무라이, 도쿄돔에서 전사”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사무라이 재팬’의 자존심을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한국이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펼쳐진 ‘2015 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4-3역전승을 거두자 일본 야구팬들을 경악했다.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기고 석 점 차 열세를 뒤집은 영화 같은 한국의 역전극을 지켜본 일본 야구팬들이 온라인에 쏟아낸 탄식을 소개한다. 

“오늘을 기점으로 일본야구는 앞으로 30년 간 한국에 이길 수 없을 것”, “홈에서 참패는 변명할 게 없다. 이제 야구도 한국에게 이길 수 없구나”, “과연 영원한 라이벌 한국”, “분명 한국을 지나치게 얕본 듯”, “국제적인 망신”, “내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응원 안 해”, “사무라이, 도쿄돔에서 전사” 

특히 7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여준 오타니 쇼헤이를 뺀 감독의 투수교체에 대한 불만이 강했다. 
“오타니를 왜 바꾼 거야?”, “고쿠보 감독 집에 한국 국기 꽂아라”, “감독 때문에 졌다.”

한국 일본 야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라커룸]‘안하무인’이었던 일본

황규인기자

입력 2015-11-20 03:00:00 수정 2015-11-20 15:52:04

준결승 열리기 전에 결승 선발 예고… 조별리그 중엔 4명이 밤샘 술파티

 

정말 해도 너무한 일본이었다. 안하무인(眼下無人)이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대회 중 음주가무를 즐겼고, 감독은 준결승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결승전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게다가 일본과 한국이 맞붙은 준결승전에는 일본 심판도 나섰다.

대만 주간지 ‘이저우칸(壹週刊)’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1987년생 동갑내기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 4명이 조별리그 중이던 12일 타이베이에 있는 한 클럽에서 대만 걸그룹 멤버들과 함께 새벽까지 파티를 벌였다고 18일 보도했다. 일본 대표팀 에이스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톱타자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주전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투수 오노 유다이(주니치)가 문제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클럽에서 나온 뒤에도 길거리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술을 마시면서 여흥을 만끽했다.

감독도 거들었다. 일본 대표팀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19일 한국과의 경기 전 “결승전에 다케다 쇼타(22·소프트뱅크)를 내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선발투수는 경기 시작 24시간 전에만 예고하면 된다. 하지만 ‘전승 우승’에 대한 자만심에 올라갈지 아닐지 모르는 결승전 선발을 미리 발표한 것이다.

일본의 무례한 행동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일본을 적극 밀어줬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이날 준결승전 좌선심으로 일본인 가와구치 고다 심판을 배정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항의하자 조직위는 “심판 배정은 WBSC 심판부가 한다. 심판부는 독립 기구라 조직위에서 심판 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발뺌하며 “WBSC 규정에 경기 참가국 출신 심판이 구심과 누심은 볼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선심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고 해명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일전 日시청률 25.2% 최고…오타니 “분하다”

뉴스1

입력 2015-11-20 12:30:00 수정 2015-11-20 15:55:06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7회초 투구를 마친 일본 오타니가 야수들을 향해 박수 보내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관심이 지대했던 만큼 일본 야구 팬들이 느꼈을 충격도 무척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표팀이 도쿄돔에서 역전패를 당한 경기의 일본 내 시청률이 이번 야구 국가대항전 중계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TBS가 19일 생방송으로 중계한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일 4강전 평균 시청률은 25.2%(비디오 리서치 조사, 간토 지구)로 20%로 종전 최고였던 베네수엘라 전을 뛰어넘었다고 스포니치가 20일 보도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오후 10시 3분 32.2%로, 일본이 3대 0으로 이기고 있던 8회말 일본의 공격이 종료된 장면이었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들은 패배 탓인지 일본 야구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21, 니혼햄 파이터스)가 역투를 펼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관심이 지대했던 만큼 일본 야구 팬들이 느꼈을 충격도 무척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표팀이 도쿄돔에서 역전패를 당한 경기의 일본 내 시청률이 이번 야구 국가대항전 중계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TBS가 19일 생방송으로 중계한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일 4강전 평균 시청률은 25.2%(비디오 리서치 조사, 간토 지구)로 20%로 종전 최고였던 베네수엘라 전을 뛰어넘었다고 스포니치가 20일 보도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오후 10시 3분 32.2%로, 일본이 3대 0으로 이기고 있던 8회말 일본의 공격이 종료된 장면이었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들은 패배 탓인지 일본 야구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21, 니혼햄 파이터스)가 역투를 펼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인식 감독이 전한 ‘도쿄대첩’ 뒷이야기…김성근 감독의 문자는?

뉴스1

입력 2015-11-20 16:23:00 수정 2015-11-20 16:32:35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결승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 시작 전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 News1

 

 

'도쿄대첩'. 기적같은 9회 대역전극으로 결승에 진출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한국은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자율 훈련을 실시했다. 김현수, 민병헌, 허경민, 나성범, 황재균 등 타자 5명과 투수로는 김광현이 유일하게 참석해 1시간 가량 훈련했다.

취재진을 만난 김인식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하나둘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지"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기 초반 오타니 쇼헤이의 구위에 눌려 끌려갈 때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김 감독은 "투수가 정말 잘 던지면 타자가 결국 안 된다. 투구수로 봐서는 9회까지 던지지 않을까 했는데 7회까지만 던지고 내려가더라. 내심 속이 시원했다"며 웃어보였다.

오타니의 뒤에 올라온 투수는 노리모토 다카히로였다. 김 감독은 "3점 차였기 때문에 노리모토가 나왔던 것 같다. 우리 타자들은 오타니 공을 보다가 노리모토 공을 보니 더 때려내기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조금 이상한 것 같아서 양의지를 불러다 물어봤더니, '빠진 공도 있긴 한데 들어온 것을 안 잡아준 게 있다'고 하더라"면서 "3회 실점 할 때 첫 볼넷(나카타 쇼)도 사실 안 잡아준 것이었다. 그때부턴 나도 모르게 볼 판정에 소리를 지르고 했다. 심판이 자꾸 뒤를 돌아보더라"고 말했다.

끌려가던 한국이 마지막 한 번의 기회를 잡은 것은 9회였다. 오재원, 손아섭으로 이어지는 대타 작전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 감독은 사실 오재원과 손아섭의 대타 순서를 두고 고민했다. 그는 "오재원이 손아섭보다는 좀 빠르고, 루상에 주자가 없을 때 더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먼저 내보냈다"면서 "손아섭은 경기 전에도 찬스 때 내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찬스가 없으니 내보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작전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김 감독은 "안타 두 개가 연속 나오니까 저쪽(일본 벤치)이 당황하는 게 보이더라"면서 "이용규가 몸에 맞는 공으로 나가고,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와 한 점차까지 되니까 '이거 뒤집는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속 득점도 아쉬웠다. 박병호, 오재원의 잘 맞은 타구가 연이어 일본의 호수비에 걸려들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이 마지막에 친 공은 완전히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키야마가 전진수비하다가 그걸 뛰어가서 잡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50통이 넘는 축하 문자를 받았다. 김 감독과 동년배인 야구인들이 많은 축하를 보냈고, 문자가 서투른 탓에 귀여운 오타도 많았다.

김 감독은 "최일언 코치가 문자를 보냈는데 '숙고하셨습니다'라고 보냈다"며 웃어보였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도 축하 문자를 보냈다. 김성근 감독은 "벤치 자(차)이가 승부 갈랐네요.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편하게 하시길 바래요"라고 보냈다.

김인식 감독은 "'벤치자이'가 무슨말이냐"며 연신 웃어보였다.

(도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