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일본대표팀 충격패배 하루 뒤, 접근 제한조치 내려졌다

Shawn Chase 2015. 11. 20. 22:19

스포츠조선 | 류동혁 | 입력 2015.11.20 12:34

 

 

'11.19 대첩'의 하루가 지났다.

결승전이 남아있지만, 한국은 대역전승의 짜릿함이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4강전에서 0-3으로 끌려다니다, 9회 대거 4득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렇다면 일본 대표팀의 분위기는 어떨까. 20일 한국과 일본의 연습 일정이 도쿄돔에 잡혀 있다.

일본은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도쿄돔을 쓸 수 있다. 한국은 12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그라운드에서 연습을 할 수 있다.

일본 대표팀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전날 역전패의 악몽이 가시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은 4강전에서 투입되지 않은 선수들을 위주로 간단히 컨디션 점검자원의 훈련을 했다.

주전 선수들 몇몇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는 이날도 연습에 참가했다.

비상이었다. 일본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에 대한 취재와 그라운드 접근에 몇 가지 지침이 내려왔다.

일단 취재진에 대해 최대한 자극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일본 대표팀을 취재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또 하나가 있었다. 대회 관계자 및 일본 대표팀 관계자들도 그라운드와 덕아웃 출입 자제 요청을 받았다.

훈련에 필요한 인원들만 그라운드에 들어오고, 나머지 인원들은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사실상의 지침이 세워졌다.

일본 대표팀은 그렇게 조용히 연습을 마쳤다. 당초 우승을 떼논 당상으로 여겼던 일본 대표팀의 박탈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우승이 아닌 3~4위전은 그들에게 의미없었다.

19일 4강전에 앞서 사무라이 재팬이 훈련하는 1루측 덕아웃 앞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취재진 및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한산했다. 패배와 충격의 여파는 명확했다.

하루 뒤 훈련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분위기가 극과 극이었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포토] 고쿠보 감독 '9회 무사 만루 위기'
[포토] 고쿠보 감독 '9회 무사 만루 위기'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만루를 허용한 일본 노리모토가 강판되고 있다. 일본 감독은 고쿠보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19.

 

 

한일전 충격패 일본, 볼배합 비판 '후폭풍'

 

출처 OSEN | 입력 2015.11.20 16:51

 

[OSEN=고유라 기자] 충격패를 당한 일본에 패배의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SBC 프리미어 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9회 3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4 패배를 당했다. 일본은 안방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예선전, 8강전까지 6연승을 달리던 일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21일 결승전 선발까지 미리 예고하는 등 여유를 보였으나 9회 단숨에 몰아친 한국 타자들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일본 언론들은 경기 후 "굴욕의 역전패", "악몽 같은 패배" 등 9회 역전의 충격을 전했다.

하루 지난 20일에는 왜 일본에 패했는가에 대한 집중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나카하타 기요시 전 요코하마 감독은 '스포츠닛폰' 평론을 통해 "나라면 오타니를 계속 끌고 갔을 것이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고 한일전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다"며 오타니를 투구수 85개에서 내린 것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나카하타 전 감독은 이어 "8회까지 먹히던 포수 시마의 리드가 9회에는 통하지 않았다. 오재원, 손아섭, 정근우의 연속 안타는 모두 체인지업, 포크볼 등 변화구였다. 노리모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직구 위주의 피칭을 가야 했는데 3점차라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야구전문잡지 '더 페이지'는 "일본은 확실한 마무리를 정하지 못했다. 노리모토가 9회에도 올라왔다는 것은 감독이 내정된 마무리 마쓰이를 믿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투수 기용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어 "오재원이 직구 2개를 헛스윙했는데 왜 체인지업을 택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의 결승 진출 실패라는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나카하타 전 감독은 "이번 대회의 결과는 매우 분하고 아쉽지만 오타니라는 좋은 투수를 세계에 보여줬고 우리가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을 깨달았다.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autumnbb@osen.co.kr

[사진] 도쿄=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충격의 도가니 日, "9회 붕괴, 韓에 굴욕 역전패"

 

 

 

[OSEN=고유라 기자] 일본 열도가 프리미어 12 대표팀의 결승 탈락에 큰 충격에 빠져 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SBC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4득점을 몰아올리며 4-3로 이겼다. 지난 8일 개막전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의 호투에 0-5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오타니가 내려간 일본 불펜을 공략해 귀신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으로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8회까지만 해도 8일 개막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던 경기였기 때문. 이번 대회 3경기 평균자책점 0.00의 노리모토 모토히로가 9회를 지키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올랐을 때까지만 해도 도쿄돔의 4만 관중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이는 일본 붕괴의 서막이었다.

 


 

일본은 노리모토가 대타 오재원과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정근우에게 추격의 적시 2루타를 맞으며 쫓기기 시작했다. 이어 이용규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나가 만루가 되자 이번 대회에서 좋지 않았던 마쓰이 유키가 결국 올라왔고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다시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는 이대호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결국 한 순간에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충격패의 도쿄돔 현장을 전달했다. '스포츠닛폰'은 "오타니가 7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지만 9회 구원진이 붕괴되며 설마했던 역전패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추가점이 없었던 것과 9회 불펜의 방화가 결승 탈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산케이스포츠' 역시 "오타니가 호투했지만 계투진이 팀의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고쿠보 감독이 마스이를 투입했지만 이대호에게 좌측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쓰러졌다"고 전했다. '데일리스포츠'는 "한국에 굴욕의 역전패를 당했다. 오타니 쾌투에도 계투 미스로 패했다"고 비난했다. /autumnbb@osen.co.kr

 

 

[야구 한일전] 치졸한 일본, 한국 결승전 새벽녹화중계 변경



 

입력 : 2015.11.20 10:53

◇20일 오전에 확인한 TV아사히의 방송 편성표. 한국이 나서는 프리미어12 결승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잠에 빠져있는 새벽 3시45분에 편성돼 있다.(빨간 사각형 안) 일본이 결승전에 탈락한 뒤에 바꾼 편성으로 보인다. 프리미어12를 만든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처사다. 사진=TV아사히 편성표 캡쳐

끝까지 치졸한 일본이다. 자국 대표팀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자 프리미어12 결승전 중계를 새벽 3시45분 녹화 중계로 변경 편성했다.

이번 대회의 주관방송사인 TV아사히 편성표에서 이를 확인했다. 20일 오전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3-4위 결정전은 낮 12시55분에 생중계한다. 그러나 한국이 나서는 결승전은 오후 7시에 생중계하지 않는다. 주관방송사로서의 임무를 저버린 행위다. 백번 양보해서 자국이 탈락했으니 프라임타임에 생중계 편성을 뺄 수는 있다. 그러나 녹화 중계로 변경해 편성한 시간이 문제다. 새벽 3시45분이다. 사실상 아무도 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아무리 4강 한국전 대역전패의 충격이 크다고 해도 이는 치졸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이런 행위는 프리미어12의 탄생 목적과도 어긋난다. 프리미어12는 일본야구기구(NPB)가 주도해 만든 세계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세계베이스볼소프트연맹(WBSC)과 손을 잡고 이 대회를 만든 목적은 크게 두 가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목적은 야구의 인기를 전세계적으로 끌어올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재진입시키는 것이다. 부수적으로는 메이저리그가 주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항마를 만들어 세계 야구계에서 일본의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데 있다.

그러나 주관방송사가 대회의 꽃인 결승전을 모두가 잠든 새벽 3시45분에 편성했다는 건 '야구 인기 부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처사다. 새벽 3시45분에 대회 결승전을 편성해놓고 '야구 인기 부흥'을 바란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같은 일본의 치졸한 처사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기간 내내 벌어졌다. '일본의 초대 우승'에 혈안이 된 나머지 대회 일정을 마음대로 바꿨다. 개막전 선발인 오타니 쇼헤이가 좀 더 잘 던져 흥행에 유리하도록 엉뚱하게 개막전만 일본 삿포로돔에서 연 것은 시작이었다. 압권은 애초 20일에 열릴 예정이던 준결승을 8강전이 끝난 뒤 마음대로 19일로 바꿔버린 것(본지 18일자 단독보도)이다.

당초 WBCS가 만든 일정대로라면 B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고 8강전에서 승리한 일본은 20일에 4강전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16일 8강전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갑자기 4강전 일정이 변경됐다. 그 배경은 일본이 4강전을 19일에 치르고 하루 쉰 뒤 결승전에 총력을 쏟아붓기 위해서라고 파악된다.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준결승 일정을 바꿔버리는 바람에 한국 대표팀은 힘든 여정을 겪어야 했다. 17일 오후 대만 타이중에서 8강전을 치른 뒤 선수들은 2시간 떨어진 타이베이 숙소에서 불과 1~2시간 밖에 자지 못한 채 새벽부터 짐을 꾸려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다음날인 18일 오전 7시10분발 도쿄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경기 전날에 필수적인 도쿄돔 훈련시간도 오후 4시30분부터였다. 반면 일본은 오후 8시30분으로 여유있게 늦춰놨다. 때문에 일본 대표팀은 대만에서 느긋하게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편하게 이동했다.

국제적인 대회의 '호스트'라면 손님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호스트도 존경을 받고, 해당 대회의 가치도 빛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속좁은 '호스트'였다. 이로 인해 자기들이 만든 대회를 오히려 퇴색시켰다.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한 꼴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오타니 경의, "분하지만 한국 끈질기고 강했다"

  • OSEN


 

입력 : 2015.11.20 09:24



[OSEN=오키나와(日), 이선호 기자]"한국은 끈질기고 강했다".

역투를 보답받지 못했지만 상대에 대한 예의는 있었다.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가 한국야구에 경의를 표시했다. 


오타니는 지난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탈삼진 11개를 곁들여 1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최고 16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140km짜리 포크볼, 슬라이더까지 앞세워 완벽투를 했다.

8일 개막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한국킬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제구력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부담을 안고 오른 마운드에서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마운드에서 괴물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한몸에 받았다. 벌써부터 텍사스 다르빗슈 류와 뉴욕 양키즈의 다나카 마사히로보다 훨씬 많은 몸값이 형성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타니는 적절한 시점에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타니는 준결승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9회 계투진이 무너지면서 한국에 4실점했고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박수와 소리를 지르며 열렬히 응원을 했지만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다. 역전패로 끝나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동료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경기후 오타니는 "한국과 단기간에 두 번이나 만날 줄을 몰랐다"면서도 "분하다. 한국은 끈질기고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나에게는 과제는 많이 남아있다"면서 차분한 자세를 보였다. 아직 입단 3년차인 21살의 어린선수인데도 승부의 결과를 겸허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에이스다웠다. /sunny@osen.co.kr



 

오타니, 속타니


 

입력 : 2015.11.20 03:00

[충격의 일본]
'한국 타선 제압 가능' 자신감에 괴물 오타니 8회에 교체 '패착'

19일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국내 리그에서는 접할 수 없는 시속 160㎞의 직구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완벽한 제구력, 140㎞대 중반을 넘나드는 변화구에 방망이가 헛돌기 일쑤였다. 한국은 오타니를 상대로 2루 한 번 밟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일본은 오타니를 7회까지만 던지게 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투구 수가 85개밖에 되지 않아 충분히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에이스를 일찍 내린 건 남은 투수로도 얼마든지 한국 타선을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19일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역투하는 모습.
19일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역투하는 모습. /뉴시스



고쿠보 일본 감독은 "볼 개수와 상관없이 오타니가 7이닝만 던지면 다른 투수가 막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건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시속 160㎞의 강속구에 눈이 익숙해져 가던 한국 타자들 입장에선 갑자기 한결 편한 투수들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개막전 영봉승을 일궜던 노리모토 다카히로와 마쓰이 유키 등 일본의 계투진은 4실점하며 무너졌다. 김현수는 "오타니의 공을 보다가 다른 투수들의 공을 보니 너무 느렸다"고 말했다.

9회 역전패에 日 열도 '충격'…고쿠보 감독에 '교체 미스' 비난 '봇물'

  • 디지털이슈팀


 

입력 : 2015.11.20 09:13

한국 일본 야구 / 조선 DB


일본이 한국에 패한 뒤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의 6대 스포츠 신문은 일제히 '사무라이 재팬'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1면에 다뤘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4강전에서 9회까지 0-3으로 뒤지다, 대거 4득점, 결국 4대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투구수 85개밖에 되지 않은 오타니가 8회 교체됐다. 괴물투수 오타니는 한국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해왔다.

스포츠 닛폰은 '오타니의 쾌투, 그러나 빠른 교체의 미스'라는 1면 제목을 게재했다. 산스포츠 역시 '고쿠보의 미스'라는 제목으로 큼지막하게 1면 제목을 장식했다. 스포츠조호 역시 '고쿠보 재팬 계투미스'라는 제목을 달았다.

실제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 참석한 고쿠보 감독에 대해 '왜 오타니를 8회에 교체했나', '(구위가 평범한) 마스이에게 이대호를 상대하게 했나'라는 공격적인 질문을 했다. 

일본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은 경기 전 '오타니를 7이닝, 모리모토를 2이닝을 던지게 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칸 스포츠는 좀 더 광의적인 주제를 다뤘다. 그들은 '고쿠보의 실패'라고 이번 대회의 결과를 말했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하던 일본 대표팀의 목적이 좌절됐다는 것에 대한 일침이었다. 데일리 스포츠는 '멀어진 우승'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결승 진출에 대한 비판을 했다. 

한편 한국은 또 다시 도쿄돔에서 '기적의 승리'를 연출했다.


 

"오타니, 왜 내렸니" 한국전에 패하고 들끓는 열도


 

입력 : 2015.11.20 19:14 | 수정 : 2015.11.20 22:03

-

일본이 야구 한·일전에서의 거짓말 같은 패배로 시끄럽다.

현지 언론은 20일 ‘프리미어 12’ 준결승의 패배 소식을 전하면서 고쿠보 히로키 일본 대표팀 감독의 선수 기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산케이스포츠는 1면에 ‘고쿠보 감독의 참회. 저 자신의 미스’라는 제목과 함께 그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사죄하는 사진을 크게 실었다. 닛칸스포츠는 ‘고쿠보의 실패’라면서 그를 질책했다.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 등 다른 매체들도 ‘굴욕, 악몽’ 등의 표현을 써 가면서 비판했다.

일본 언론의 지적은 선발 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조기 교체에 집중됐다. 오타니는 7회까지 한국 타선을 무실점(1피안타)으로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아무도 2루를 못 밟게 한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그가 던진 공은 85개. 자국 프로야구 경기에서 120~13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적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른 교체였다. 스포츠홋치는 “고쿠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프로팀 코치나 감독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경험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야구팬들도 감독 성토에 열을 냈다. ‘고쿠보 감독 집에 한국 국기를 꽂아라’ ‘고쿠보 감독은 앞으로 지휘봉을 잡지 말아야 할 것’ ‘준결승전 입장권을 산 돈을 고쿠보에게 청구하겠다’ 등의 격앙된 반응이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고쿠보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인터넷 기사에는 5000개가 넘는 비난 댓글이 달렸다. 한 팬은 위키피디아 일본판에 고쿠보 감독의 국적을 한국으로 고쳐 놓으면서 분노를 나타냈다. 현재는 다시 일본으로 바뀐 상태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비난이 빗발치자 20일 도쿄돔에서 진행된 훈련을 보러 온 취재진에게 ‘꼭 필요한 인원을 제외하곤 그라운드와 덕아웃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아사히TV는 일본이 4강에서 패하자 결승전(21일 오후 7시) 생중계를 취소하고, 22일 오전 3시 45분에 녹화 방송한다고 공지했다. 이미 매진된 것으로 알려진 결승전 티켓은 최대 50%까지 떨어진 가격에 현재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팔리고 있다.


 

"오타니, 속시원했다", 김인식 감독 밝힌 4강전 비하인드 스토리


 

입력 : 2015.11.20 14:38

20일 오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김인식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20.

"오타니가 내려갔을 때 속이 시원했지. 허허"

김인식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속내를 털어놨다. '11.19 대첩'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다.

19일 한국은 기적같은 승리를 연출했다. 일본 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4강전에서 9회까지 0-3으로 끌려가다가, 9회 대거 4득점, 4대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9회 4만 여명이 모인 도쿄돔은 침묵에 휩싸였다. 간헐적인 한국 응원단의 환호성도 있었지만, 삽시간 조용해진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한마디로 충격과 공포였다.

역사에 길이 남을 도쿄대첩을 진두지휘한 김인식 감독. 20일 한국대표팀의 연습 때 김 감독은 변함없이 덕아웃을 지켰다.

그는 "이런 경기를 하기도 한다. 사실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4강전 승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오타니의 공은 공략하기 너무 힘들어 보였다. 대표팀에서 가장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김현수도 공을 맞추지 못했다"며 "오타니가 내려갔을 때 속이 다 시원했다. 역전까지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실마리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이 승리를 확신했을 때는 언제였을까. 그는 "정근우의 좌선상 2루타 때 1점을 뽑은 뒤에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올리면서 1점차로 따라갔을 때, '뒤집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 감독의 확신은 현실이 됐다. 이대호가 좌전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어 버렸다.

그는 "3시간 동안 완전히 지고 있다가 5분 만에 역전을 시켜버렸다. 국제대회에서 이런 경기도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위기에 몰렸을 때 일본의 외야는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다. 9회말 공격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김 감독은 "9회말이 있기 때문에 동점을 허용하더라도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다. 때문에 당시 전진수비는 매우 위험했다. 아마 도쿄돔이 인조잔디여서 타구가 빠르게 구르니까. 2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 나 같았으면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9회말 공격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대타작전은 신기에 가까웠다. 두 차례 대타가 모두 성공했다. 9회 선두타자 오재원과 손아섭이 모두 안타, 무사 1, 2루의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김 감독은 19일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오재원을 앞에 쓰고, 손아섭을 뒤에 쓰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이날 김 감독은 "오재원의 경우 선두타자로서의 목적성이 확실히 있는 선수다. 발이 빠르고 대담하기 때문에 선두타자로 나섰을 때 효과가 있다. 반면 손아섭은 타격 능력이 좋다. 때문에 찬스에서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에 적격이다. 이 때문에 오재원을 먼저 대타로 내고 손아섭을 그 뒤에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선수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확실히 일본이 강하긴 하다. 9회 박병호의 직선타와 오재원의 타구는 안타성이었다. 그런데 일본 수비수들에게 모두 걸렸다. 특히, 오재원의 타구는 완전히 빠지는 줄 알았다. 일본 중견수(아키야마)가 약간 좌측에서 수비를 시작했는데, 따라와서 끝내 잡아내더라. 확실히 수준이 높긴 하다"고 칭찬했다.

이날 심판진의 스트라이크존은 매우 좁았다. 특히 타자 바깥쪽은 매우 인색했다. 김 감독은 "포수 양의지에게 일단 홈런이 많이 나오는 도쿄돔의 특성상 낮게 던지게끔 유도하라고 계속 지시했다. 그리고 바깥쪽 공에 대해서는 벤치에서 나도 소리를 지르고 했다. 그러자 주심이 신경이 쓰이는 지 벤치 쪽을 지켜보더라. 양의지는 '몇 개 빠진 공도 있었는데,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되는 공도 있었다'고 하더라. 4회 나카타 쇼에게 내준 볼넷의 마지막 공은 스트라이크였던 것 같았는데"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대표팀 구성에 고민이 많았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투수들은 올 시즌 자신감을 얻고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묵묵히 책임진 노장 사령탑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가득했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일본, "9회 사구 판정 미묘했다" 불만

  • OSEN



 

입력 : 2015.11.20 08:36




일본 현지에서 19일 도쿄돔 악몽의 여운이 길어지고 있다.


일본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 12'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4점을 내주며 3-4 역전패를 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상 '집안 잔치'처럼 여겨졌던 대회에서 9회 아웃카운트 3개 안에 동네 구경꿈으로 전락한 셈. 그만큼 충격이 크다.


대부분의 언론은 9회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불펜진에 대한 아쉬움을 다루고 있지만 일부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는 9회 오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근우가 1-3 추격의 물꼬를 튼 뒤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을 얻어 만루 찬스를 잡았는데 이 장면이 애매한 판정이라는 것.


'스포츠호치'는 경기 후 이용규가 공을 맞는 장면을 방송 중계 캡처로 전하며 "공은 이용규의 왼 팔꿈치에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맞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1B2S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라면 삼 진이 됐다는 것이 일본의 주장이다.


이용규는 주심의 판정 하에 몸에 맞는 볼로 진루했고 일본 벤치에서는 당시 아무런 어필도 하지 않았다. 이 매체는 "결과적으로 그뒤 역전을 허용한 만큼 승부를 가르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된 장면이었다"며 당시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autumnbb@osen.co.kr



 

8회까지 1안타에 그친 한국, 4득점 불뿜은 '9회의 기적'


 

입력 : 2015.11.20 03:00 | 수정 : 2015.11.20 11:58

[오늘의 세상]
'프리미어 12' 日에 4대3… 韓·日戰 극적인 역전드라마

- 7회까지 속수무책
日 괴물 투수 오타니에 삼진만 11개 당해 '무득점'

- 9회초 대반격
대타 오재원·손아섭 물꼬, 無死만루 상황에서 이대호 역전 2타점 적시타
0대3서 4대3으로 大역전… 정대현·이현승이 마무리

역대 한·일전 중 가장 극적인 승리였다.

19일 일본 도쿄돔. 야구 국가 대항전인 '프리미어 12' 준결승에서 일본에 8회까지 0―3으로 뒤지던 한국은 9회초 3연속 안타와 몸 맞는 공, 볼넷을 묶어 2―3까지 따라붙었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가 타석에 섰다. 도쿄돔은 침묵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마스이 히로토시를 두들겨 좌익수 쪽으로 2타점 적시타를 쳤다. 4―3으로 대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내가 (일본 리그에서) 마스이에 약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유리하게 볼 카운트를 끌고 가면서 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video_0
'이대호 도쿄돔을 침묵시키다' 한국, 9회 대역전… 日 꺾고 프리미어12 결승 진출 - 일본 도쿄돔을 침묵으로 몰아넣은 역전타의 주인공은 ‘빅 보이’ 이대호였다. 19일 열린 야구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 12’ 준결승 한·일전에서 이대호가 2―3으로 뒤진 9회초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 주최국인 일본에 4대3으로 역전승한 한국은 2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멕시코전(20일) 승자와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대결한다. /MK스포츠 제공

한국은 이날 먼저 3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선발투수 이대은이 3회까지는 사사구 3개와 안타 1개를 내주면서도 무실점으로 버텼는데, 4회에 흔들렸다. 1사 1·3루에서 히라타 료스케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그는 이어진 1·2루에서 내야 땅볼을 이끌어냈지만 유격수 김재호의 2루 악송구 탓에 추가 실점하는 불운을 맛봤다. 구원 투수로 올라온 차우찬이 희생플라이를 맞아 0―3이 됐다.

한국 타선은 쫓아갈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8회까지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했다. 이대호가 2회에 몸 맞는 공 하나를 얻었고, 7회 정근우가 단타 하나를 쳤을 뿐이었다. 한국은 시속 160㎞ 강속구를 구사하는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21)에게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당하며 눌렸고, 8회에도 바뀐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에게 삼자 범퇴로 물러났다.

믿기 어려운 역전극이었다. 일본 선발 오타니의 강속구에 눌려 ‘0’의 행진을 이어간 한국은 9회 5안타와 사사구 2개를 집중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 선수들이 승리를 확정한 뒤 한데 모여 환호하는 모습.
믿기 어려운 역전극이었다. 일본 선발 오타니의 강속구에 눌려 ‘0’의 행진을 이어간 한국은 9회 5안타와 사사구 2개를 집중시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 선수들이 승리를 확정한 뒤 한데 모여 환호하는 모습. /김경민 기자

한국은 지난 8일 대회 개막전(일본 삿포로돔)에서 오타니에게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당하며 무실점(2피안타 2볼넷)으로 막힌 끝에 0대5로 완패했다. 11일 만의 재대결이었던 준결승에선 설욕은커녕 더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2006년 제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에서 일본에 0대6으로 영봉패하고, 2009 WBC 1라운드에서 일본에 2대14(7회 콜드게임)로 진 이후 가장 굴욕적인 한·일전 패배까지 아웃 카운트 세 개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반전의 9회 드라마'가 있었다. 오재원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때렸고, 정근우가 1타점 2루타를 쳤다. 이용규가 팔꿈치에 공을 맞아 나가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3번 타자 김현수는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이대호의 역전타가 터진 것이다. 경기 내내 환호성을 올리던 일본 홈 관중 4만명은 아연한 표정이었고, 3루 쪽에 자리 잡았던 일부 한국 팬의 환호밖에 들리지 않았다.

프리미어 12 준결승 경기 결과 표

한국은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도 점수를 뺏기지 않고 4대3 승리를 지켰다. 다섯 번째 투수 정대현이 일본의 3, 4번 타자를 잡고 5번 타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로 나선 이현승이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통산 여섯 번 홈런왕에 올랐던 나카무라 다케야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20일 열리는 미국과 멕시코의 준결승전 승자와 21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우승을 놓고 겨룬다.

 

선발투수 이대은

 

 

양의지

 

 

 

 

김재호

 

손아섭과 김평호 코치

 

9회초 1,2루에서 정근우가 좌전안타를 친후  2루로 뛰어가고 있다.

 

 

 

이승엽이 말했다 "영웅이 탄생했다"



 

입력 : 2015.11.20 03:00

[열도의 MVP, 열도를 울리다… 복수혈전 주인공 '믿고 보는 이대호']

삿포로의 굴욕 11일만에 갚아 - 9회 결정적 순간, 역전 적시타
"삿포로 패배에 가슴이 끓어… 우린 두 번 당할 순 없었다"

맏형의 '밥상 리더십' - 대회 전날 후배들 한식당서 대접
침체됐던 대표팀 사기 끌어올려… 이승엽 연상시키는 해결사로

야구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 12' 대표팀의 맏형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일본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후배들을 불러 현지 한식당에서 저녁을 샀다. 음식 적응에 힘들어하던 동료 선수들을 위한 배려였다. 일본과 대만을 오가면서 경기를 치르느라 지친 선수들은 이대호 덕분에 힘을 냈다.

일본 언론에선 "이대호가 앞장서 한국 대표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있다"며 "국가 대항전에선 이런 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경계했다.

마음껏 춤춰라, 야구는 9회부터 - 4번 타자 이대호가 이날 친 안타는 딱 한 개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에 꼭 필요한 황금 같은 결승타였다. 9회 초 이대호가 안타를 때리고 마치 춤을 추듯 환호하는 순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이 얼어붙었다.
마음껏 춤춰라, 야구는 9회부터 - 4번 타자 이대호가 이날 친 안타는 딱 한 개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에 꼭 필요한 황금 같은 결승타였다. 9회 초 이대호가 안타를 때리고 마치 춤을 추듯 환호하는 순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이 얼어붙었다. /뉴시스

4년간 일본 무대에서 뛴 그는 대표팀 타자들의 전력분석원 역할도 겸했다. 일본 대표팀 투수들의 성향과 버릇을 꼼꼼히 전해주면서 공략법을 공유했다.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벌였던 일본과의 개막전 패배(0대5패)를 되갚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당시 4타수 1안타(2삼진)에 그쳤던 이대호는 "개막전에 지고 가슴이 끓었다"며 "두 번 당할 순 없다는 마음으로 준결승에 나섰다"고 말했다.

11일 만에 다시 숙적을 만난 이대호는 올해 일본 가을 야구를 정복한 '조선의 4번 타자'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그는 지난 10월 말 끝난 재팬시리즈에서 16타수 8안타(2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한국인 출신 선수론 처음 MVP(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그의 방망이를 믿고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이대호는 앞선 세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과 삼진, 3루 땅볼을 기록했지만 결국 9회 승부처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역대 야구 한·일전 명승부 정리 표

이는 야구 한·일전 최고 해결사였던 '국민 타자' 이승엽을 연상시킨다. 이승엽은 2000 시드니올림픽 3~4위전(3대1승), 2006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3대2승),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6대2 승)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도쿄돔에서 벌였던 2006년 WBC 예선전에서 역전 2점 홈런을 친 모습은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번 준결승전에 객원 해설위원으로 경기장을 찾은 이승엽은 이대호의 활약을 보며 "내가 친 홈런보다 더 극적이었다. 한국 야구에 영웅이 다시 나타났다"고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대표팀의 결승 진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이대호는 이번 경기 MVP로 뽑혔다. 그는 "개막전 설욕만 생각하고 나섰고, 후배들이 마지막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이길 수 있었다"며 "야구 이닝으로 따지면 마지막 9회(결승전)가 남았다. 피곤하긴 하지만 전투적으로 싸워 우승을 일궈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인식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도 나온다는 걸 오늘 다시 느끼게 됐다"며 "2006년에도 일본에 극적으로 이겼지만 오늘은 더 극적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