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지구 충돌위협 소행성 '베누' 대기권 진입할 땐 잘게 깨질 듯

Shawn Chase 2020. 10. 9. 23:16

조승한 기자 입력 2020.10.09. 20:00

 

NASA 탐사선 오시리스-렉스 표면 암석 분석 결과

소행성 '베누'의 3차원(3D) 지도 모습이다. 베누 표면은 다양한 색을 띠는데 태양풍에 풍화가 덜 됐을수록 붉은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 ‘베누’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할 정도로 단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9일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논문 6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잇따라 공개했다.

베누는 평균 지름 492m 크기로 태양 궤도를 돌고있는 소행성이다. 6년에 한번씩 지구 곁을 스쳐지나가 지구와 충돌 위험이 큰 소행성으로 분류된다. 22세기 말에는 2700분의 1 확률로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NASA는 2016년 베누 상태를 좀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발사했다. 이 탐사선은 2018년 12월 베누에 도착한 뒤 현재 베누 주변을 돌며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벤 로지티스 영국 오픈대 연구원팀은 베누의 바위가 두 종류임을 파악했다. 하나는 어둡고 다공성인 바위와 다른 하나는 밝고 매끄러운 바위다. 대부분은 어두운 바위로 강도를 분석한 결과 지구 대기를 통과하는 동안 바스라질 정도로 무딘 것으로 나타났다.

밝은 바위는 이산화탄소와 물이 섞여야 만들어지는 탄산염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 카플란 NASA 고다드연구센터 연구원팀은 베누의 바위 중간중간에는 나 있는 흰 줄에 주목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탄산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베누에 생명체에 필요한 탄소와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누 표면에서 발견된 바위에 흰 줄이 나 있다. 과학자들은 이 물체를 탄산염으로 추정했다. NASA 제공

베누의 표면은 색깔이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니 델라귀스티나 애리조나대 교수팀이 베누에서 나오는 가시광선 파장을 분석한 결과 표면에서 태양풍에 노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분은 붉게 빛나는 반면 어느 정도 노출된 지점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이 오랜 기간 태양풍에 풍화되면 모든 파장대에서 밝게 빛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누의 3차원(3D) 지도도 작성됐다. 마이클 달리 캐나다 요크대 교수 연구팀이 오시리스-렉스에 장착된 레이저 고도계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베누의 북반구와 남반구가 다른 모양을 가진 것이 확인됐다. 남반구는 둥글게 보이는 반면 북반구는 뾰족한 모양을 띄었다. 베누에서 튀어나오는 입자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베누의 내부 또한 균일하지 않고 속에 축구장 2개 정도의 공간이 텅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시리스-렉스는 이달 20일 베누 표면에 질소 가스를 발사해 튀어오르는 먼지와 자갈을 채집해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에서 툭 튀어나온 긴 팔 끝의 도넛 모양의 채집기를 10초간 베누 표면에 갖다 댄 후 질소를 쏘아 최대 1kg의 자갈을 수집할 것으로 예측된다. 베누는 현재 지구와 화성 거리보다 5배 멀리 떨어져 오시리스-렉스로 무선 신호가 도달하는 데 18분이 걸린다. 오시리스-렉스는 4시간 30분 정도로 예정된 전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는 내년 중 베누를 떠나 지구로 2023년 귀환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의 샘플을 채집하는 임무를 리허설하는 모습이다. NASA 제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