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선 유세 올스톱...2차 TV토론도 불투명

Shawn Chase 2020. 10. 2. 16:49

임규민 기자

입력 2020.10.02 15:21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30여일 남은 올해 미 대선 일정과 정국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트럼프 캠프의 대선 일정이 변경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와 다음날 위스콘신에서 기획된 현장 유세를 포함해 모든 대중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가서 치료할 것이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마이애미에서 예정된 2차 대선 후보 토론회 개최도 불투명하다고 BBC는 전했다.

다만 미 외신들은 오는 11월로 정해진 미 대선 일정 자체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 있다.

대선까지 30여일 남은 시점에서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은 트럼프 캠프에 즉각적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 사태 여파를 진화하고 각 주의 경제 재개를 독려하던 트럼프 정책에 중대한 타격이 올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여론의 관심을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에서 폭력 시위·대법관 지명·우편 투표 등의 이슈로 돌리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 외신들은 대통령 궐위 상황과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YT는 “비록 아직 (트럼프는) 무증상이지만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그가 후보직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자체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했다. 1967년 승인된 미 수정헌법 제25조에 따르면 의학적 무능력 상태(medically incapacitated)에 놓인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권력을 부통령에게 넘겼다가 상태가 회복되면 다시 권력을 환수할 수 있다. 치료 기간 중대한 상황 발생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권력을 넘겨 받는 방안이 대두된다고 외신들은 전망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역대 미 대통령들은 총 3차례 이 조항을 이용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5년 결장경 검사를 받는 동안 잠시 조지 H. W. 부시 부통령에게 권력을 임시 이양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과 2007년 결장경 검사를 받는 동안 딕 체니 부통령에게 권력을 잠시 넘겼다.

펜스 부통령마저 코로나에 걸릴시 승계 서열에 따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미 합중국 대통령 승계법’에 따르면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 임무 수행이 어려울 경우 연방의회 하원의장이 권력을 승계한다. 다만 지난 봄 미국 내 코로나 사태 초기 백악관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언급할만한 것이 아니다”며 “우린 대통령 건강을 주시하고 있다. 부통령도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히며 이 같은 권력 이양 방안에 대한 부정적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감염병에 걸린 역대 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만은 아니다. 조지 워싱턴 미 초대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전부터 천연두·늑막염·급성 이질 등에 시달리는 등 평생 병마와 싸웠다. 그의 재임 기간 인플루엔자 전염병이 돌자 그가 “죽음의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결국 후두염으로 사망했다.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파리 평화 회담 동안 감염병에 시달렸다. 미 대통령 전문가·역사가들에 따르면 1918~1920년을 전세계적으로 휩쓴 인플루엔자의 일종이였다고 한다.

암살을 제외하고 재임 중 사망한 미 대통령은 4명이다. 9대 윌리엄 해리슨·12대 재커리 테일러·29대 워런 하딩·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다.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겪었으나 사망하진 않았다.

 

 

트럼프 부부 코로나 확진...대선 한달 앞두고 비상

김승현 기자

입력 2020.10.02 14: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도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치료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멜라니아 여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올해 많은 미국인들이 그러했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나도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며 “건강 상태는 좋으며 이후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프 힉스(31) 백악관 고문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검사를 받았고, 이날 양성 판정 결과를 받았다. 힉스 고문은 지금까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 중 가장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힉스 고문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했다. 이어 30일 미네소타주에서 선거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이동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른쪽)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바이든이 지난 9월 29일 오하이오 주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열린 2020 년 미국 대통령 토론회에 참석했다./EPA 연합뉴스

고령인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CNN은 “현재 74세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건강상태는 현재 모두 양호하다”며 “그들은 격리 기간동안 백악관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 20만7000여명을 사망케 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미국의 리더십이 불확실성과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심각성을 경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수개월만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성 판정을 받기 몇시간 전인 1일에도 한 가톨릭 자선 만찬 자리에서 “팬데믹의 종말이 시야 안에 들어와 있다(I just want to say that the end of the pandemic is in sight)”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