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입력 2015.11.17. 19:56
[한겨레]새정치 ‘문·안연대론’ 신경전
문재인과 안철수의 ‘수읽기’가 치열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문안연대론’을 둘러싼 신경전이다. 문 대표는 18일 광주를 방문해 안 전 대표를 향한 ‘중대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광주발 메시지’가 ‘문안연대’ 성사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에게) 구체적 실천이 따르는 내용으로 화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일 문 대표의 발표는 그동안 안 전 대표와의 관계에서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여론 악화로 리더십 위기에 처해 있는 문 대표는 18일 광주 조선대에서 국정 교과서 문제와 관련한 강연을 한다. 좀처럼 응어리가 풀리지 않고 있는 호남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선 ‘당 통합’의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할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게 문 대표 쪽의 생각이다.
문재인 호남찾아 조선대강연 예정
핵심측근 “터닝포인트 될 것”
사퇴론은 부인 분위기
안철수 여전히 연대엔 부정적 입장
‘공정3법’ 토론회 열어
“문재인, 두달간 변화가 없다”
문 대표가 밝힐 메시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형식도 정해지지 않았다. 문 대표 쪽 참모들은 17일 하루종일 회견문과 강연문 두 가지를 작성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고, 밤엔 측근들이 모여 최종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측근들은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대표직 사퇴론’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문안연대’에 대해 줄곧 완강한 거부 입장을 거둬들이지 않자, 당내에선 문 대표가 사퇴 카드로 문안박 연대를 압박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문 대표와 가까운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표는 그동안 ‘부정부패 청산’과 ‘낡은 진보 청산’을 화두로 계속 당의 혁신을 외쳐온 안 전 대표에게 좀더 진정성 있는 답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유력해 보인다. 한 측근은 “문 대표가 뭐라고 말을 하면 안 전 대표가 계속해서 부정적 반응을 내놓는 패턴이 반복돼왔기 때문에 말을 꺼내기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내일은 문 대표가 자신의 언어로 안 전 대표에게 대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요구한 ‘10가지 혁신안’에 대해 일일이 답하진 않을 듯하다. 한가지씩 구체적으로 하겠다, 안 하겠다를 얘기하는 것은 또다른 갈등을 낳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 쪽은 “드라이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안박연대’에 대한 안 전 대표의 입장은 겉으론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는 공천작업에 돌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이고, 저는 당의 큰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저는 본질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 전체가 바뀌어야 하고 대표나 지도부가 당을 바꿀 책임 있는 주체로서 그 일을 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 쪽 내부는 ‘연대’ 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비주류 의원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친노표’도 모아야 한다. 문 대표가 덜컥 물러나고 친노들도 마음 돌아서면 큰일 난다. 당의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지난 2012년 대선 때처럼 문 대표는 늘 ‘안철수’를 이용해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며 불만스러운 기류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안 전 대표 쪽은 “문 대표의 메시지에 따라 안 전 대표도 곧 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이세영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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