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학

사람 날아갈 정도…시속 200㎞ 태풍, 모레 한반도 접근

Shawn Chase 2020. 8. 24. 01:41

[중앙일보] 입력 2020.08.24 00:02

 

기상청은 23일 대만 동북동쪽 해상에서 북상 중인 제8호 태풍 ‘바비’가 오는 26~27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날 오전 태풍 소식을 접한 전남 가거도에서 주민이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북상 중인 8호 태풍 ‘바비(Bavi)’가 26일부터 한반도에 시속 200㎞가 넘는 역대급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국적인 강풍 피해를 몰고 왔던 13호 태풍  ‘링링’(2019년 9월 6~8일)보다 셀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비’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 북부 지방에 위치한 산맥의 명칭이다.
 

26일 제주 27일 수도권 강타 예상
고수온 해역 지나며 점점 강해져
“지붕 날아가고 철탑 넘어질 수도”
28일까지 비, 제주 최대 500㎜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26일부터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시속 200㎞ 이상의 매우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만의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1㎞ 속도로 동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5h㎩, 강풍 반경은 약 250㎞며 태풍 중심의 최대풍속은 시속 97㎞(초속 27m)다.
 
기상청은 “바비는 태풍의 눈이 보일 정도로 발달했으며 중국 상하이 부근에 자리 잡은 선선한 공기에 밀려 북동진하고 있다”며 “태풍은 밤사이 북동진하다가 내일은 북쪽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비’는 26일 오후 제주도를 통과한 뒤 이날 밤에서 27일 새벽 사이 목포 서쪽 해상을 지나겠다.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다가 27일 오전 서울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북한 황해도 부근 연안으로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바비, 비보다 강풍 피해 컸던 링링과 닮은꼴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바람이 매우 약하고, 우리나라 남쪽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30도 내외로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느린 이동 속도로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급격하게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풍‘바비’예상 진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현재 ‘중’ 수준인 태풍의 강도는 ‘매우 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바비’는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하는 26일 오후에는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45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바비’는 지난해 ‘링링’과 이동 경로와 규모 면에서 유사하다. 서해로 북상한 ‘링링’으로 전국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에서는 태풍에 의한 바람으로는 가장 강한 바람(초속 28.4m)이 기록됐다. 앞서 2002년 큰 피해를 준 태풍 ‘루사’의 경우엔 한반도 상륙 당시 중심기압은 970h㎩, 최대풍속이 초속 39.7m에 달했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10분 평균)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한다. ‘매우 강’은 초속 44~54m(시속 158~194㎞) 수준으로 사람과 커다란 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분다는 뜻이다. ‘강’은 초속 33~44m, ‘중’은 25~33m일 때다. ‘강’일 경우엔 열차가 탈선할 정도, ‘중’ 규모는 지붕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예상된다.
 

 


윤 통보관은 “태풍의 영향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철탑이 넘어갈 정도의 강력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 등 수도권 역시 바람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바람에 취약한 시설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비는 2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6일 남부지방, 27일 새벽에는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 이상, 제주 산지는 5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전라도에도 최대 150㎜, 그 밖의 다른 지역은 30~100㎜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는 28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최근 많은 비로 인한 수해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지역에 다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피해가 없도록 대비가 필요하다”며 “건물, 공사현장, 옥외간판 등 시설 관리와 안전사고, 농작물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환경부는 이날 한강홍수통제소 상황실에서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태풍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아울러 전국 하천 65개 주요 지점에 대해 하천의 수위 변동을 예측하고 관계기관 및 주민에게 홍수특보를 발령함으로써 신속하게 대피하도록 할 계획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아직 태풍의 진로가 유동적이나 매우 강한 태풍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사람 날아갈 정도…시속 200㎞ 태풍, 모레 한반도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