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능후.. 어두운 高3 교실, 가채점 학생들 한숨..

Shawn Chase 2015. 11. 13. 13:10

문화일보 | 김다영 기자 | 입력 2015.11.13. 11:55 | 수정 2015.11.13. 12:20

 

“언수외 모두 등급 떨어질 듯”

“모의고사 보다 까다로웠다”

 

 

“언수외(언어·수리·외국어) 다 한 등급씩 내려간 것 같아 어떡해….”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3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고 3학년 10반 교실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수능 시험에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학급 대표가 칠판에 언어와 수리영역 답안지를 짝수형, 홀수형, A와 B로 나누어 각각 적고 가채점을 시작하자 학생들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한 여학생은 예상과 다른 수능성적에 한참을 울었는지 코끝이 빨간 상태로 멍하니 칠판을 바라보기도 했다. 가채점표에 각 영역의 원점수를 적어내면서도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긴장’ :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여고 3학년 교실에서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수능 정답을 맞춰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긴장’ :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여고 3학년 교실에서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수능 정답을 맞춰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특히 이번 수능은 언어영역의 난도가 높아서인지 문과 학생들은 더욱 낙담한 모습이었다. 평소 언어영역에서 3∼4등급을 맞아왔다던 이 학교 7반 박모(18) 양은 “확실히 언어 비문학 부분이 어려웠다”며 “지문이 과학과 기술, 경제 중심으로 나오고 인문학이나 사회학 지문이 없어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1반 최모(18) 양도 “수시를 넣어놓은 상태라 최저등급 커트라인만 맞출 수 있길 바랐는데, 아슬아슬할 것 같다”며 “언어가 생각보다 어려워서 문과 친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과 학생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10반 고모(18) 양은 “수리는 모의고사 때마다 1등급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3등급이 나올 것 같다”며 “경희대가 목표였는데 수능이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수시 때 하향지원할 것 그랬다.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9반의 김모(18) 양도 “과학탐구는 그냥저냥 본 것 같은데 언어와 수리에서 많이 틀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며 “수능이 끝나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되레 마음만 무겁다”고 토로했다. 영등포여고 3학년의 안강병(52) 학년부장도 “언어와 수리 1등급을 맞던 아이들이 다 1∼2등급씩 떨어지고, 외국어도 매번 100점만 맞던 학생이 89점을 맞았다고 한다”며 “아이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결과에 실망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삼성고도 분위기는 침울했다. 중상위 성적을 유지해온 3학년 조모(18) 군은 “국어·수학B 유형을 풀었는데 문제들이 모의고사에 비해 까다롭게 느껴졌다”며 “2등급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3등급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 다니는 배모(18) 양도 “언어영역에서 경제와 과학 지문이 내용도 생소하고 지문 길이도 길어서 시간에 쫓겨 풀 수밖에 없었다”며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앞으로 있을 입시설명회에서 정시모집 지원 전략 짜기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다영·노기섭·박성훈·윤정선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