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르노삼성, 삼성과 결별수순…2년 뒤 브랜드서 떼어낼듯

Shawn Chase 2020. 8. 4. 20:50

삼성그룹과 상표권 계약 만료

르노삼성"유예기간에도 협상"

  • 박윤구 기자

  • 입력 : 2020.08.04 17:26:45   수정 : 2020.08.04 17:27:01

르노삼성자동차가 삼성그룹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삼성그룹과 브랜드 이용 계약이 예정대로 종료되면서 2년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르노그룹과 삼성그룹의 상표권 계약이 만료됐다. 계약이 끝나도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르노삼성은 당장 사명을 바꾸지는 않을 방침이다. 사명 변경과는 별개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에는 `태풍의 눈` 엠블럼을 기존대로 사용하고,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 국내로 수입해 판매하는 차량은 로장주(마름모) 엠블럼을 채택한다.

유예기간에도 양측이 상표권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상표권은) 계속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으로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당장 공식적으로 결정되는 바는 없고 (향후 상표권을 어떻게 할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2000년 네덜란드 자회사인 르노그룹BV가 삼성카드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로 옛 삼성자동차를 인수했다. 당시 르노그룹은 삼성전자, 삼성물산과 10년 단위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라는 상표를 이용하는 대가로 르노삼성은 세전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에 매출의 0.8%를 삼성그룹에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2009년 6월 계약 종료를 1년여 앞두고 연장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르노삼성은 계약 연장을 통해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 하만인터내셔널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 강화에 나선 삼성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등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반복되는 노사갈등으로 삼성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삼성그룹 측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수년간 경영실적 악화로 브랜드 이용료 지급 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양측 모두 협의에 소극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윤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