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신동빈 vs 정용진, 해운대 '호텔 대전'

Shawn Chase 2020. 7. 22. 15:46

 

 

입력 2020.07.22 11:32

지난달 문을 연 롯데호텔 '시그니엘' 객실(왼쪽)과 내달 개장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의 '그랜드 조선 부산'의 객실


롯데와 신세계가 부산에서 일전(一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백화점·대형마트가 아닌 호텔이다. 두 달 간격으로 부산 해운대에 새 호텔을 연다. 오너들이 직접 개장 행사를 챙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초반 승기는 누가 잡을까?

◇롯데 vs 신세계의 해운대 ‘호텔 결전’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달 25일 ‘그랜드 조선 부산’ 개장을 앞두고 ‘오프닝 객실 패키지’를 22일 내놨다. 2인 조식을 포함한 ‘베드&블랙퍼스트’ 패키지(1박 31만원) 등 정상가 대비 20% 이상 할인했다고 호텔 측은 밝혔다.

호텔들이 개장을 기념해 특별가 상품을 내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신세계조선호텔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호텔 업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최근 인근에 문을 연 롯데호텔의 ‘시그니엘 부산’에 대한 견제구라는 해석이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17일 부산 해운대 해변에 최고급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SIGNIEL)’을 열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두번째 ‘시그니엘’ 브랜드 호텔이다. 총 260실 규모로 이번에도 부산 최고층 빌딩인 ‘엘시티’의 3~19층에 들어섰다. 롯데호텔 측은 “해운대 백사장뿐 아니라, 인근 동백섬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세계조선호텔은 같은 해운대 해변에 총 330실 규모의 ‘그랜드 조선 부산’을 25일 연다. 기존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해서 330실 규모의 특급호텔을 만들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 호텔 개장을 앞두고, 새 호텔 브랜드 ‘그랜드 조선(Grand Josun)’을 만드는 등 공을 들였다.

두 호텔은 지리적으로 약 3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코로나 이후 몰리는 관광객을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달 시그니엘 부산' 개장식에 참석한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경쟁업체인 '시그니엘 부산' 객실에 투숙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신동빈·정용진, 오너들도 직접 출동

지난 14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바다를 배경으로 어딘가를 가르키는 모습이었다. 정 부회장은 이 사진에 ‘대사 집어 넣기가 좀…’이라고 썼다. 이 객실은 ‘시그니엘 부산’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랜드 조선 부산’ 개장을 준비하면서 경쟁 호텔을 직접 둘러본 것이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달 17일 ‘시그니엘 부산’ 개장식에 직접 참석했다. 당시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등 그룹 핵심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 호텔 관계자는 “260실 규모 호텔 개장에 롯데그룹 수뇌부가 총 출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오너들까지 직접 나서는 것은 부산 호텔이 호텔 비즈니스에서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도심 호텔들은 비즈니스 고객이 급감하면서 휘청이고 있다. 반면 부산·제주 등 대표 관광지 호텔은 방을 구하기 어려울 만큼 고객이 몰리고 있다. 개장 초기에 이 고객들을 잡아야 코로나 이후에도 국내 호텔 사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호텔업계의 분석이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당분간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기는 어려워, 해외 비즈니스 고객 유치와 면세점 사업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며 “대표 관광지에서의 승부가 국내 호텔업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2/202007220207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