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신아형 기자 입력 2020-07-14 03:00수정 2020-07-14 03:00
담수용량 390억t 세계 최대댐
댐전문가 “中정부, 위험성 무시… 폭우-지진으로 임계점 도달”
붕괴땐 하류 50만명 위험 직면
중국 남부 지역에 한 달 넘게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 댐인 싼샤(三峽)댐이 위험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일축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만 매체 타이완뉴스는 최근 “독일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 댐 관련 전문가인 왕웨이뤄(王維洛) 박사가 싼샤댐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왕 박사는 “싼샤댐은 지어질 때부터 심각한 설계 착오가 있었다”면서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이 위험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싼샤 프로젝트 재평가’(1993년), ‘싼샤 프로젝트 36계’(2009년) 등의 책을 펴낸 싼샤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싼샤댐은 설계와 시공, 품질 검사 등을 모두 같은 집단이 진행했고, 공사가 지나치게 빨리 끝났다”면서 “최근 남부 지역 폭우와 작은 규모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싼샤댐이 임계점에 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국건축과학연구원 소속 연구원 이름으로 “마지막으로 한번 말한다. 달아나라”라는 내용의 댐 붕괴 경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소식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기도 했다.
중국 남부 지방의 폭우로 주요 하천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예젠춘(葉建春) 중국 수리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433개의 하천에서 경계수위를 넘는 홍수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3곳은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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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낮지만 만에 하나 싼샤댐 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싼샤댐은 세계 최대 규모로 길이만 2.3km에 달한다. 저수 용량은 390억 t으로 일본 전체 댐의 담수량과 비슷하고, 한국 소양호의 13배에 달한다. 댐이 무너질 경우 하류 인근에 거주하는 5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엄청난 규모의 물이 하류 대도시인 우한, 상하이 등을 휩쓸 경우 수많은 수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폭우로 어지러워진 민심을 사기꾼들이 이용하고 있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장보팅(張博庭) 중국수리발전공정학회 부비서장은 최근 과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악의적인 헛소문”이라며 “싼샤댐이 붕괴한다는 소문은 지난해에도 나온 적 있다”고 반박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싼샤댐은 계곡, 암반 위에 지어져 지반이 매우 튼튼하다”며 “중국 당국이 방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싼샤댐은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수문을 열어 방류를 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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