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우 기자 입력 2020.04.23. 20:09
<앵커>
오거돈 부산시장이 오늘(23일) 오전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번 달 초 자신의 집무실에서 시청 직원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며 강제 추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해 달라고도 말했습니다.
첫 소식 임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전 11시 오거돈 부산시장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오 시장은 고개를 숙인 뒤 이달 초 자신의 집무실에서 있었던 시 공무원에 대한 강제 추행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오거돈/부산시장 :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경중에 관계없이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거돈/부산시장 :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부산시장이 되기까지) 3전 4기의 과정을 거쳐….]
오 시장은 3분가량 회견문을 읽은 뒤 질문도 받지 않고 도망치듯 퇴장해버렸습니다.
오 시장은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연차를 낸 뒤 투표도 비공개로 했고 이후 외부 활동도 하지 않아 의구심을 낳았습니다.
한때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성폭력 사건으로 4번째 도전 끝에 얻어낸 부산시장 임기를 절반도 못 채우고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경찰은 오 시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공석이 된 부산시장직은 내년 4월 보궐선거 때까지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맡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준 KNN, 영상편집 : 하성원)
임태우 기자eight@sbs.co.kr
"여성의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 성추행 한달전 오거돈 페북
[성희롱 일벌백계 하자던 오거돈의 말말말]
성추행 의혹 제기되자 "소가 웃을 일" 고발 운운
불과 한달전엔 "여성 한명의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
원치 않게 꿈 잃거나 차별받는 여성 없어야"
23일 성추행으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과거했던 발언들이 재조명 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울먹이기도 했다.
작년 “향후 성희롱 문제가 일어날 경우,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를 업무서 즉시 배제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최대한 엄벌할 것”이라고 했던 오 전 시장은, 정작 본인의 성추행 문제가 불거진 후에는 “민감한 시기이니 총선 이후 사퇴하겠다”며 공증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작년 9월 배포한 부산시 보도자료에서 “성희롱은 민선7기에서 뿌리뽑아야할 구태”라고 강력 비판하며 이 같이 말했다. “성희롱 문제에 대한 부산시 처벌이 가볍다는 말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당시 부산일자리종합센터, 부산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등 부산시 산하기관과 위탁기관 등에서 성희롱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본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소가 웃을 일”이라며 “형사상 고발하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오 전 시장은 작년 10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불법 선거자금, 미투 등 저를 둘러싼 황당한 이야기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떠돌고 있다”며 “소도 웃을 가짜뉴스, 모조리 처벌하겠습니다”라고 단호히 입장을 밝혔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당시 오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돈 거래가 있었단 주장과 함께 그가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같이 말했다.
이달 7일 벌어진 성추행 사건 고작 한 달전인 지난 3월 8일에는 ‘여성의 날’ 관련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여성으로서 긴 세월동안 경력을 이어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가 참 대단해 보인다”며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고 했다.
이어 “부산시장으로서 송구스럽고 또 무거운 책임이 느껴진다”며 “적어도 부산에서만은 원치 않게 꿈을 잃거나 차별 받는 여성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성 한 명 한명의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이다”라고 했다.
여성 한 명의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이라던 오 전시장의 글과 달리, 23일 오 전 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번 사건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내용이 포함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등 표현으로 제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
오 전 시장의 과거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 되면서 온라인에는 “밥먹듯이 하는 성추행이라 양심에 가책이 없었던 듯” “소름 돋는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3/20200423036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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