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2020.04.16 01:26
대여 강경투쟁 주도 ‘우클릭’
외연 확장 한계, 신인에 무릎
미래통합당 여성 의원 중 최다선인 나경원 의원(사진)이 5선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나 의원은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같은 여성 판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에게 패했다. 보수정당에서 첫 여성 원내대표를 지내는 등 18년간 엘리트 정치인으로 이력을 쌓았지만 결국 ‘자객공천’으로 내려온 정치 신인에게 지역구를 내줬다.
나 의원은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정책특보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했고 18대 총선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졌다. 한나라당 대변인과 최고위원 등 요직을 거치며 조리 있는 언변으로 주목받았고 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일 때 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의혹 제기가 계속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자 “주어가 없다”는 답으로 방어한 일로 유명세를 치렀다.
일찌감치 주류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시련도 있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두 번 나섰지만 첫 도전인 2010년엔 당내 경선에서 막혔고 2011년 보궐선거에 두 번째 도전해서는 박원순 현 시장에게 본선에서 패했다. 이듬해 19대 총선은 불출마하며 공백기를 가졌다.
2014년 당의 요청으로 출마한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노회찬 전 의원을 이기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동작을에서 배지를 달며 중진 대열에 들어섰다.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엔 삼수 끝에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때부터 ‘모범생’ ‘합리적 보수’에서 과격한 반정부 투쟁가로 이미지가 변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표현하고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선 대여 강경투쟁에 앞장서면서 프랑스 여전사 잔다르크의 이름을 딴 ‘나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결국 지나친 우클릭으로 중도층까지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고 정치생명이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친이 운영하는 사학의 비리 의혹과 딸 부정입학 논란도 의정활동 막바지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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