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두·조형국 기자 phd@kyunghyang.com
2020.04.16 11:54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4·15 총선 다음날인 16일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 온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 결과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5석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하고 “고생한 후보들과 당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이번 총선을 “무엇보다 미래통합당과 수구 보수 세력에 대해 무서운 심판이 이루어진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지난 4년간 국회를 마비시키고 개혁을 거부한 그들을 국민들께서 용서하지 않았다”며 “촛불 개혁을 진실로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 멈추지 말고 개혁하라’라는 것이 ‘슈퍼 여당’을 만들어준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심 대표는 “국민 열 분 중 한 분이 우리 정의당을 선택해 주셨다”며 “지난 대선보다 많은 267만 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을 지지해 주셨다”고 했다.
그는 “과거 세력 퇴출이라는 민심의 태풍 한가운데에서도 정의당을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정의당은 10%의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여전히 300석 중 2%의 목소리만을 가지게 됐다. 몹시 아쉬운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원칙을 선택했을 때에 어느 정도 각오한 만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이번 총선은 수구 보수 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이뤄졌지만, 양당정치 강화, 지역구도 부활, 선거개혁 와해 등 정치개혁의 후퇴라는 역사적 오점을 함께 남겼습다”며 “정의당은 낡은 양당정치구도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무릎 꿇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슈퍼 여당의 시대에 진보야당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는 것을 유념하겠다”고 했다. “국회의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 청년, 녹색, 소수자의 삶을 헌신적으로 대변하겠다. 집권 여당이 기득권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일 때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견인해가겠다”고 21대 국회에서의 포부를 밝혔다.
심 대표는 “20년을 외롭고 고된 길을 걸어왔지만, 정의당은 또 다시 시작하겠다”며 “정의당은 진보 대안세력으로서의 길을 찾아갈 것이다. 정의당의 길에 대해 더 깊고 넓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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