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입력 2015.10.25 16:37
[OSEN=대구, 손찬익 기자] 해외 원정 불법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마운드의 핵심 전력이 빠지게 돼 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운드 운용 방식도 대폭 바뀔 듯. 과연 삼성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선발진은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장원삼 등 3명이 확정된 상태. 상황에 따라 정인욱 또는 차우찬이 선발 출격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지만과 임창용의 공백은 어떻게 메울까. 경기 상황에 따라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이 출격할 전망. 차우찬과 심창민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 이 가운데 차우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선발, 중간, 마무리 등 어떠한 상황이든 등판 가능하다. 김태한 코치는 "차우찬이 계투로 나설 경우 길게는 3이닝을 책임져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테랑 사이드암 권오준과 신용운도 엔트리 승선 기회를 얻었다. 김태한 코치는 이들의 정규 시즌 성적은 기대 이하에 가깝지만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권오준은 한국시리즈 통산 18차례 등판해 2승 5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88.
'찬스 뒤 위기, 위기 뒤 찬스'라고 했던가. 김태한 코치는 "삼성의 진정한 힘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특정 선수가 빠졌으니 패한 건 어쩔 수 없다는 동정심을 얻을 수 있겠지만 선수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막아내는 게 이들의 역할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태한 코치는 투수조 미팅을 통해 "마운드의 누수가 있지만 이대로 무너지면 우리도 힘들지만 빠진 선수들도 힘드니까 잘 해보자"고 독려했다.
두산은 파괴력과 주루 능력 모두 NC보다 한 수 아래. 그만큼 삼성 투수들은 두산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위기에 처할수록 더욱 강해지는 삼성의 우승 DNA를 발휘할 시점이다./what@osen.co.kr
'아프냐? 나도 아프다' 삼성의 마음 vs 두산의 몸
올해 한국시리즈 키워드는 '회복'과 '힐링'
출처 노컷뉴스 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입력 2015.10.26 09:59
7전4승제 시리즈, 기선 제압이 중요한 첫 판이다. 26일 1차전에는 삼성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와 두산 좌완 유희관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피가로는 정규리그 13승7패 평균자책점(ERA) 3.38을, 유희관은 18승5패 ERA 3.94를 찍었다. 통산 상대 전적은 각각 1승1패 ERA 4.50과 4승3패 ERA 3.49다.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의 키워드는 바로 '회복'과 '치유'다. 어느 팀이 먼저 회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도박 스캔들' 삼성, 분위기 회복이 관건
먼저 삼성은 몸보다 마음이 아프다. KS에 앞서 주축 투수 3인방이 '도박 스캔들'에 연루돼 낙마했다. 17승 선발 투수 윤성환과 홀드왕(37개) 안지만, 구원왕(33세이브) 임창용이다.
이들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본인들이 결백을 주장했고, 수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여론이 악화되면서 구단은 결국 KS 명단에서 이들을 제외했다.
팀 마운드 전력의 절반 이상이 떨어져 나갔다. KS에서 1승 이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 선발 투수와 경기 중후반을 버틸 필승 계투, 뒷문을 책임질 마무리가 한꺼번에 빠진 것이다. 지난 4연패 동안 이런 악재는 없었다. 전인미답의 5연패가 불투명해졌다.
일단 류 감독과 주장 박석민은 "선수 몇몇이 빠졌지만 분위기는 아주 좋다"며 흔들리는 분위기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일축했다. 그러나 유쾌하게 출사표를 던졌던 지난 4년 동안 삼성의 미디어데이와는 사뭇 다르게 다소 무거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빠진 선수 3명의 실명을 밝힐 수 있느냐는 질문에 류 감독은 굳은 얼굴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마지막 선수단 미팅에서 결과에 관계 없이 운동장에서 즐기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부담을 덜게 해주려는 의도다.
다만 삼성은 이번 사건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4연패를 일궜던 저력이 있는 선수단인 만큼 똘똘 뭉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걷잡을 수 없다. 3명이 빠졌다 해도 여전히 강력한 구성이다. 신인 구자욱은 "4연패를 그냥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5연패도 가능할 것"이라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두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할 수 있느냐
반면 두산의 분위기는 하늘을 찌른다. NC와 플레이오프(PO)는 물론 앞선 넥센과 준PO까지 잇따라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사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두산은 넥센과 준PO 4차전에서 2-9로 뒤지다 11-9로 뒤집는 기적을 연출했다. 누가 봐도 패배였지만 뚝심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역대 포스트시즌(PS) 최다 점수 차 역전승 기록이다.
NC와 PO 역시 마찬가지. 3차전까지 두산은 1승2패로 벼랑에 몰렸다. 그러나 4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의 역투와 포수 양의지의 진통제 투혼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5차전도 6-4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올해 가을야구에 '미러클 두산' 구호가 쩌렁쩌렁 울린 이유다. 김태형 감독은 "이 분위기만 유지하면 KS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 2013년에도 같은 행보로 KS 무대에 나섰다. 당시 넥센과 준PO에서 2패 뒤 기적같은 3연승을 이뤘고, LG와 PO에서는 4차전을 소화했다. 하지만 끝내 삼성과 KS에서 3승1패로 압박하고도 3연패하며 준우승했다. 여러 패인 중 체력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강한 정신력을 보여온 두산이기에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경지도 기대된다. 특히 포수 양의지가 오른 엄지 발가락 미세골절에도 투혼을 불사르며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올려주고 있다. 김현수는 "양의지가 하나도 안 아프다 내색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우리가 지치고 아프다고 하느냐"면서 "그래서 더 힘을 내서 하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다만 양의지가 쓰러진다면 문제가 커진다. 김 감독도 "본인이 괜찮다고 하는데 매일매일 점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PO 2차전과 결장한 3차전에서 졌다.
아프고 지쳐 있는 삼성의 마음과 두산의 몸. 과연 어느 팀이 빨리 쾌유해 정상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삼성만 비상?' 두산도 마운드 걱정 태산
- 2015-10-25 16:45
- 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메일보내기
![](http://file2.nocutnews.co.kr/newsroom/image/2015/10/25/20151025164421292516.jpg)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가 열린 25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이날 두산의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플레이오프(PO)에서 NC와 역전 시리즈를 거둔 기세가 이어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넥센과 준PO부터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해간다면 삼성과 좋은 시리즈를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주포 김현수는 "포수 양의지가 부상(오른 발가락 미세골절)에도 아픈 내색도 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래서 지쳐도 힘을 내서 할 수 있다"고 밝게 웃었다.
하지만 그런 두산도 불안한 구석이 있다. 바로 선발 유희관의 부진과 헐거운 불펜진이다.
유희관은 넥센과 준PO 3차전에 나와 4이닝 7피안타(2홈런) 3실점했다. NC와 PO 3차전 역시 3회도 채우지 못하고 4실점했다. 가을 에이스로 우뚝 선 더스틴 니퍼트와 제몫을 해주는 장원준이 든든하지만 유희관의 부진이 계속되면 두산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이 KS 키플레이어로 유희관을 지목한 이유다. 유희관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면서 "잃을 거 다 잃었고 편하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잘 하려고 하니 부진했고, 역효과가 일어났다"면서 "못 던지면 비난을 감수할 자신이 있고, 그렇게 던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철벽 마무리 이현승과 선발을 연결해줄 선수도 고민이다. 김 감독은 "스와잭이 KS 명단에 오르지 못한다"면서 "함덕주와 노경은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유희관도 "함덕주와 방을 함께 쓰는데 (둘 다 못 해서) 분위기가 아주 말이 아니다"면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잘 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사실 삼성은 선발 윤성환과 필승 계투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KS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을 삼성이 뺐다. 그러나 두산 역시 아킬레스건이 있다. 과연 두산이 14년 만에 다가온 천금의 우승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미안하다! 김현수, 네 부탁은 들어줄 수 없구나
- 2015-10-22 22:03
- 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메일보내기
![](http://file2.nocutnews.co.kr/newsroom/image/2015/10/22/20151022213754538325.jpg)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두산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이 열린 22일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주포 김현수(27)는 취재진에게 "꼭 나를 비판하는 기사를 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포스트시즌(PS) 부진으로 기사 댓글에 팬들의 비난이 하도 많아 차라리 자신을 욕하는 기사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김현수는 "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 오히려 악성 댓글이 달리지 않겠죠?"라며 웃었다.
농담 반 진담 반이었지만 마음고생이 읽히는 대목. 김현수는 2007년과 2008년 SK와 한국시리즈(KS) 승부처 병살타로 이미 팬들의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이번 PO에서도 김현수는 3차전까지 11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타율이 9푼1리에 불과했다. 1차전 1회 1타점 적시타 이후 10타수 연속 무안타다.
그러면서도 김현수는 "욕을 먹어도 좋다"면서 "경기에만 이기면 된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현수를 중심으로 타선이 침체돼 있다"는 김태형 감독의 말을 전해듣더니 "나만 잘 치면 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후 "그래도 비판 기사는 꼭 써달라"고 다시 확인하더니 경기 준비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멀티히트-볼넷에 7회 쐐기 2루타
어쩌면 김현수의 당부는 반어법이 아니었을까. 절대 비판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는, 아니 쓸 수 없게끔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실제로 김현수의 부탁은 들어줄 수 없는 것이었다. 4차전에서 드디어 4번 타자로서 제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날 김현수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올 시즌 다승왕(19승) 에릭 해커를 상대로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날렸다. 비록 득점하지 못했지만 10타수 연속 침묵을 깬 반가운 안타였다.
4회 볼넷을 얻어낸 김현수는 6회도 귀중한 볼넷을 골라냈다. 선두 3번 타자 민병헌의 2루타로 만들어진 무사 2루에서 김현수는 상대 고의성 짙은 볼넷을 얻어나갔다. 이후 두산은 양의지의 안타, 1사 후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 고영민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았다. 오재원의 안타 때 홈을 밟은 김현수가 대량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었다.
7회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사 2루에서 김현수는 상대 바뀐 좌완 임정호로부터 시원한 좌중월 2루타로 2루 주자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NC가 김현수를 의식해 좌완으로 바꿨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7-0으로 앞서 사실상 승부가 갈린 8회 김현수는 뜬공으로 물러나 이날 처음 출루하지 못했다.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의 활약이었다.
결국 두산은 7-0 완승으로 1승2패 벼랑에서 벗어나며 승부를 24일 최종 5차전으로 몰고 갔다. 2승2패 균형을 맞춘 귀중한 승리에는 김현수의 '멋진 반어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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