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23 18:04 ㅣ 수정 : 2019-10-23 18:56
“지위·인맥 이용” “조범동 혐의 덧씌워”
檢 10명 vs 변호인 6명 영장심사 공방
정교수측, MRI·신경외과 진단서 제출
檢 “구속 감내 가능한 건강 상태 확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수사 착수 57일 만에 처음 포토라인 앞에 섰다.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 조작 등 세 갈래의 11가지 혐의를 받는 정 교수는 23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에 맞서 검찰은 “지위와 인맥을 이용해 국민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정 교수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정 교수는 영장심사에 앞서 20분 일찍 법원청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정 교수는 검찰에 일곱 차례 출석하는 동안 비공개 통로만 이용했기에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변호인들과 함께 걸어 들어온 정 교수는 취재진의 마이크 앞에 잠시 멈춰 섰다. ‘국민 앞에 섰는데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말에 변호인을 힐끗 쳐다본 정 교수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짧게 밝혔다. ‘표창장 위조 혐의를 인정하느냐’, ‘검찰의 강압 수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영장심사에서는 검찰과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이 장시간 이어졌다. 검찰은 주무부서인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를 중심으로 10명 안팎의 검사를 대거 심문에 투입했다. 정 교수 측에선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변호사 등 6명이 방어전에 나섰다. 2시간 20분간 진행된 오전 심문에선 입시 비리와 관련된 혐의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와 그 가족이 사회적 지위와 인맥을 이용해 허위로 스펙을 쌓고 입시에 부정하게 활용했다”고 주장했고, 정 교수 측은 이를 부인했다.
공방이 길어지면서 재판부는 점심시간을 가진 뒤 오후부턴 사모펀드 비리와 증거 조작 혐의를 놓고 심문을 이어갔다. 사모펀드와 관련해 정 교수 측은 이미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의 혐의를 검찰이 ‘덧씌웠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가 오히려 조씨 범행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민정수석의 배우자임에도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에게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다음 이들의 불법에 가담하여 불법적 이익을 도모했다”며 “나아가 범죄 수익을 취득하는 과정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 착수 전후로 주요 참고인들에게 광범위하고 집중적으로 접촉하거나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설명했다.
정 교수 측은 혐의를 부인하는 동시에 건강 상태에도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정 교수는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검찰에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자료, 신경외과 진단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동생 조모씨가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구속을 면한 ‘트라우마’를 겪은 검찰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구속을 감내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검찰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024002002#csidx696a1a63b960a61be7a14d37ad841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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