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조원진 월급 가압류, 끝까지 받아낼 것"...박원순, 천막 철거비용 받아낼 수 있을까

Shawn Chase 2019. 7. 2. 22:38



입력 2019.07.02 17:21 | 수정 2019.07.02 17:23


朴 시장 공언한 ‘천막 철거비 청구’ 법조계에 물어보니
법조계 "趙 대표에게 못받지만, 당에 청구는 가능할 듯"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 책임 소재는 법정서 다퉈야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2억원이 들었는데 조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하겠다.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5일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차려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천막을 강제 철거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우리공화당에게 꼭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우리공화당 천막을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우리공화당 천막을 서울시와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철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광화문 광장의 천막을 놓고 양측의 공방이 뜨겁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계속 천막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고, 서울시는 끝까지 막겠다며 맞서고 있다. 과연 박 시장이 공언한대로 우리공화당 측으로부터 강제철거 비용을 받아낼 수 있을까. 또 이를 위해 조원진 대표의 월급을 압류할 수 있을까.

우리공화당은 지난 5월 10일 기습적으로 천막과 분향소를 차렸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서울시는 퇴거명령을 하고 강제 철거(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세 차례 보냈다. 그래도 자진 철거를 하지 않자 46일만인 지난달 25일 강제 철거에 나섰다. 이날 철거 과정에서는 우리공화당 측 2명과 용역업체 직원 1명이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철거된 천막보다 더 큰 천막을 다시 설치했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 측에 이틀 뒤인 6월 27일 오후 6시까지를 자진철거 기한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재차 전달했다. 이에 우리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訪韓) 기간 동안 광화문 천막을 자진 철거해 청계광장 등으로 옮겨 설치했다.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에 보낸 계고장. /우리공화당 제공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에 보낸 계고장. /우리공화당 제공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선 박 시장이 말한대로 지난달 25일 강제 철거에 든 비용을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할 수는 있다. 이는 당초 서울시가 보낸 계고장을 근거로 하고 있다. 철거 전 서울시가 세 차례 보낸 계고장에는 "행정대집행 비용은 행정대집행법 5·6조에 따라 귀하(우리공화당)로부터 징수하게 된다"고 돼 있다. 행정대집행법은 관련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징수에 응하지 않으면 가압류도 물론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박 시장이 강제 철거 비용을 받기 위해 조 전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하겠다는 발언은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가 보낸 계고장에 적힌 ‘철거 의무자’가 조 대표가 아닌 우리공화당 중앙당(대외협력실장 송원진)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이다. 이충윤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행정대집행의 철거의무자는 우리공화당으로, 조 대표 등 개인의 월급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할 근거가 되는 권리(피보전권리)가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번 철거 비용은 조 대표가 아니더라도 우리공화당 측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공화당이 다시 천막을 설치한 지난달 25일 오후 이후에는 서울시가 계고장에 조 대표 등의 이름을 포함시켰기 때문에 재차 철거에 나선다면 향후 발생할 비용에 대해서는 조 대표에게도 청구가 가능하다고 서울시는 보고 있다.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서울시는 불법 천막 설치를 주도한 조 대표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실제 조 대표의 책임이 얼마만큼 되는지는 법정에서 다퉈야 할 문제다. 이충윤 변호사는 "조 대표가 철거 당시 불법 행위를 조장했거나 지시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천막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일정기간 동안 잠시 천막을 옮겨놓은 사이 광화문 광장에 대형 화분 80여개를 설치했다. 천막을 다시 광장에 설치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대표는 이날 "이번주 안에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다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의 농성 천막 설치를 막기위해 지난달 30일 광화문에 설치한 대형화분. 서울시는 대형화분 80여개를 설치해 천막 설치를 원천봉쇄했다./연합뉴스
서울시가 우리공화당의 농성 천막 설치를 막기위해 지난달 30일 광화문에 설치한 대형화분. 서울시는 대형화분 80여개를 설치해 천막 설치를 원천봉쇄했다./연합뉴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2/20190702023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