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사설] 계속되는 혹세무민, 표 되면 무엇이든 하나

Shawn Chase 2019. 6. 29. 23:51
입력 2019.06.29 03:18


자사고인 상산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국회에서 "상산고는 한 학년 360명 중 275명이 의대를 간다.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360명 중 의대 진학생이 60~70명가량이었다. 275명은 재수·삼수생에다 한 학생이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한 숫자 등을 다 더한 것이다. 275명은 누가 봐도 이상한 숫자인데 학교에 전화 한번 걸어 확인하지 않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1100조원인데 이걸 해소하려면 보유세 같은 것을 걷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사내유보금이란 어디에 쌓아둔 현금이 아니다. 기업이 번 돈에서 세금·배당 등을 제하고 남은 것을 누적 계산한 개념으로 현금 보유는 그중 11~12%에 불과하다. 이 정도 현금은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 예기치 못한 사태 대비 등을 위해 보유해야 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기계 설비나 기술 개발 투자, 재고 같은 자산 형태로 존재한다. 지난달 좌파 시민단체는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이 전년보다 67조원 늘어나 950조원에 달한다"면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대기업이 책임지라고 나섰다. 사내 유보가 뭔지도 모른 채 이런 황당한 논리를 주장한다.

민주당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작년 말 '협력 이익 공유제'란 것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입법화도 추진해왔다. 대기업 이익을 사전 계약한 기준 따라 협력사에 분배하겠다는 발상이다. 대기업을 황금알 낳는 거위로 보고 배를 가르겠다는 것이다. 협력업체가 기여한 몫을 정확히 산출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익을 공유할 거면 손실도 공유해야 한다. 누가 그렇게 하겠나.

국내 10대 기업은 매출의 66%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생산 거점도 전 세계 곳곳에 포진한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86%, SK하이닉스는 98%에 달한다. 이렇게 밖에서 벌어 상당 부분을 대한민국에 법인세로 낸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기업 은 제 몫을 몇 배 한 것이다.

노조나 시민단체가 과장되고 왜곡된 주장을 해도 정부가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이 정부는 정반대다. 공부 잘 가르치는 학교는 해체하겠다고 하고, 글로벌 경쟁을 하는 대기업은 곳간 열어 그 이익을 당장 나눠 먹자고 한다. 모르고 주장하는 건 무지함이고, 사실을 알면서도 엉터리 주장을 계속하는 건 혹세무민으로 표를 얻으려는 선동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32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