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4.03 03:17 | 수정 2019.04.03 14:09
"집 3채가 흠이냐"고 했다 "포르셰가 문제냐"고 했다 "그때는 다 그랬다"고 했다
허튼소리 말고 망각한 도덕성부터 회복하기 바란다
이런 심리학 실험이 있다. 사람들에게 '당신이 물건을 분배하는 권력을 가졌다면 남보다 좋은 것을 갖겠는가, 덜 좋은 것을 갖겠는가'라고 물었다. 대답에 따라 '이기적 그룹'과 '이타적 그룹'으로 나눠 실제로 선택을 맡겼다. 예상과 달리 두 그룹 모두 80~90%가 이기적 선택을 했다. 도덕적으로 보이려는 사람이나 이기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이나 결과엔 차이가 없었다.
자신은 이타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론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경우를 '위선(僞善)'이라고 한다. 이번엔 이타적이라고 주장하는 그룹에 더 큰 권력을 부여했다. 그러자 자신이 좋은 것을 먼저 갖고 남에겐 덜한 것을 주는 이기적 결과가 더욱 심해졌다. 권력은 이 그룹에 위선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동했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그룹 역시 권력을 잡으면 남에게 가혹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리학에 따르면 도덕적 위선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주장과 행동이 다른 '도덕적 이중성', 그리고 자신보다 남에게 훨씬 가혹한 기준을 요구하는 '도덕적 이중 잣대'다. 이중성이 강한 권력이 이중 잣대로 남을 더 강하게 공격한다. 집권 만 2년에 다가서는 문재인 정권이 이 근방 어딘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문 정권은 주변 인사들의 많은 어록을 통해 도덕적 이중성을 드러냈다. 그중 백미가 두 자녀를 외고에 보내고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발언이다. "양반 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강남에 살아보니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의 발언과 맥락이 통한다. 루쉰(魯迅)은 소설 '아큐정전'에서 약자가 자기 합리화를 통해 강자처럼 생각하는 심리를 '정신 승리법'이라고 했다. 강자가 자기 합리화로 약자처럼 생각하는 이런 이상한 경우도 '정신 승리법'이라 할 수 있을까.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파문은 위선자 그룹이 과도한 권력을 얻었을 때 발생하는 이기적 일탈의 전형이다. 실제 권부에서 증명된 사례라는 점에서 세계 심리학계가 주목할 만하다. 청와대가 투기와 전쟁에 나섰을 때 극단적 투기에 뛰어든 그의, 혹은 그 아내의 선택은 '눈이 뒤집혔다'고 속되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환장(換腸)'이라고도 한다. 이유를 짐작한다. 그가 본 청와대 몇몇은 부와 명예를 함께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을뿐더러 어떤 이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다. 그릇이 작고 내공이 덜할수록 본 대로 행동한다. 도덕적 이중성에 마음의 벽을 허문 순간 그는, 혹은 그의 아내는 '환장'했을 것이다. 생전 처음 얻은 권력이 이기적 일탈을 강화시켰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정신 승리를 실현했다. 검증 실패 책임론에 대한 청와대 수석의 항변은 정권의 도덕성이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 좌표를 찍어준다. "집 3채가 흠이냐"고 했다. 흠이 된 것은 집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도덕적 이중성 때문이다. 이 정권은 보통 사람의 집 3채를 흠으로 보고 규제했다. 그런 규제를 담당하는 장관 후보자의 집 3채는 당연히 흠이다. "3500만원밖에 안 되는 포르셰가 문제냐"고 했다. 3500만원짜리 자동차가 아니라 유학생이 자동차를 소유한 과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전세금을 올려서 자동차 사줬다"는 언론 보도를 자극적이라고 했다. 그렇게 답한 후보자의 언어가 자극적이지 언론 보도가 자극적인가. 뻔한 사실을 말로 뒤집으려 한다. 청와대 인식이 도덕적 이중성에 대한 보통 사람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청와대의 반응에 어떤 이는 "돈도 실력"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탓하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촛불'에서 다시 '최순실'인가.
'권력에 의한 위선의 폭주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실험도 있다. 결론을 거칠게 단순화하면 약화된 자신의 도덕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자신의 도덕적 이중성을 합리화하고 세상의 비판을 '도덕적 이중 잣대'로 돌파하려고 한다. 과거를 들춰내 남을 공격함으로써 허물을 묻으려 한다. 인사 실패에 대한 질문에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동문 서답한다. '안정 파괴 세력'에 대한 경고인가. 하다 하다 '땡전' 시대의 공안(公安) 몰이까지 흉내 내려 한다.
평화로 가는 길을 둘러싼 견해차일 뿐 평화를 분쟁으로 되돌리려는 사람은 한국에 없다. 과거를 파고 파고 또 판다고 흔들릴 역사도 아니다. 세상의 비판을 말로 막으려 하지 말고 원점으로 돌아가 권력에 취해 약화된 정권의 도덕성부터 회복했으면 한다.
자신은 이타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론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경우를 '위선(僞善)'이라고 한다. 이번엔 이타적이라고 주장하는 그룹에 더 큰 권력을 부여했다. 그러자 자신이 좋은 것을 먼저 갖고 남에겐 덜한 것을 주는 이기적 결과가 더욱 심해졌다. 권력은 이 그룹에 위선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동했다. 이타적으로 보이는 그룹 역시 권력을 잡으면 남에게 가혹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심리학에 따르면 도덕적 위선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주장과 행동이 다른 '도덕적 이중성', 그리고 자신보다 남에게 훨씬 가혹한 기준을 요구하는 '도덕적 이중 잣대'다. 이중성이 강한 권력이 이중 잣대로 남을 더 강하게 공격한다. 집권 만 2년에 다가서는 문재인 정권이 이 근방 어딘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문 정권은 주변 인사들의 많은 어록을 통해 도덕적 이중성을 드러냈다. 그중 백미가 두 자녀를 외고에 보내고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발언이다. "양반 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강남에 살아보니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의 발언과 맥락이 통한다. 루쉰(魯迅)은 소설 '아큐정전'에서 약자가 자기 합리화를 통해 강자처럼 생각하는 심리를 '정신 승리법'이라고 했다. 강자가 자기 합리화로 약자처럼 생각하는 이런 이상한 경우도 '정신 승리법'이라 할 수 있을까.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파문은 위선자 그룹이 과도한 권력을 얻었을 때 발생하는 이기적 일탈의 전형이다. 실제 권부에서 증명된 사례라는 점에서 세계 심리학계가 주목할 만하다. 청와대가 투기와 전쟁에 나섰을 때 극단적 투기에 뛰어든 그의, 혹은 그 아내의 선택은 '눈이 뒤집혔다'고 속되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환장(換腸)'이라고도 한다. 이유를 짐작한다. 그가 본 청와대 몇몇은 부와 명예를 함께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을뿐더러 어떤 이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다. 그릇이 작고 내공이 덜할수록 본 대로 행동한다. 도덕적 이중성에 마음의 벽을 허문 순간 그는, 혹은 그의 아내는 '환장'했을 것이다. 생전 처음 얻은 권력이 이기적 일탈을 강화시켰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정신 승리를 실현했다. 검증 실패 책임론에 대한 청와대 수석의 항변은 정권의 도덕성이 지금 어느 지점에 있는지 좌표를 찍어준다. "집 3채가 흠이냐"고 했다. 흠이 된 것은 집 때문이 아니라 정권의 도덕적 이중성 때문이다. 이 정권은 보통 사람의 집 3채를 흠으로 보고 규제했다. 그런 규제를 담당하는 장관 후보자의 집 3채는 당연히 흠이다. "3500만원밖에 안 되는 포르셰가 문제냐"고 했다. 3500만원짜리 자동차가 아니라 유학생이 자동차를 소유한 과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전세금을 올려서 자동차 사줬다"는 언론 보도를 자극적이라고 했다. 그렇게 답한 후보자의 언어가 자극적이지 언론 보도가 자극적인가. 뻔한 사실을 말로 뒤집으려 한다. 청와대 인식이 도덕적 이중성에 대한 보통 사람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청와대의 반응에 어떤 이는 "돈도 실력"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탓하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촛불'에서 다시 '최순실'인가.
'권력에 의한 위선의 폭주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실험도 있다. 결론을 거칠게 단순화하면 약화된 자신의 도덕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자신의 도덕적 이중성을 합리화하고 세상의 비판을 '도덕적 이중 잣대'로 돌파하려고 한다. 과거를 들춰내 남을 공격함으로써 허물을 묻으려 한다. 인사 실패에 대한 질문에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동문 서답한다. '안정 파괴 세력'에 대한 경고인가. 하다 하다 '땡전' 시대의 공안(公安) 몰이까지 흉내 내려 한다.
평화로 가는 길을 둘러싼 견해차일 뿐 평화를 분쟁으로 되돌리려는 사람은 한국에 없다. 과거를 파고 파고 또 판다고 흔들릴 역사도 아니다. 세상의 비판을 말로 막으려 하지 말고 원점으로 돌아가 권력에 취해 약화된 정권의 도덕성부터 회복했으면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02/20190402034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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