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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올림픽 참가 여성 선수는 46%인데 여성 감독·코치는 11%뿐

Shawn Chase 2019. 3. 27. 17:06


입력 : 2019.02.12 03:00

여성과 스포츠팀 감독

지난달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새로운 단장으로 임은주씨가 임명됐어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여성 단장이 탄생했죠. 이는 야구 종주국인 미국과 아시아 강국인 일본에서조차 없던 파격적 인사예요. 그렇지만 임씨는 약 1주일 만에 단장직에서 자진 사퇴했어요. 야구가 아닌 축구계 출신이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반발하는 팬들이 많았던 것이 원인으로 보여요.

여성이 본격적으로 스포츠에 참여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어요. 고대 올림픽에는 여성은 경기 참가는 물론 관람조차 금지됐어요.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로도 여성 참여 제한 종목이 많았고요.

베키 해먼(가운데)은 여성 최초로 미국 NBA 팀 코치를 지냈고 지난해 샌안토니오 스퍼스 부감독이 됐어요.
▲ 베키 해먼(가운데)은 여성 최초로 미국 NBA 팀 코치를 지냈고 지난해 샌안토니오 스퍼스 부감독이 됐어요. /트위터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은 여성 선수 비율이 46%로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높았어요. 현대에 들어와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증가하고 있는 거지요.

하지만 코치나 감독 특히 단장 같은 구단의 지도부 위치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아요. 2016년 리우올림픽 전체 감독·코치 가운데 여성 비율은 11%에 그쳤어요. 그것도 대부분이 남자 감독을 보조하는 역할이 많았어요. EU 회원국 7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전체 코치의 20~30%만이 여성 코치라고 해요. 그것도 무용, 체조, 피겨 스케이팅이나 마장마술 같은 일부 종목에 몰려 있고요.

그렇지만 이런 편견을 뛰어넘는 사례가 계속 생기고 있어요. 가장 많은 주목을 끈 사례로 2015년 호주오픈을 앞두고 당시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3위였던 영국의 앤디 머리가 개인 코치로 프랑스 테니스 선수 출신 아멜리에 머레스모를 영입한 것이었어요. 머리는 "테니스를 대하는 마음과 노력의 수준에서 남녀 차이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여성 코치가 가진 섬세함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어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베키 해먼이 2018년 샌안토니오 스퍼스팀의 수석 부감독이 됐어요. 미국 여자 프로농구(WNBA) 올스타로 여섯 번이나 뽑힌 스타 선수 출신으로 2014년 NBA 첫 여성 코치가 돼 화제였죠. 그녀는 "언젠가는 여성이 남자팀 감독·코치로 일하는 게 뉴스가 아닌 날이 올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죠.

우리나라는 아직 남성팀의 코치나 감독 자리에 여성을 기용한 사례는 없어요.

남자 스포츠팀 단장이나 감독에게 "왜 여성 코치가 적으냐"고 물어보면 "자리가 나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여성들은 "지원하더라도 뽑지 않을 것이 뻔해서"라고 대답했어요. 남성 코치·감독들이 여성팀을 지도하듯 여성 코치·감독들도 동일하게 남성팀을 지도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11일부터 '뉴스 속의 한국사'(월), '숨어있는 세계사'(화), '재미있는 과학'(수), '이동귀의 심리학이야기/새먼의 국제뉴스 따라잡기'(목·격주), '김주영의 클래식 따라잡기/이주은의 미술관에 갔어요'(금·격주) 순서로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