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11월 26일 한 시상식에서 “한미동맹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우리민족교류협회(대표회장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이사장 송기학 장로)는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2018 한반도 통일공헌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통일공헌 대상 수상자는 해리 해리스 대사였다.
시상식에 참석한 A씨는 해리 해리스 대사의 수상소감문 요지를 <월간조선>에 알려왔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용감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속도가 전례 없이 빠르다는 것’이라며 이런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한 자신의 약속을 지킬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조처를 취할 때까지는 현재의 제재가 유지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남북대화는 비핵화의 진전과 반드시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대북(對北) 제재 해제와 남북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요지로 해석된다. 이어 해리스 대사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우리의 (한미)동맹은 공고히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A씨는 “짧은 수상 소감이었지만 뼈 있는 한마디였다”며 “동맹을 당연시해선 안 된다는 말이 일종의 경고로 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비핵화 전제 없이 남북대화와 대북 제재 해제를 추진할 경우, 동맹관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암시한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