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기강 무너진 청와대, 가라앉는 文 지지율

Shawn Chase 2018. 12. 2. 15:10

업추비 남용, 시민 폭행, 음주운전도 모자라 ‘특감반 직원’이 비위 저질러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청와대에 경고등이 켜졌다. 직원들의 잇단 비위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청와대는 지난 29일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 직원 전원을 교체하기로 밝혔다. 특감반에 파견돼 일하던 검찰 직원이 경찰에 수사 내용을 사적(私的)으로 물었다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지난달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 자신의 지인인 건설업자 A씨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사건에 대한 수사 내용을 물었다. 경찰은 그의 물음에 입건자 수만 알려준 뒤, 그 외의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 직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범죄 정보를 입수해 관련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이 밖에 또 다른 특감반 직원들의 비위 사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무 시간에 친목 다지기를 한다며 골프 회동을 하고,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거나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 등이다. 청와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감반 직원들은 검찰·경찰·감사원·국세청 등 각 사정기관에서 파견돼 20~30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 
 
최근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 해이는 도를 넘고 있다. 5급 경호처 직원이 북한 술을 가져와 “같이 마시자”며 일반 시민에게 추태를 부리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폭행했고,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은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몇 달 전에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폭로로 청와대 업무추진비 남용 실태가 밝혀지기도 했다. 심야, 주말 사용은 물론 고급 스시집과 양식당 등에서 수백만~수천만 원을 결제한 내역이 나와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대통령 친인척을 사칭한 사기 행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문정인 대통령 외교특보 등 청와대 고위직을 사칭한 ‘가짜 메일’이 날아들어 정보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직접 경고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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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과 그 친인척, 청와대 재직 인사 사칭 범죄' 관련 대통령 지시를 발표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전 의전비서관을 사표 수리 형식이 아닌 직권면직 처분으로 경질할 만큼, 문 대통령도 청와대 내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비서진 경질론’에 힘이 실린다. 직원 단속을 게을리하고 보좌진으로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다는 차원에서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들은 특히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 정치’에 앞장서고 있다. ‘개인적인 국정 홍보에 나서기 전에 청와대 기강부터 바로 세웠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전국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26∼28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2.5%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48.8%를 기록했다. 중도층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한 조사에서는 이날 처음으로 긍정(46.5%) 평가보다 부정(50.0%) 평가가 더 많았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