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0.19 03:17
청와대 참모들 표정에선 웃음기가 사라졌다
계속되는 고용참사에 자신감 잃은 기색이다
그런데도 후퇴는 없다며 오기 부리고 있다
'소득주도'의 세금 퍼붓기 정책은 이제 임계점을 넘어 회군(回軍) 불가능한 영역에 들어선 듯하다. 정책 실패의 증거들이 차고 넘치는데 정부는 끝까지 가겠다고 고집 부린다. 그래도 설마 했다. 나라 경제를 실험대에 올린 국정 폭주가 언제까지나 계속될 순 없으려니 했다. 아무리 이념에 불타는 정권이라도 시행착오를 겪고나면 기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여겼다.
실낱 같은 희망마저 접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부가 꺼내든 '단기 알바' 급조안(案)은 허망하다 못해 절망적이다. 속도전 치르듯 잡초 뽑기 알바, 짐 들어주기 도우미 등을 뽑아 고용 실적을 올리겠다고 한다. 하다 하다 안 되자 정책이라 하기도 민망한 눈가림 꼼수까지 들고 나왔다. 일자리가 허접하든 어떻든 따지지도 않고 세금을 퍼붓겠다는 것이다.
그토록 고용의 질(質)을 내세우던 위선(僞善)은 그러려니 치자. 이것은 역설적으로 소득주도 엔진이 작동하지 않음을 자인한 것이다. 정상적 방법으로는 일자리 만들 자신이 없다고 정부 스스로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자리 정부'로 불러달라며 자신만만했던 정부였다. 자신 없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세금을 퍼붓겠다는데 일자리가 안 생기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 고용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4대강 사업비 22조원이면 일자리 100만개가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그 두 배가 넘는 54조원을 썼다. 계산대로라면 지금쯤 대한민국은 일자리 천국이 됐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유례없는 고용 대참사가 빚어졌다. 천국은커녕 청년들을 좌절시키는 일자리 지옥이 됐다. 그동안 여권은 보수정권을 공격할 때 '헬조선 프레임'으로 재미를 보았다. 문 대통령이 대선 출마 때 내세운 것도 이 프레임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정권에서 더 지옥 같은 헬조선이 펼쳐졌다. 청년 실업률이 최악을 치닫고 집값이 치솟았다. 양극화 개선은커녕 소득 불평등이 더 심해졌다. 이 역설적 결과에 청와대와 여권은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지금까진 보수 정권을 탓하며 뭉갤 수 있었다. 궁색하기 짝이 없는 인구 구조 탓이며 날씨 탓까지 댔다. 이젠 핑계 댈 것도 없다. 쓰고 싶은 돈 펑펑 쓰고, 하고 싶은 정책 다 했는데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더 막막한 것은 앞으로다. 경기(景氣)는 하강세로 돌아섰는데 무역전쟁의 포문까지 열렸다.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기업 투자는 해외로 빠져나간다. 도무지 일자리가 생길 곳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세금만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쯤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 등골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릴 것이다.
문 대통령 입에선 소득주도란 단어가 사라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90%가 긍정적"이라던 문 대통령이 한 달 넘도록 이 말을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정책 효과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는 뜻일 것이다. 자화자찬 낙관론을 펼치던 청와대 참모진들 표정에서도 웃음기가 가셨다. 언제쯤 고용 사정이 나아질지 입을 다물었다. '하반기부터 좋아진다'가 '연말쯤'으로 늦춰지더니 이젠 아예 전망조치 내놓지 않는다. 계속되는 고용 참사에 자신감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의기양양 나섰다가 도로 위에서 쩔쩔매는 초보 운전자를 보는 느낌이다.
이 거대한 실패극은 애초부터 예정된 결말이었다. 철저하게 시장 친화적이어야 할 일자리 정책을 '국가주의' 구조로 잘못 설계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 5개항 중 4개항이 국가 개입과 관제(官製) 일자리에 관한 것이다. 규제혁신과 노동개혁, 시장의 힘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다. 그렇게 국가 주도를 외치던 문 대통령이 이제 와서야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다. 이 기본적이고도 당연한 말을 듣는데 무려 1년 반이 걸렸다.
기업의 역할을 인정한 문 대통령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여권의 위기감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혁신 성장은 굼뜨고 규제개혁은 시늉뿐이다. 노동개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헛돈 쓰는 세금 퍼붓기는 멈출 기미가 없다. 대통령이 소득주도란 말을 피할 정도로 성과가 참담하다. 참모들과 경제팀의 자신감도 위축된 기미가 뚜렷하다. 그런데도 정책 후퇴는 없다며 오기를 부리고 있다. 도대체 무얼 믿고 이러는지 지켜보는 국민이 조마조마할 지경이다.
정부가 끝까지 가겠다 고 고집한다면 바랄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살아날 기색 없는 소득주도의 엔진이 마법처럼 살아나 작동해주는 것이다.
정말이지 기적이라도 생기길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다. 그러나 모든 통계와 모든 팩트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라 경제의 운명을 로또 같은 확률에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 이러다 정말 나라가 거덜날까봐 겁이 덜컥 난다.
실낱 같은 희망마저 접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부가 꺼내든 '단기 알바' 급조안(案)은 허망하다 못해 절망적이다. 속도전 치르듯 잡초 뽑기 알바, 짐 들어주기 도우미 등을 뽑아 고용 실적을 올리겠다고 한다. 하다 하다 안 되자 정책이라 하기도 민망한 눈가림 꼼수까지 들고 나왔다. 일자리가 허접하든 어떻든 따지지도 않고 세금을 퍼붓겠다는 것이다.
그토록 고용의 질(質)을 내세우던 위선(僞善)은 그러려니 치자. 이것은 역설적으로 소득주도 엔진이 작동하지 않음을 자인한 것이다. 정상적 방법으로는 일자리 만들 자신이 없다고 정부 스스로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자리 정부'로 불러달라며 자신만만했던 정부였다. 자신 없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세금을 퍼붓겠다는데 일자리가 안 생기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최대 고용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4대강 사업비 22조원이면 일자리 100만개가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그 두 배가 넘는 54조원을 썼다. 계산대로라면 지금쯤 대한민국은 일자리 천국이 됐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유례없는 고용 대참사가 빚어졌다. 천국은커녕 청년들을 좌절시키는 일자리 지옥이 됐다. 그동안 여권은 보수정권을 공격할 때 '헬조선 프레임'으로 재미를 보았다. 문 대통령이 대선 출마 때 내세운 것도 이 프레임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정권에서 더 지옥 같은 헬조선이 펼쳐졌다. 청년 실업률이 최악을 치닫고 집값이 치솟았다. 양극화 개선은커녕 소득 불평등이 더 심해졌다. 이 역설적 결과에 청와대와 여권은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지금까진 보수 정권을 탓하며 뭉갤 수 있었다. 궁색하기 짝이 없는 인구 구조 탓이며 날씨 탓까지 댔다. 이젠 핑계 댈 것도 없다. 쓰고 싶은 돈 펑펑 쓰고, 하고 싶은 정책 다 했는데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더 막막한 것은 앞으로다. 경기(景氣)는 하강세로 돌아섰는데 무역전쟁의 포문까지 열렸다.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기업 투자는 해외로 빠져나간다. 도무지 일자리가 생길 곳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세금만 퍼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금쯤 청와대와 정부 경제팀 등골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릴 것이다.
문 대통령 입에선 소득주도란 단어가 사라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90%가 긍정적"이라던 문 대통령이 한 달 넘도록 이 말을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정책 효과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는 뜻일 것이다. 자화자찬 낙관론을 펼치던 청와대 참모진들 표정에서도 웃음기가 가셨다. 언제쯤 고용 사정이 나아질지 입을 다물었다. '하반기부터 좋아진다'가 '연말쯤'으로 늦춰지더니 이젠 아예 전망조치 내놓지 않는다. 계속되는 고용 참사에 자신감 잃은 기색이 역력하다. 의기양양 나섰다가 도로 위에서 쩔쩔매는 초보 운전자를 보는 느낌이다.
이 거대한 실패극은 애초부터 예정된 결말이었다. 철저하게 시장 친화적이어야 할 일자리 정책을 '국가주의' 구조로 잘못 설계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 5개항 중 4개항이 국가 개입과 관제(官製) 일자리에 관한 것이다. 규제혁신과 노동개혁, 시장의 힘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다. 그렇게 국가 주도를 외치던 문 대통령이 이제 와서야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했다. 이 기본적이고도 당연한 말을 듣는데 무려 1년 반이 걸렸다.
기업의 역할을 인정한 문 대통령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와 여권의 위기감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혁신 성장은 굼뜨고 규제개혁은 시늉뿐이다. 노동개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헛돈 쓰는 세금 퍼붓기는 멈출 기미가 없다. 대통령이 소득주도란 말을 피할 정도로 성과가 참담하다. 참모들과 경제팀의 자신감도 위축된 기미가 뚜렷하다. 그런데도 정책 후퇴는 없다며 오기를 부리고 있다. 도대체 무얼 믿고 이러는지 지켜보는 국민이 조마조마할 지경이다.
정부가 끝까지 가겠다 고 고집한다면 바랄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다. 살아날 기색 없는 소득주도의 엔진이 마법처럼 살아나 작동해주는 것이다.
정말이지 기적이라도 생기길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다. 그러나 모든 통계와 모든 팩트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라 경제의 운명을 로또 같은 확률에 맡겨야 한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 이러다 정말 나라가 거덜날까봐 겁이 덜컥 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8/20181018038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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