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김무성·서청원 '공천룰 논란' 설전…徐 "金 용서 안해, 경고한다"

Shawn Chase 2015. 10. 6. 00:18

손덕호 기자

입력 : 2015.10.05 09:11 | 수정 : 2015.10.05 09:4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親朴)계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룰 논란과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용서 안 한다. 개인이 마음대로 하는 당에서는 제가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에 있는 우선추천은 수용한다’는 한 언론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저도 기자들을 잘 안 만난다. 회의 때 이야기한다. (김 대표는) 매번 기자들하고 이야기하고, 최고위원들이 전략공천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김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공개된 최고위원회의 마지막에 다시 마이크를 잡고 “언론사에서 보도되는 것까지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서 최고위원은 이어 “김 대표는 언론플레이를 너무 자주한다”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는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만합시다”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시켰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서청원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응하는 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한 언론은 김 대표가 “전략공천제도는 지난해 당헌·당규 개정 때 없어졌다. 그 대신 특별한 경우에 적용하는 ‘우선추천지역’ 제도가 신설됐다. 전략공천은 수용할 수 없지만 당헌·당규에 있는 우선추천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신문을 보면 우선추천제는 고려할 수 있다. 당헌·당규에 있는 것은 대표가 떡 주무르듯 맘대로 있다는 말을 했는데, 표현 자체가 잘못됐고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앞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은 “국민공천제를 반대한 사람 한 명도 없고, 전략공천도 최고위원이 한 마디도 안 했다”며 “당은 대표가 주인이 아니라 당헌·당규로 당원이 주인”이라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추석 연휴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회동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회동도 일개 청와대 회동하고 이야기하느냐”며 “안심번호가 좋은 제도이고 이것으로 갈 수밖에 없으니 문 대표를 만나 얘기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절차를 밟지 않고 청와대 수석과 이야기하고 ‘내가 참고 있다’는 쓸데없는 얘기를 했다”며 김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공개 회의를 종료하기 전 “공개 발언과 비공개 발언을 구분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렸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 아쉽다”면서 서 최고위원의 비판에 대응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 당헌·당규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공천권을 국민들께 돌려드린다는 약속만 지켜지면 싸울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김 대표에게 “조심하라. 그렇게 하면 당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룰 문제를 놓고 청와대·친박계 의원들과 충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표와 문 대표가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우려스런 입장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음 날인 1일 서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무산됐음에도 정치생명을 왜 건다고 했나. 누가 정치생명을 걸라고 했나”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가 국회로 출근해 “(사전에 청와대와) 상의했다”며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벌였고, 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다. ‘청와대 관계자’의 입을 빌린 김 대표 비판에 이어, 박 대통령이 직접 공천룰에 대해 언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