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화웨이가 카메라 4대? 그럼 갤럭시S10은 5대

Shawn Chase 2018. 9. 6. 03:19

중앙일보 2018.09.06 01:40

삼성전자가 내년 1월 공개하고 3월 출시할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카메라 5대를 장착한다.  
  
삼성, 화웨이 ‘세계 최초’ 타이틀에
S9 2대서 확 늘려 자존심 회복 나서
전면 2대, 후면 3대 … 광각 기능 강화
“카메라로 기술 우위 보여줘 차별화”

5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10엔 후면에 카메라 3대(트리플 카메라), 전면에 카메라 2대(듀얼 카메라)가 장착된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9’에 탑재된 카메라는 총 2대였다.   
  
삼성전자는 2010년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선보인 이후 지난해 초까지 전 제품의 전‧후면에 각각 카메라 1대씩만 탑재해 왔다. 카메라 수를 처음 늘린 제품은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노트8’다. 후면에 듀얼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총 3대의 카메라가 탑재됐다. 이어 올 초 출시한 '갤럭시A8', '갤럭시S9플러스' 등에도 3대가 적용됐다.   
  
그간 삼성전자는 조리개·센서 등으로 카메라 성능을 향상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지만, 카메라 수를 늘리는 데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15년 LG전자가 ‘V10’에 세계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고 2016년 애플도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에야 적용했다.   


삼성, 화웨이 ‘세계 최초’ 타이틀에
S9 2대서 확 늘려 자존심 회복 나서
전면 2대, 후면 3대 … 광각 기능 강화

“카메라로 기술 우위 보여줘 차별화”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9플러스'는 후면에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의 카메라 수를 2대에서 5대로 확 늘리며 태도를 바꾼 데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의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3월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포함해 총 4대의 카메라를 장착한 ‘P20프로’를 출시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갤럭시S9은 총점에선 ‘가장 우수’하다는 평(유럽 소비자 평가)을 받았지만, 카메라 부문에서 P20프로에 밀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9은 출시 당시 카메라 성능을 내세웠던 제품인데 자존심이 상했을 수 있다”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로서 ‘싼 가격 대비 쓸만하다’는 이미지의 중국 스마트폰이 가져간 ‘세계 최초’ 타이틀이 신경 쓰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카메라와 달리 스마트폰 탑재 카메라는 1대에 담을 수 있는 기능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마다 각각 기능을 강조해 성능을 향상하는 것이다. 카메라 여러 대로 한장의 사진을 찍으면 이점이 많다. 눈에 보이는 장면보다 넓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각, 초점 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줌(Zoom), 고화질 이미지 합성 등 기능이 좋아진다.  
  
갤럭시S10에 탑재될 트리플 카메라는 각각 일반각 카메라, 와이드 카메라, 수퍼와이드 카메라로 알려졌다. 광각에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넓은 각도의 장면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 촬영시 초점을 맞추거나 움직이는 대상을 찍기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P20프로에 일반 카메라와 망원·흑백 모노크롬 렌즈를 적용했다. 광각보다는 줌과 특수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도 카메라 수를 늘린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V40 씽큐’에 트리플 카메라(후면)와 듀얼 카메라(전면)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라면 스마트폰에 카메라 5대가 장착되는 최초의 제품이 된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수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면서 카메라 외에는 스마트폰 외관(하드웨어)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팀장은 “카메라 수를 늘리는 것은 성능 향상의 목적도 있지만,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고 차별화 포인트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차세대 이동통신(5G)이 본격 도입되면서 증강현실(AR) 환경이 좋아지자 카메라 중요성이 커지는 것도 이유다. 애플은 이미 카메라에 AR 기능을 응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후 "(후면) 트리플 카메라는 광학줌, 옵티컬줌, 울트라와이드앵글, 극저조도 촬영기능 등 차별화 기능을 제공해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전체 스마트폰 중 10% 이상 채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폰 후면에만 렌즈 3개… '트리플 카메라 시대'



스마트폰 새 트렌드 

표준+광각+망원렌즈 더해 
고화질로 다양한 구도 가능 
전면부 합치면 렌즈만 5개 

삼성, 내년초 갤S10에 적용 
LG전자도 하반기 V40 탑재
애플, 내년 아이폰부터 도입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화웨이 P20 프로. 듀얼카메라에 명암 구분을 돕는 흑백 센서를 추가했다. /화웨이 제공

스마트폰 뒷면에 카메라 렌즈 세 개를 장착한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이 잇따라 나온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시장이 침체되자 스마트폰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카메라에 변화를 줘 새로운 수요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LG·애플, 트리플 카메라 도입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제품 콘셉트 영상에 등장한 스마트폰.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제품으로, 후면부에 지문인식센서와 카메라 렌즈 세 개를 사분할 모양(흰색 점선 안)으로 배치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크기와 부품 구성에 따라 ‘비욘드0·1·2’란 프로젝트 이름이 붙어 있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비욘드2는 트리플 카메라 탑재가 확정됐고, 비욘드1도 트리플 카메라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콘셉트 영상에도 갤럭시S10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는데, 후면부에 카메라 렌즈 세 개와 지문 인식센서가 사분할 방식으로 배치된 것을 볼 수 있다.

비욘드2는 전면에 1200만 화소 광각·망원 듀얼 카메라를 장착하고 후면에는 전면부와 같은 듀얼 카메라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비욘드2는 전면부 두 개, 후면부 세 개 등 총 다섯 개 카메라를 탑재한다. 

LG전자도 올 10월께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 스마트폰 V40에 전면부 두 개, 후면부 세 개 등 다섯 개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톰’이란 코드명이 붙은 이 제품 전면에는 1600만 화소 일반각,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후면에는 망원 렌즈가 추가된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내년에 출시할 차기 아이폰에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특허 관련 소식을 중점적으로 전하는 미국 매체 페이턴틀리 애플은 대만의 광학 제조사 라간정밀이 차기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도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트리플 카메라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관련된 기능에 응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메라 숫자보다 기능이 중요”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트리플 카메라를 도입하는 이유는 성능 차별화다. 화면이나 속도에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트리플 카메라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회사는 중국 화웨이다. 지난 3월 발표한 플래그십 제품 ‘P20 프로’에 가장 먼저 선보였다. 다만 P20 프로의 트리플 카메라는 광각, 망원 렌즈와 흑백 센서가 부착된 렌즈로 구성됐다. 흑백 센서는 컬러 필터가 없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고 사물의 명도(밝기)만을 인식하기 때문에 사진의 계조 역시 컬러 사진보다 뛰어나다. 흑백 센서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컬러 사진과 결합하면 어두운 곳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카메라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메라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활용도가 떨어진다면 더 비싼 가격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7플러스에서 후면부 듀얼 카메라를 이용한 인물사진 기능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두 개의 렌즈를 활용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같은 아웃포커싱(뒷배경 흐림) 효과를 주는 기능으로, 애플이 기능을 선보인 이후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기능을 잇따라 제공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카메라로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다면 부품 추가로 인한 단가 상승 효과만 가져오는 셈”이라며 “트리플 카메라도 하드웨어 스펙보다는 새로운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