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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굴기 위해 대만 인재 대거 스카우트

Shawn Chase 2018. 9. 4. 19:31

박형기 기자 입력 2018.09.04. 16:43



대만 유명 반도체 업체들 인력 유출로 골머리

대만 반도체 연구소 - 구글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을 겪으면서 중국이 뼈저리게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반도체 독립’이다.

미국이 중국 통신업체인 ZTE(중국명 중흥통신)가 이란과 북한 등에 휴대폰 부품을 제공한 혐의로 미국 기업들에게 7년간 ZTE에 반도체 등 부품 공급을 금지할 것을 명령하자 ZTE는 파산일보 직전까지 갔다. 향후 이같은 조치는 완화됐지만 ZTE은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대만의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 출신 반도체 엔지니어들에게 엄청난 연봉, 매년 8번 고향 방문, 최고급 아파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 올해만 약 300명 스카우트 :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UMC에서 근무했던 한 엔지니어는 대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대우를 받고 중국 반도체 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중국 동부에 위치한 파운드리 생산 공장을 감독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14년부터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불거진 이후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2017년 중국은 2600억 달러(290조원)어치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원유를 수입보다 더 많은 수치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 미만이다. 중국의 목표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올해 300명 이상의 대만 출신 반도체 고급 인력이 중국에 취직했다. 2014년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약 1000명의 대만 출신 고급 엔지니어들이 중국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중국의 반도체 인력은 2017년 기준 40만 명이다. 중국은 이를 2020년까지 72만 명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대만 출신뿐만 아니라 한국 및 일본 출신 반도체 고급인력도 스카우트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대만 출신만은 못하다.

◇ 대만에서 10년에 벌 돈 중국에선 3년만에 번다 : 중국에 진출한 대만 엔지니어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만에서 10년에 벌 돈을 중국에서는 3년에 벌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대만의 반도체 업체 사장은 “중국이 워낙 높은 몸값을 불러 고급 인력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대만 업체들은 그 정도의 몸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대만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인력난을 겪는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범정부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회사 종업원들이 갖는 자사주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인재유출을 막고 있다.

◇ 중국에 와서 희망을 발견했다 : 그러나 중국의 유인책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큰 효과가 없다.

올해 37세의 토미 황은 “대만보다 월급을 두 배 더 주고 아이의 교육비도 제공한다”며 “회사에서 다섯살짜리 아이의 학비로 연간 6만 위안(978만원)을 보조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와서 희망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