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사설] 김경수 지사의 잇따른 거짓말

Shawn Chase 2018. 8. 3. 08:03

조선일보

입력 2018.08.02 03:18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 중이다. 지난 2016년 11월 김 지사가 드루킹을 만나 댓글 조작 시연을 본 정황을 수사팀이 드루킹과 그 일당 진술 등으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문서를 만든 날짜가 김 지사가 드루킹 사무실을 방문한 날과 일치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김 지사는 2016년 가을 드루킹이 운영하는 출판사를 두 차례 방문한 적은 있지만 댓글 시연은 본 적 없다고 부인해왔다. 그는 "매크로(댓글 조작 프로그램)가 뭔지는 (올 4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그동안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왔다.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에 관해 홍보하고 싶은 기사가 (제3자를 통해) 드루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또 "(드루킹에게) 의례적 감사 인사 같은 것을 보낸 적이 있지만 상의하듯 문자를 주고받은 게 아니다" "(드루킹은) 수많은 지지자 중 하나"라고 했다.

나중에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가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시그널을 돌려가면서 드루킹과 수십 차례 직접 접촉한 사실이 얼마 후 밝혀졌다. 김 지사는 기사 인터넷 주소(URL) 10개를 직접 드루킹에게 보내면서 "홍보해주세요"라고 했고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 하고 답했다. 지난해 초엔 김 지사와 드루킹이 보안 메신저로 '재벌 개혁' '개성공단 2000만평 개발' 같은 정책 문제를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재벌 통제도 드루킹 보고서에 있었다고 한다. 단순한 정치인·지지자 관계가 아니라 공약과 정책을 함께 검토하고 논의한 사이였다.

경찰은 봐주기 수사를 하고 김 지사는 거짓말로 사건 실상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실제 성공할 수도 있다. 많은 증거가 경찰의 방관 속에 사라졌다. 특검 수사 기일도 24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김 지사의 거짓말이 언젠가는 진실을 세상으로 드러내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1/201808010398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