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피의자 소환' 김경수, 지지자에 손 흔들고 미소 '여유'

Shawn Chase 2018. 8. 6. 12:16
  • 김명진 기자
  • 윤민혁 기자

  • 입력 2018.08.06 10:50 | 수정 2018.08.06 11:53

    차량서 내려 35m 걸어 ‘포토라인’까지
    지지자에 손 흔들고 주먹 쥐어보이기도
    “진실특검 되길”…혐의는 모두 부인
    특검 사무실 주변선 지지자·반대자 찬반집회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6일 오전 9시 27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허익범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 드루킹(본명 김동원·49)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대형 SUV 를 타고 특검팀 사무실 인근에 도착한 김 지사는 차에서 내려 35m가량을 걸어 ‘포토라인’에 섰다. 김 지사는 포토라인까지 이동하며 미소를 짓거나 ‘김경수 힘내라’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수차례 손을 흔드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 ‘피의자 소환’ 김경수, 손 흔들고 미소 짓고 ‘여유로운 모습’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 선 뒤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되기를 부탁드린다”며 ‘진실특검’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검의 압수수색 다음날인 지난 3일에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이 돼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고, 지난달 취임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수차례 “특검 수사가 진실이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도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되풀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이 받고있는 혐의는 모두 부인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회를 본 적이 없느냐’, ‘지방선거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부인했다. ‘(드루킹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를 역(逆)으로 제안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건물 입구에 들어서서 미소를 띤 채 마중나온 특검팀 관계자에게 목례와 악수를 했다. 

    김 지사는 동명이인인 김경수(58·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포함한 5명의 변호인단 가운데 허치림(50·33기), 오영중(49·39기) 변호사와 동행했다. 김 지사는 허 특검과 별도의 면담 없이 곧장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김 지사의 지지자들은 “김경수 힘내세요”라고 연호하며 김 지사가 걷는 길에 장미꽃 100송이를 던졌다./뉴시스
    ◇ “특검을 특검하라” VS “김경수 구속수사”…지지자·반대파 ‘맞불 집회’ 
    특검팀 사무실 주변은 김 지사 소환 전부터 김 지사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등 수십 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대한애국당 당원 등 15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김 지사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했다. 이들은 ‘김경수 구속수사’ ‘댓글공작소 경공모’ ‘여론공작 배후를 밝혀라’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김경수 종신형” 등 김 지사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6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 강남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직후 김 지사 지지층(왼쪽)과 반대파(오른쪽)의 충돌을 제지하는 경찰의 모습. /김소희 기자
    김 지사 지지자들도 모였다. 자칭 ‘김경수를 지키는 사람들’에서 나온 시민 20여 명은 ‘김경수를 외롭게 하지 맙시다’ ‘특검을 특검하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우윳빛깔 김경수”, “김경수 힘내세요” 라고 연호했다. 김 지사 지지자들은 김 지사가 특검팀 출석을 위해 차에서 내리자 미리 준비해온 분홍색 장미꽃 100송이를 김 지사의 앞길에 던지기도 했다. 이날 장미꽃을 준비해온 한 시민은 “김 지사가 결백하다는 의미와 앞으로 꽃길만 걸으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시위대 사이 고성과 물리적 충돌이 일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이 친 차단막을 돌파해 반대편 시위대에 접근하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특검팀 인근에 총 150여명의 찬·반 시위대가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4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김 지사 소환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도 둘로 갈렸다. 특검이 자리한 강남역 건물 인근에서 만난 구문철(64)씨는 “적폐청산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인만큼 ‘내부’의 적폐 또한 철저히 파헤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모(40)씨는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며 “소환 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 지사를 응원한다는 한지원(29)씨는 “특검이 증거도 없는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김경수 경남지사 소환 하루 앞으로


    입력 2018.08.05 21:35 | 수정 2018.08.05 22:51

    김경수 경남지사 소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오는 6일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의 첫 출석을 앞둔 5일 김 지사 신문(訊問)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은 앞선 조사내용, 압수물을 재검토하면서 질문지 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지사 소환을 대비해 폴리스라인 설치 등 특검 건물 일대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5월 댓글 조작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는 모습./오종찬 기자
    특검팀은 앞서 경남도청 집무실, 경남지사 관사(官舍)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김 지사를 ‘드루킹 공범(共犯)’이라고 적시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김 지사가 드루킹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입건했다.‘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는 댓글 조작을 통해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지사가 특검이 제기하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만큼 이날 조사에서 팽팽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특검 소환일인 6일을 포함해 오는 9일까지 하계 휴가일정을 잡았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누구보다 먼저 제가 특검 도입을 주장했고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면서 “확정되지 않은 사실과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이미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허익검 특별검사팀의 김경수 경남도지사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5일 “김 지사는 누구보다 곧고 선한 마음으로 정치하는 공인”이라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애초 특검을 할 정도의 사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특검 출석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해찬 의원이)김 지사를 옹호하는 것은 수사를 정치화해 무력화 시킬 우려가 있는 문제 발언”이라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특검기간을 연장하고 국회 차원에서도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길 걷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특검보다 더한 수사도 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