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안희정 측근 “김씨가 서울서 자고 간다며 직접 호텔 예약”

Shawn Chase 2018. 7. 13. 01:46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캠프와 충남도청 분위기는 전혀 권위적이지 않았고, 전 정무비서 김지은(33)씨는 안 전 지사와 친밀한 관계였다는 증언이 여럿 나오면서 재판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11일 오전 10시부터 4회 공판기일을 열고 전 수행비서 어모(35)씨와 전 운전비서 정모(44)씨, 전 미디어센터장 장모(48)씨, 전 비서실장 신모(37)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심리했다. 이들은 ‘휴대폰을 방수팩에 넣고 샤워하라는 업무지시는 없었고’, ‘김씨가 수술한 아버지를 만날 수 있도록 차를 제공했으며’,‘강남의 한 호텔은 김씨가 숙박하기로 정하고 직접 예약까지 했다’고 입을 모았다.
“휴대폰 방수팩 사실 아냐…김지은, 安과 친밀했다”
증인들은 “(경선 캠프와 도청 내 업무환경이)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의 후임 비서였던 어씨는 “올해 1, 2월쯤 충남 홍성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직원들이 저녁을 먹었다”며 “안 전 지사가 김씨와 이야기하다가 뭔가 놀리는 말을 했는데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대거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고 덧붙였다. 전직 운전비서 정씨도 “안 전 지사는 ‘가세’ ‘합시다’ 식의 말투를 쓰는 등 아랫사람들을 상당히 편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어씨는 김씨가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되지 상심이 컸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가 인수·인계를 하던 일주일간 여러 번 울었다”며 “안 전 지사가 ‘왜 우느냐’고 하자 ‘전직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전 울면 안 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증인들은 김씨가 직접 호텔을 예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운전비서 정씨는 “그날 마지막 일정이 호프집에서 있었는데 김씨에게서 ‘오늘은 서울에서 자고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김씨가 직접 호텔 약도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신씨도 “김씨가 서울에서 숙박한다고 말해 함께 숙소 예약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언제 두 사람이 성관계를 맺은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신씨는 “3월 5일 김씨가 JTBC 뉴스룸에 나와 폭로했을 때 알았다”며 “불과 며칠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했던 동료가 우리를 ‘성폭행 피해도 호소하지 못할 집단’으로 만든 것 같아 당황스럽고 섭섭했다”고 전했다.
 
어씨는 “인수인계 받을 당시 해외출장이 부담된다고 털어놓자 피해자가 울먹이며 ‘선배가 가기 싫으면 제가 가도 된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러시아·스위스 출장 후 고충을 털어놓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그런 낌새를 느끼지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진 검찰 반대 심문에서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을 다녀온 뒤로 김씨가 불편한 기색을 보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스위스 출장 동행 후에 점점 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했다. 
"안 전 지사와 김씨, 출장 후 친해진 느낌"
정씨에게 성추행당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정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방향을 안내하면서 김씨의 등에 제 오른손이 닿거나 김씨 팔뚝을 제가 손으로 친 적이 있다”며 “휴대전화로 김씨의 팔을 친 적도 있지만 성추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24시간 업무에 지배받았고, 안 전 지사의 심기조차 거스르지 못하는 위치였다는 그간의 주장도 반박했다.
 
신씨는 ‘휴대전화를 방수팩에 넣고 샤워했느냐’는 질문에 “참여정부 시절 비서들이 그랬다는 말은 들어봤다”며 “저나 안 전 지사 누구도 그렇게 지시한 적 없다”고 증언했다.
 
어씨도 “저는 11시 이후에는 착신으로 설정된 전화가 오더라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전화를 받지 않아야 상대방(안 전 지사가)이 전화를 안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안희정 측근 “김씨가 서울서 자고 간다며 직접 호텔 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