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6.15 03:17
"잘했다"가 아니라 "잘 좀 해라"가 선거 민심일 것이다
선거 다음 날도 한국 경제엔 우울한 뉴스가 이어졌다
6·13 지방선거는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민심의 표출이었다. 잘하라는 격려이자 질책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를 보며 걱정되는 것이 있다. 경제 실상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 운영에 대한 지지로 여권이 오독(誤讀)할 수 있다. 경제가 좋아진 덕에 승리했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있다. 압도적 지지를 근거로 불통(不通) 정책을 더 강력히 밀어붙이려 할지도 모른다. 경제를 더 엉망으로 만들 최악의 시나리오다.
여당의 승리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거 정권에 대한 국민 혐오감이 컸다. 현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가 먹힌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도 여당에 유리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야권의 지리멸렬이다. 보수 야당은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전도 인물도 달라진 게 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어 여당을 찍었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선거에서 경제는 큰 쟁점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야당은 경제를 이슈화하는 것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정부의 경제 인식이 이상하다는 말들이 많다. 서민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쪼그라들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무섭게 올라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장사가 안되는데 (최저임금을) 어떻게 더 줍니까. 망하라는 얘기밖에 더 됩니까." 자영업자 대부분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청와대 게시판만 보아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연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90%가 긍정적"이라고 한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으며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이며 장관들도 입만 열면 낙관론이다. 기획재정부는 경기가 "상승세"라 하고, 경제수석은 "근로자 소득이 늘었다"고 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혼란이 큰데 고용부 장관은 "다 잘되고 있다"고 딴소리다. 경제 현장의 실상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딴 세상에 있는 모양이라 하고 있다.
경제 악화의 책임을 현 정부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자영업 경기가 위축되고 하위층 생계가 힘들어진 것은 오래전부터 계속된 현상이다. 그러나 이 정부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최저임금의 급격 인상이 하위층 소득을 줄이고 있다. 편의점 알바나 식당 종업원처럼 최저임금에 민감한 취약층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다. 소득 분배 격차는 통계 작성 후 최악으로 벌어졌다. 약자(弱者)를 위하려는 정책이 약자에게 타격을 주는 역설이 나타났다.
모든 통계 수치가 일관되게 소득 주도 성장의 역효과를 말해주고 있다. 굳이 통계를 볼 것도 없다. 고용 현장에 한 번이라도 가보면 잘되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직원을 줄였다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이들도 투표장에선 대부분 여당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살림살이가 나아져서가 아니다. 조선일보 조사에 따르면 1년 사이 먹고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사람이 49%였다. '좋아졌다'의 4배에 달한다. 그렇다고 야당이 더 잘할 것 같지도 않아 여당에 표를 주었을 뿐이다. 이것을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지지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경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정부가 내세우는 논리가 '과거보단 낫다'는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보수 정권보다 (경제를) 잘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근거로 든 것이 과거 2%대에서 3%로 오른 경제성장률이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글로벌 경제가 위축됐던 시기였다. 지금은 전 세계가 호황이다. 성장률이 조금 올랐다고 내세울 일이 못 된다. 오히려 이 정도밖에 못 올린 무능을 반성해야 옳다. 그런데도 "보수 정권이 죽인 경제를 살려냈다"며 과거 핑계를 대고 있다. 억지 논리지만 선거에선 '보수 정권 탓' 프레임이 먹혔을 것이다.
변함없이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선거 다음 날에도 어두운 뉴스가 이어졌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충격파가 닥쳐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숙련 일자리를 줄인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세계가 일자리 풍년을 누리는데 우리만 실업 사태다. 각종 지표는 요란하게 경고 신호를 울려대고 있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경제가 살아날 수는 없다.
여당 압승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이런 댓글이 붙었다. '장사가 안돼 죽을 지경이지만 1번 찍었다. 국민이 이 정도 밀어줬으면 진짜 잘 좀 해라.' 이게 대다수 유권자 심정일 것이다. '잘했다'가 아니라 '제발 잘 좀 하라'는 것이다.
여당의 승리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거 정권에 대한 국민 혐오감이 컸다. 현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가 먹힌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도 여당에 유리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야권의 지리멸렬이다. 보수 야당은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전도 인물도 달라진 게 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어 여당을 찍었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다. 선거에서 경제는 큰 쟁점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야당은 경제를 이슈화하는 것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정부의 경제 인식이 이상하다는 말들이 많다. 서민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저소득층일수록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쪼그라들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무섭게 올라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이렇게 하소연했다. "장사가 안되는데 (최저임금을) 어떻게 더 줍니까. 망하라는 얘기밖에 더 됩니까." 자영업자 대부분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청와대 게시판만 보아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연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90%가 긍정적"이라고 한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으며 "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이며 장관들도 입만 열면 낙관론이다. 기획재정부는 경기가 "상승세"라 하고, 경제수석은 "근로자 소득이 늘었다"고 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혼란이 큰데 고용부 장관은 "다 잘되고 있다"고 딴소리다. 경제 현장의 실상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사람들은 정부가 딴 세상에 있는 모양이라 하고 있다.
경제 악화의 책임을 현 정부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자영업 경기가 위축되고 하위층 생계가 힘들어진 것은 오래전부터 계속된 현상이다. 그러나 이 정부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최저임금의 급격 인상이 하위층 소득을 줄이고 있다. 편의점 알바나 식당 종업원처럼 최저임금에 민감한 취약층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다. 소득 분배 격차는 통계 작성 후 최악으로 벌어졌다. 약자(弱者)를 위하려는 정책이 약자에게 타격을 주는 역설이 나타났다.
모든 통계 수치가 일관되게 소득 주도 성장의 역효과를 말해주고 있다. 굳이 통계를 볼 것도 없다. 고용 현장에 한 번이라도 가보면 잘되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직원을 줄였다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 이들도 투표장에선 대부분 여당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살림살이가 나아져서가 아니다. 조선일보 조사에 따르면 1년 사이 먹고살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사람이 49%였다. '좋아졌다'의 4배에 달한다. 그렇다고 야당이 더 잘할 것 같지도 않아 여당에 표를 주었을 뿐이다. 이것을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지지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경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정부가 내세우는 논리가 '과거보단 낫다'는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보수 정권보다 (경제를) 잘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근거로 든 것이 과거 2%대에서 3%로 오른 경제성장률이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글로벌 경제가 위축됐던 시기였다. 지금은 전 세계가 호황이다. 성장률이 조금 올랐다고 내세울 일이 못 된다. 오히려 이 정도밖에 못 올린 무능을 반성해야 옳다. 그런데도 "보수 정권이 죽인 경제를 살려냈다"며 과거 핑계를 대고 있다. 억지 논리지만 선거에선 '보수 정권 탓' 프레임이 먹혔을 것이다.
변함없이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선거 다음 날에도 어두운 뉴스가 이어졌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충격파가 닥쳐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숙련 일자리를 줄인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세계가 일자리 풍년을 누리는데 우리만 실업 사태다. 각종 지표는 요란하게 경고 신호를 울려대고 있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경제가 살아날 수는 없다.
여당 압승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이런 댓글이 붙었다. '장사가 안돼 죽을 지경이지만 1번 찍었다. 국민이 이 정도 밀어줬으면 진짜 잘 좀 해라.' 이게 대다수 유권자 심정일 것이다. '잘했다'가 아니라 '제발 잘 좀 하라'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4/20180614040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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