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연예

'예쁜 누나' 괜한 신드롬이 아니다

Shawn Chase 2018. 4. 15. 13:57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입력 2018.04.15 10:53




‘예쁜 누나’ 열풍이 불었다. 6살 연하인 동생 친구 혹은 친구 동생과 짜릿한 비밀연애가 전국 여심을 들썩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그 주인공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지난달 30일 첫 방송 이후 매회 시청률이 상승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4일 방송된 6회는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또한 2049 타깃시청률 역시 4.1%를 나타내며 연이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상의 반응도 난리다. 방송 직후 전개에 대한 설렘을 나타낸 댓글들이 쏟아졌고, 주연인 손예진, 정해인에 대한 환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이것이야말로 연애 대리 체험

무엇보다도 현실에 있을 법한 연애담을 자극적이지 않게 그려낸 제작진의 공이 크다.

대본을 쓴 김은 작가는 공감지수 높은 대사와 상황 설정으로 시청자를 푹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의 작법은 굉장히 영리하다. 30대 평범한 직장인 ‘윤진아’(손예진)는 현실적은 캐릭터로 설정,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한편 남자주인공 ‘서준희’(정해인)에겐 판타지를 부여해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설레는 이유는 이때문이다. 누구나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연애의 판타지를 여주인공이 실현해내면서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자신을 대입하게끔 한다. 마치 연애 대리 체험을 하는 느낌마저 준다.

또한 <하얀 거탑>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사랑을 받은 안판석 PD가 예쁜 영상, 감각적인 편집 등으로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출해 그 매력을 배가한다.

■귀까지 적시는 촉촉한 OST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바로 음악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귓가를 촉촉히 적시는 OST를 적절히 배치해 극 중 두 남녀의 로맨스를 더욱 극적으로 비치게 한다.

카를라 브루니의 ‘스탠드 바이 유어 맨(Stand By Your Man)’과 브루스 윌리스의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 포 미(Save The Last Dance For Me)’, 레이첼 야마가타의 ‘섬씽 인더 레인(Something In The Rain)’ 등은 드라마 곳곳에 삽입되면서 시청자의 감정을 끌어올린는 데에 일조한다.

제작진의 선곡이 적절했다는 건 온라인 음악사이트 음원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곡들은 방송이 끝난 뒤 급상승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가 하면, 기존 발표된 곡들은 ‘역주행’까지 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무기는 이처럼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계산법에 있었다. 여기에 5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손예진과 신선한 얼굴의 정해인의 ‘완벽 호흡’이 더해지니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로맨스물이 탄생했다.

스펙타클한 사건이나 자극성 강한 설정은 없지만 공감과 판타지를 적절히 배치해 여심을 제대로 저격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 신드롬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