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장남인 신정균 감독은 “오늘 오후 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가셨다가 임종하셨다”고 밝혔다.
빈소는 이날 오후 6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입관은 오는 18일 오후 3시 이뤄질 예정이다. 발인은 19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공원묘지로 정해졌다. 유족과 영화계는 영화인총연합회장 등 장례방식을 논의 중이다.
고인은 1926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연극 무대를 누비던 그는 1947년 영화 ‘새로운 맹서’로 스크린 데뷔했다. 이후 ‘밤의 태양’(1948), ‘마음의 고향’(1949) 등을 찍으며 서구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연기력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이후 김지미ㆍ엄앵란과 함께 1950∼60년대 원조 트로이카로 떠올랐다. 1954년에는 주한미군 위문 공연 차 방한한 할리우드 톱스타 메릴린 먼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기도 했다. 고인의 나이 18세때 ‘새로운 맹서’를 찍으면서 촬영감독 김학성씨를 만나 결혼에까지 이른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고,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길에서 헤어지게 된다.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에 출연하면서 신상옥 감독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결혼을 한번 했던 여배우와 총각 신상옥의 만남은 당시 세간의 화제였고, 두 사람은 1954년 3월 한 여인숙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치른다. 그 후 부부가 함께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