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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이 역대 최고" IOC도 외신도 극찬

Shawn Chase 2018. 2. 27. 00:45

평창=강호철 기자  


입력 : 2018.02.26 03:03

"경기 운영·숙소 등 모두 훌륭" 올림픽 폐막… 한국, 메달 17개


평창의 밤하늘을 밝힌 올림픽 성화의 불꽃이 25일 밤 꺼졌다. 지난 9일 개막해 17일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겨울 스포츠 축제는 4년 후 베이징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92개국 2920명의 선수는 총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전 세계 팬들과 함께 '겨울 동화'를 써 내려갔다.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 우승자 미켈라 모이올리(이탈리아)는 "이것이 꿈이라면 깨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대회 도중 강풍과 혹한도 감동의 드라마를 막지 못했다.

2022년 베이징에서 만나요 -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무용가들이 올림픽 성화대로 이어지는 슬로프 무대 위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도전의 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의 베이징 공연단이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차기 올림픽 인수 공연을 펼치고 있다(아래).
2022년 베이징에서 만나요 -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무용가들이 올림픽 성화대로 이어지는 슬로프 무대 위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도전의 춤’ 공연을 펼치고 있다(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의 베이징 공연단이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차기 올림픽 인수 공연을 펼치고 있다(아래). /오종찬 기자·연합뉴스


한국은 대회 최종일 여자 컬링과 봅슬레이 4인승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종목 모두 한국의 첫 올림픽 메달이다. 지난 24일엔 이승훈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김보름이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금 5, 은 8, 동 4개로 금메달 기준 종합 7위를 했다. 썰매, 스노보드, 컬링의 선전으로 동계 스포츠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르웨이가 2회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에는 100만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평창은 테러 없는 '안전 올림픽'이었고, 단 2건(25일 현재)의 금지 약물 복용 사례만 적발된 '클린 올림픽'이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은 모두가 크게 만족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단일팀과 공동 입장을 통해 한국에서 스포츠를 넘어서는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했다. 타임지 등 외신들은 평창올림픽 경기장 시설, 숙소, 음식, 편의시설, 운영 능력이 역대 최고라며 찬사를 보냈다.



로이터 "평창 운영에 IOC도 엄지척"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평창올림픽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IOC도 엄지를 치켜세운 올림픽 운영"이라면서 "선수촌이 완공되지 않았던 2016 리우올림픽과 비교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올림픽 선수촌의 메뉴판은 18페이지에 달한다"며 "요리사 180여 명이 한식·양식·할랄 등 수백 가지 음식을 완벽하게 제공했다"고 극찬했다. 타임지는 "훌륭한 빙질·설질 덕에 경기장에서 신기록이 쏟아졌다"면서 "한국이 오랫동안 애쓴 결과"라고 했다.

미국 CNN은 "미래 기술이 집결된 올림픽을 목격했다"고 했고, 미국 CBS는 "작은 도시가 자율 주행 버스가 누비는 IT 기술 경연장이 됐다"고 했다. 캐나다 매체 더스 타는 "올림픽 선수촌은 수족관에서 로봇 물고기가 헤엄치고, 길 안내 로봇이 손을 잡아끄는 신세계"라고 전했다. 미국 CNN머니는 "평창이 스마트한 동계스포츠 관광지로 새롭게 떠오를지 주목해야 한다"고 평했다.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입장권을 90% 이상 판매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메우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성화는 꺼졌지만열정은 꺼질 줄 몰랐다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4년 뒤 베이징을 기약하며… 막내린 평창의 '겨울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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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 온 것처럼 -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에게 폐회식은 거대한 축제 무대였다. 선수들은 25일 폐회식 행사에서 EDM(전자 음악)이 흘러나오자 일제히 중앙 무대로 나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뉴시스


LED 조명이 만든 ‘기원의 탑’ - '기원의 탑'이 무대 정중앙 허공에 세워지자, 전통 무용수들이 탑 주위에서 음악에 맞춰 안무를 펼치고 있다. 그 순간 '조화와 융합'을 상징하는 탑에서 LED 조명이 켜지면서 나온 빛이 평창 저녁 밤하늘을 밝혔다.
LED 조명이 만든 ‘기원의 탑’ - '기원의 탑'이 무대 정중앙 허공에 세워지자, 전통 무용수들이 탑 주위에서 음악에 맞춰 안무를 펼치고 있다. 그 순간 '조화와 융합'을 상징하는 탑에서 LED 조명이 켜지면서 나온 빛이 평창 저녁 밤하늘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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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 “내가 제일 잘나가” - K팝 가수 씨엘(CL)이 무대에서 '나쁜 기집애' '내가 제일 잘나가'를 연이어 불렀다(사진 왼쪽). 드론으로 수놓은 수호랑 - 수백 대의 드론이 평창 밤하늘에 이번 대회 마스코트 수호랑의 형상을 수놓았다. 드론은 서서히 움직이면서 하트 모양으로 변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오종찬 기자


인면조, 폐회식에도 나왔네 - 폐회식장에 다시 등장한 인면조에 선수와 팬들 모두 열광하며 인면조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인면조는 개회식장에 나타나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인면조, 폐회식에도 나왔네 - 폐회식장에 다시 등장한 인면조에 선수와 팬들 모두 열광하며 인면조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인면조는 개회식장에 나타나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연합뉴스



"굿바이, 평창"… 피날레 무대는 K팝 공연장 같았다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17일 열전 마치고 한데 어우러진 폐회식… 패럴림픽 내달 9일부터

'수호랑이 하트로' 실시간 드론쇼… 씨엘·엑소 등장에 분위기 절정
中, 판다 앞세워 베이징 홍보 공연


개회식이 한국의 태고와 미래를 보여줬다면, 폐회식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은 선수단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 관객이 격식을 벗어던지고 우정을 나누는 무대가 됐다. 3만5000명 관객의 목소리가 하나로 울려 퍼지며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을 외치는 순간 롤러 스키와 스케이트를 탄 수십여 명의 연기자들이 무대를 가로지으며 등장하며 폐회식의 시작을 알렸다.

4년간 고된 훈련의 결과를 이번 대회에서 쏟아낸 선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고,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쾌지나 칭칭나네 반주에 맞춰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이 손을 잡고 정답게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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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안녕 -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17일간의 축제를 마무리하는 불꽃놀이가 하늘을 수놓고 있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은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으로 거대한 클럽을 방불케했다. /연합뉴스


리우올림픽 개·폐회식에 이어 영하 8도였던 평창올림픽 개회식 때도 상체를 드러낸 채 통가 전통 하의만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통가맨' 피타 타우파토푸아는 폐회식 입장 땐 두툼한 붉은색 패딩으로 무장했다. 이번엔 타우파토푸아의 우람한 근육을 못 보는 줄 알았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가 있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빛낸 선수"라며 타우파토푸아와 윤성빈, 렴대옥(북한), 린지 본(미국), 고다이라 나오(일본) 등을 호명했다. 그러자 타우파토푸아는 개회식 때처럼 상의를 탈의한 모습으로 나타나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바흐 위원장은 윤성빈과 렴대옥 사이에 서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바흐 IOC 위원장·평창 빛낸 얼굴들 ‘손 하트’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한국식 감사인사를 하겠다”며 각국 스타 선수들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바흐 위원장, 윤성빈(한국), 세운 아디군(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일본),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바흐 IOC 위원장·평창 빛낸 얼굴들 ‘손 하트’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한국식 감사인사를 하겠다”며 각국 스타 선수들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타 타우파토푸아(통가), 류자위(중국), 린지 본(미국), 렴대옥(북한), 바흐 위원장, 윤성빈(한국), 세운 아디군(나이지리아), 고다이라 나오(일본),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연합뉴스


개회식 최대 하이라이트로 전 세계 관심을 모았던 드론쇼는 이번엔 사전 녹화 영상이 아니라 현장 실시간 쇼로 펼쳐졌다. 수백 개의 드론이 마스코트 수호랑 모양을 만들었다가 나중엔 커다란 하트로 변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K팝 스타인 씨엘과 엑소(EXO)가 등장해 열정적인 공연으로 폐회식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씨엘은 '내가 제일 잘나가'를 부르며 선수들에게 '모두가 승리자'란 메시지를 전달했다. 엑소는 히트곡 '으르렁' '파워' 등으로 K팝 팬들을 열광시켰다.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뛰어난 연출을 보인 장이머우 감독이 2022년 대회 개최 도시인 베이징을 알리는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베이징의 8분'으로 명명한 이 공연에선 중국이 이룬 하이테크 기술과 전통이 결합한 새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판다로 분장한 인형이 무대에 등장해 무용수들과 함께 율동을 선보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영상을 통해 '2022년 베이징에서 만나요'라는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폐회식의 피날레는 신나는 EDM(전자음악) 파티였다. 올림픽 기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음악에 몸을 맡겼다. 네덜란드의 유명 DJ 마틴 개릭스가 나와 폐회식장을 신나는 클럽으로 만들었다. 개회식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면조도 폐회식 막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17일간의 겨울 축제는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마무리됐다.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평창·강릉 지역에선 다음 달 9일부터 18일까지 동계패럴림픽 대회가 열린다. 6개 종목, 80개 경기에서 전 세계 장애인 선수들이 기량을 겨룬다.



'금5 은8 동4' 한국, 평창올림픽 순위는 7위? 6위?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금으로 따지면 7위, 메달수로 6위… 나라마다 순위 집계 방식 달라


우리나라는 25일 평창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집계된 메달 종합 순위에서 7위(금 5, 은 8, 동 4)를 기록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는 금메달 수(5개)를 기준으로 7위로 집계했지만, 일부 해외 언론은 금·은·동 전체 메달 수(17개) 기준으로 6위로 표시했다. 우리나라는 6위일까 7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별 메달 수만 공식 발표할 뿐 순위는 발표하지 않는다. 올림픽은 순수한 스포츠 제전인 만큼 지나친 경쟁을 막자는 취지다. 올림픽 헌장 1장 6조는 '올림픽 게임은 개별 혹은 팀 간 경쟁이지 국가 간 경쟁이 아니다'고 규정하고 있다. 5장 57조는 '어떤 식으로든 국가별 순위를 매겨서는 안 된다'고 써놨다.

IOC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부터 메달 집계 결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때 기준은 금메달 순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국가별 순위는 공식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정보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메달 집계 방식은 근대 올림픽 초기에만 해도 주목받지 않았다. 하지만 냉전시대에 올림픽이 이념 대결의 장이 되면서 종합 순위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순위 산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전체 메달 수 1위와 금메달 수 1위 자리를 나눠 가지면서 두 나라 국민이 누가 진정한 1위인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각국 언론이 올림픽 종합 순위를 표시하는 방식도 다르다. 우리나라·영국·일본·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선 언론이 금메달 기준 순위 산정 방식을 따른 다. 반면 미국·캐나다 언론은 전체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계산한다. 올림픽 개최국이 어디냐에 따라서도 순위 집계 방식이 다르다.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때는 금메달 개수로 공식 순위를 매기되 전체 메달 기준 순위도 함께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캐나다는 2010 밴쿠버올림픽 때 공식 홈페이지에 전체 메달 집계 방식을 적용해 국가별 순위를 공개했다.



바흐 IOC 위원장 "평창, 대단한 성공"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이희범 조직위원장 "유료관중 114만명 돌파… 동계사상 최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여러 이유에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평창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

토마스 바흐〈사진〉 IOC 위원장은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가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은 동계 올림픽 사상 최다인 92개 국가가 참가했다"면서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선보인 나라가 6개국에 달한다는 것은 동계 올림픽 저변 확대 차원에서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의 하이라이트로 남북 공동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출전을 꼽았다. 그는 "남북 단일팀과 공동 입장은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면서 "다른 곳도 아닌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IOC와 스포츠가 아닌 정치에서 평화 대화가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지난 2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폐막 이틀 전 이미 유료 관중 수 114만명을 돌파했다"면서 "이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입장권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데다가 기업 후원금과 자발적 기탁금이 늘어나면서, 평창 올림픽이 재정적으로 성공한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3000억원 적자를 예상했지만, 지금은 세입과 세출의 균형 재정을 달성했고 흑자 재정으로도 갈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분석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국제 경기 단체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설과 대 회 운영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줬다"면서, 평창 올림픽 폐막 이후 경기 시설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동계올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기에 종목별 국제연맹(IF)이 강릉과 평창에 마련된 좋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각 나라가 베이징 대회를 준비하는 전지훈련장으로 강릉과 평창의 시설을 많이 애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점퍼 입은 저 할아버지, 스웨덴 국왕이었어요?


입력 : 2018.02.26 03:03

[2018 평창]
직접 경기장 찾아 선수 격려… 소탈한 모습에 대회기간 화제


25일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 중계화면에 감독도, 경기 관계자도 아닌 한 노인이 계속 등장했다. 이 노인은 지난 22일에도 바이애슬론 여자 계주 경기장에 패딩점퍼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났다. 그는 벨라루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스웨덴 선수들에게 다가가 격려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푸근한 인상의 이 노인은 스웨덴의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였다.

구스타브 국왕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17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스웨덴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의 경기장에 직접 가 선수들을 격려했다. 17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계주에서는 관중석에 앉아 고함을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지난 21일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오른쪽)가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를 찾아 샬롯 칼라(왼쪽)와 스티나 닐슨(가운데)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스웨덴 여자 크로스컨트리팀은 팀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 21일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오른쪽)가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를 찾아 샬롯 칼라(왼쪽)와 스티나 닐슨(가운데)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스웨덴 여자 크로스컨트리팀은 팀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AFP 연합뉴스


스웨덴 국왕의 '직관' 응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도 덴마크와의 남자핸드볼 준준결승에서 경기장에 가 선수들을 응원했다. 두 손을 모아 큰 소리로 응원하는 바람에 앞에 있던 관객이 귀를 막고 있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국왕이 선수들을 축하해주러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500년간 유럽 왕실이 많이 변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스웨덴 국왕 사진을 검색해보라"며 토끼 모자를 쓴 구스타브 국왕의 사진을 올렸다. 구스타브 국왕은 그동안 '핫도그' '사슴 뿔' '개구리' 등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등장해 네티즌들에게 '모자 덕후'라고 불린다.

스 웨덴 패배의 불똥이 국왕의 '직관'에까지 튀기도 했다. 스웨덴의 한 기자는 팀이 남자 아이스하키 8강전에서 독일에 패배하자 "국왕이 관전할 때마다 경기에서 진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만큼 국왕의 경기 관전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일부의 '국왕 탓'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국왕이 관전한 25일 여자 컬링에선 스웨덴이 한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 바통 받는 日-中, 평창서 엇갈린 희비


입력 : 2018.02.25 13:05

14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는 고다이라.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14


일본과 중국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한국 만큼 공을 들인 국가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미터 결승 경기가 22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렸다. 중국 우다징이 1위를 한국 황대헌, 임효준이 2위와 3위를 했다. 우다징이 기뻐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22/


평창이 쏘아올린 '동아시아 올림픽 릴레이'의 바통을 이어 받을 주자들이다. 일본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이번 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붐업과 선수단 전력 평가라는 각각의 목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마친 양국의 표정은 사뭇 달라 보인다.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도쿄올림픽 앞둔 일본, '최다 성적'으로 '붐업'


일본은 화색이 만연하다. 금4은5동4을 획득하며 4년 전 소치 대회(금1은4동3)를 넘어 동계올림픽 출전 이래 역대 최다 메달(13개)이란 성과를 냈다. 금메달의 '순도'에도 의미를 두는 모습이다. 하뉴 유즈루가 남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66년 만에 2연패를 일군 것 뿐만 아니라 선수단 주장이었던 고다이라 나오가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빙상 뿐만 아니라 노르딕복합과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컬링, 모굴 스키, 스키점프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지지통신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본은 경기력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경기장 바깥에서의 행보도 활발했다. 일본 취재진들은 2년 앞으로 다가올 도쿄올림픽의 예행연습처럼 평창과 강릉을 오가며 장단점을 분석했고, 도쿄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역시 대회 홍보부스를 통해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현지를 찾은 일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금메달 준 중국, '빙설굴기' 가능할까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 중국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노골드'로 대회를 마무리할 뻔 했으나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우다징이 천금같은 금메달을 따내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중국은 소치 대회(금3은4동2)보다 2개의 금메달이 줄어든 금1은6동2로 대회를 마쳤다. 메달 총 개수는 같지만 '무게감'이 다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의 비상 뿐 아니라 관련 산업 육성 및 지방 발전을 도모한다는 '빙설(氷雪)굴기'까지 들고 나온 터라 부담감은 훨씬 커진 상황이다.


가오쯔단 중국 선수단 부단장은 24일 강릉 차이나하우스에서 가진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금메달 획득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대회 전 세웠던 전체적인 목표는 달성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평창을 통해 베이징에서의 보완점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이번 대회에서 찾은 보완점이 4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에 만족스런 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통신망은 이날 간담회를 전하면서 '가오쯔단 부단장은 중국이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