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확인〉 ‘판도라 상자’ 특수활동비
- ●“청와대 상납은 DJ 때 사라졌다 盧 때 부활”
● 김만복 前국정원장 “특활비 靑 상납도 북한 전달도 없었다”
●“특수활동비 집에 가져간 국정원장도…”
●“최승철 北부부장 국정원 돈 받은 혐의로 숙청”
● 대북공작·남북접촉 때 은밀하게 사용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왼쪽부터)
판도라 상자 귀퉁이가 열렸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꼬리표 없는 돈이다. 국정원장 특수활동비 40여억 원이 청와대에 상납된 게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이병기-이병호 3인이 국고에 손실을 끼친 피의자가 됐다. 3명의 전 원장은 청와대 요구로 특수활동비를 건넸다고 시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을 통해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국정원은 11월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지급한 돈은 특수활동비에 포함된 특수공작사업비”라고 밝혔다. 서훈 국정원장은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권력의 도구로 쓰려 하고 국정원장은 잘못된 보좌를 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인 밥값, 술값도 내줘”
검찰은 국정원이 4년간 청와대에 건넨 40여억 원을 뇌물로 본다. 이 돈은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특수활동비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통해 청와대로 전달됐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장 업무추진비를 나눠 썼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전직 국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에게 돈을 주는 관행은 김대중 정부 때 사라졌다 노무현 정부 때 부활했다”고 한다. 국정원장은 특수활동비를 외부 인사를 접촉할 때 주로 썼다. 정부·민간 인사에게 “나랏일 할 때 쓰시라” “국가에 협조해달라”면서 성의를 표시하는 게 일종의 관행이었다. “수도승처럼 지낸 A원장은 특수활동비를 거의 안 쓰고 국고에 반납했다더라, B원장과 C원장은 집으로 가져갔다더라” 하는 뒷담화가 국정원 안팎에서 나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야당 정치인을 관리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됐다”는 게 전직 인사들의 증언이다.
한 전직 인사는 “진보 정권 때는 86세대 정치인들의 밥값, 술값을 국정원이 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은 11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정원장 대면보고를 받지 않았으며, 이러한 검은돈 거래, 청와대와 국정원 간 없었다고 알고 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국정원 돈 만들어 청와대에 가져다 바치는 일 없었다고 분명히 했다”고 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와 관가, 정치권으로 흘러든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김영삼(YS) 정부 때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가 1197억 원의 통치 자금을 만들어 국회의원 총선거와 지방선거 때 여당 후보들을 지원한 혐의를 받은 게 대표적이다.
2001년 검찰은 이른바 ‘안풍(安風) 사건’에서 “민주자유당과 그 후신인 신한국당이 1197억 원의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1996년 총선 등에 사용했다”고 결론 냈다. 강삼재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기조실장은 국고 손실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안기부 자금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없다며 무죄를 받았다.
200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씨를 수사하면서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이 3500만 원(임 전 원장 2500만 원, 신 전 원장 1000만 원)을 김씨에게 준 사실이 드러났다. 2명의 원장은 ‘개인 돈으로 떡값을 줬다’고 해명했다. 돈을 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특수활동비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도 김대중 정부 실세인 권노갑 씨에게 10만 원권 국정원 수표가 일부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으나 수사의 본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과거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청와대·관가·정치권으로 흘러갔다 해도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40여억 원 상납 사건은 잘못의 정도가 악성(惡性)이라는 지적이 많다.
“北 인사에 돈 건네기도”
정부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 명목으로 특수활동비를 편성한다. 특수활동비는 현행법상 영수증을 첨부해 사용처를 증빙할 필요가 없다. 2016년 정부의 특수활동비 예산 8870억 원 중 국정원 몫이 절반이 넘는 4860억 원을 차지했다.
특수활동비 중 특수공작사업비는 용처가 드러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북 공작이나 남북회담 비용으로도 사용된다.
특수공작사업비 용처가 외부에 알려진 사례로는 2007년 8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게 건넨 2000만 달러가 있다. 샘물교회(경기 성남시 분당구) 신도 23명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여행을 갔다가 인질로 잡혀 2명이 살해된 사건 때 인질 석방 대가로 탈레반에 건넨 것이다. 인질 석방 협상을 지휘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당시 일을 묻는 ‘신동아’의 질문에 “노코멘트(No Comment)하겠다”고 11월 14일 답했다.
최승철 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한국 정세 분석 실패와 남측이 제공한 행사 비용(남북 접촉 시 소요되는 비용)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착복한 게 드러나 2008년 숙청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남측이 북측에 제공한 행사 비용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혐의로 처벌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부부장은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과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둔 2007년 9월 26일 청와대를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인물이다.
남북 회담이나 비밀 접촉 때 소요되는 경비는 남측이 부담하는 게 관례다. 2009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비밀 회동 때는 북측 인사들에게 현지 체류 기간 사용하라고 신용카드를 제공했다. 김양건과 원동연(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의 베이징-싱가포르 항공권도 남측이 비용을 부담해 발권했다. 두 사람은 ‘김양건’ ‘원동연’이라는 이름이 아닌 가명을 사용한 여권으로 항공권을 발급받았다.
2011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베를린 연설에서 이듬해 3월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남북이 베이징, 선양 등지에서 비밀리에 접촉한 일이 있다. 2011년 6월 9일자 조선중앙통신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그(김천식 당시 통일부 정책실장)는 우리와 만나자마자 이번 비밀 접촉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와 인준에 의해 마련됐다고 하면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 (김태효 당시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이) 시간이 매우 급하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다는 일정계획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접촉이 결렬 상태에 이르자 김태효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국정원 국장)가 트렁크에서 돈봉투를 꺼내 들자 김태효는 그것을 받아 우리 손에 쥐여주려고 하였다. 우리가 즉시 쳐던지자 김태효는 얼굴이 벌게져 안절부절못했으며, 홍창화는 어색한 동작으로 트렁크에 황급히 돈봉투를 걷어 넣고 우리 대표들에게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북한 언론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베이징·선양 접촉에 참여한 남측 인사들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으나, 제3국에서 비공개 남북 접촉 시 북측 인사들에게 ‘달러’를 건네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북측 인사들에게 건네주는 돈도 특수활동비 중 특수공작사업비에서 나온 것이다.
“뒤탈 나지 않는 특수활동비”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본래 목적과 다른 곳에 써도 뒤탈이 거의 나지 않게 마련이다. 정보·공작 활동은 비밀 보장이 생명이기에 용처를 캐묻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북한 인사에게 돈을 건네면서 영수증을 써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정원장이 사용할 수 있는 특수활동비는 월 3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과 외화를 보관하는 금고가 국정원장 집무실에 있다고 한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과거에 국정원 특수활동비 중 일부가 청와대 수석이나 참모, 장관, 정치인에게 제공됐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들에게 대통령 ‘잘 모시라’고 건넨 것은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의 부족한 판공비를 보충해주는 형태였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때 한완상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이 “안기부 돈을 안 받겠다”고 밝힌 일화도 있다. 국정원과 협업하는 검찰과 경찰 유관 부서에도 격려금, 회식비조로 건네졌다고 한다.
자유한국당과 박근혜 정부 인사들은 “김대중(DJ) 노무현 정부 때도 있던 오랜 관행”이라고 주장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1월 1일 “역대 정권마다 다 해왔던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 정부 청와대 부속실에서 근무한 한 인사는 “어느 정부나 정권이 출범하면 ‘국정원 예산 중 이 정도는 대통령 몫’이라며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상의해 전달, 처분해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돈으로 장·차관,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인사를 오는 명절 때나, 이취임을 할 때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의 봉투를 부처 운영을 위해 사용하라며 전달하곤 했다는 것이다.
DJ 정부 때 실세이던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한 방송에 출연해 “난 비서실장도 하고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도 했다. 돈 받지 않았다”면서 “여기저기 돈을 많이 가져와 깜짝 놀랐다. 대통령께서 ‘어떤 돈도 받지 말라고 했다’라고 하며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꼬리표가 없는 돈이기에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털어놓지 않으면 밝혀내기 어렵다.
이명박·박근혜 9년 정조준
검찰 수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정조준했다. 국정원 간부들이 국고 손실 등의 죄목으로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김만복 원장-서훈 3차장(현 국정원장) 시절 일어난 일을 까발리면 여권이 어떻게 되겠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일만 취사선택해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법치주의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정원 핵심에서 일한 또 다른 전직 인사는 “비슷한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는 이유로 국민 세금을 현금으로 착복한 일이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검찰 수사가 적폐 청산이 아니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한다. 10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현행법에 어긋나지만 발본색원하려면 역대 정부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의)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대중 정부 때 국정원은 4억5000만 달러 대북 불법 송금에 ‘환전소’ 역할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의 차명 계좌가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수활동비 청와대 지원을 부활해 정례화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 김만복 기조실장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복 전 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기조실장→1차장→원장을 차례로 맡았다.
2007년 10월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때 북한에 1000만 달러가 건너갔다는 의혹도 밝혀져야 한다.
2007년 8월 샘물교회 신도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인질로 잡혔을 때 석방 대가로 탈레반에게 2000만 달러를 제공했는데 당시 국정원에서 인출된 특수활동비 3000만 달러 중 탈레반에 간 2000만 달러를 뺀 10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중앙일보는 11월 6일자 논설위원 기명 칼럼에서 “(1000만 달러 문제는)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북한 정권 손을 거쳐 핵무기 개발에 사용됐느냐는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썼다.
“盧 대통령도 충격 받아”
1000만 달러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신동아’다. 2008년 2월호에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北 현금 지원說’ 제하 기사를 실었다. ‘신동아’는 이 기사에서 “탈레반 피랍 사태를 활용해 정상회담 대가 조로 평양에 1000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인질 석방 대가로 탈레반에게 주려고 준비한 자금 중 일부가 북한으로 흘러갔다는 게 기사 요지다.
당시 청와대는 “대북 현금 지원설은 근거 없는 엉터리 기사”라면서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2차 정상회담) 때 북측에 건넸다는 1000만 달러는 앞서 언급했듯 행사 비용을 남측이 부담하는 전례가 있던 만큼 용인할 측면도 있으나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1차 정상회담) 때 현대그룹 돈이 넘어간 것과 달리 국민 세금이 북측에 건너갔다는 점에서 위중한 측면도 있다. 행사 비용은 오찬, 만찬 등 회담에 사용되는 돈을 말한다.
2차 정상회담 때 북측에 1000만 달러를 건넨 정황은 지난해 9월 출간된 ‘시크릿파일 국정원’이라는 책에서도 확인된다. 이 책 저자는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편집주간, 부사장을 지낸 언론인 김당 씨다. 김 전 편집주간은 1990년대부터 국정원 취재에 천착해왔다. ‘시크릿파일 국정원’ 192~194쪽에 서술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7년 국정원 예산팀은 돈을 만들어 아프가니스탄 인질 협상 TF팀에 몸값을 제공한 사실에 대해 2008년 감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 인질 몸값은 김만복 지시로 3000만 달러를 만들어 외교 행낭을 통해 김만복에게 직접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만복 씨가 그 가운데서 인질 몸값으로 2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남은 1000만 달러를 국고에 반납하지 않고 비밀 방북할 때 북한에 가져갔다는 의혹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에서 이와 관련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10·4선언이 돈을 주고 산 것처럼 매도당한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국정원 예산팀은 예비비에서 3000만 달러를 만들어 두바이의 국정원 해외 비밀계좌에 예치한 자금에 대해 지출을 승인해 2000만 달러를 인질 석방 몸값으로 지불하고 남은 1000만 달러를 수해 위로 및 성의 표시로 북측에 건넸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김만복과 예산팀은 국정원 감찰 및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충격과 모멸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만복 “그런 일 없다”
2007년 9월 3일 김만복 국정원장(오른쪽)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한국인의 귀국 비행기 안에서 인터뷰를 자청해 인질 석방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국정원은 특수활동비를 이용해 탈레반에 인질 석방 대가를 지급했다. [동아DB]
전직 국정원 고위 인사는 11월 3일 “1000만 달러는 행사 비용만 말하는 것으로 북한에 건너간 돈은 더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전직 인사는 “그해 8월 김만복 원장이 카불로, 평양으로 뛰어다녔다”면서 “국정원 예비비로 아프가니스탄 인질 석방 몸값과 정상회담 행사 비용을 북측에 건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 기록은 봉인됐으나 1000만 달러 제공과 관련한 진실은 국정원 적폐 청산 과정에서 밝혀질 필요가 있다.
2008년 ‘신동아’ 기사의 취재원들과 김당 전 오마이뉴스 편집주간의 취재원들, ‘신동아’ 이번 취재의 취재원들이 제각각 다르다. 복수의 인사들이 비슷한 증언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1000만 달러 외에 추가로 북한에 돈이 건너갔다면 파장이 더 커진다.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대통령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이다.
김당 전 편집주간은 10월 31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문재인 청와대에도 (과거에) 특수활동비 사용한 참모들 있다. 청와대 386 술값부터 임기 말에 무리하게 정상회담 추진하면서 북한에 진행비로 준 1000만 달러까지 김만복 조사하면 다 나온다”고 적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노무현 정부 시절엔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특수활동비 청와대 지원을 부활시켜 정례화한 게 기조실장으로 일할 때 아니냐”는 ‘신동아’ 질의에는 “완전히 잘못된 얘기다. 그 같은 일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북한에 1000만 달러를 건넸다는 것 또한 “그런 일 없다”고 일축했다. “10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돈이 북한에 넘어가지 않았느냐”는 질의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10·4 정상회담 때 북한에 특수활동비가 넘어간 의혹’ 등 ‘신동아’ 취재 내용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정보기관 특수활동비 문제에 대해서는 언론에 확인해주지 않는 게 기본 입장이므로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