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변호인단 "어떤 변론도 무의미, 사임하겠다…구속 연장은 사법史의 치욕적 흑역사"

오경묵 기자  

입력 : 2017.10.16 10:48 | 수정 : 2017.10.16 11:31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16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모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 변호인들은 재판부가 진행할 향후 재판에 관여할 어떤 당위성도 느끼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법치주의가 무너지가나 형해화돼 광장의 광기와 패권적 정치권력 압력으로 형식적 법치주의가 부활하면 우리나라 인권의 역사는 후퇴할 것이고, 야만의 시대가 되날아날 것이라는 것을 재판부는 생각해보지 못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허허롭고 살기 가득한 이 법정에 박 전 대통령 홀로 두고 떠난다”고 말을 이었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들의 결정에 무책임하고 꼼수 부린다는 비난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비난은 저희가 감당하겠다”고 했다.

그는 “모든 역사가 기록되고 후세가 평가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할 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사법역사의 치욕적인 흑역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건은 형사소송법에 따른 ‘필요적 변호사건’이다. 변호인 없이는 재판을 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에는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개정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들이 사임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당분간 파행될 수 밖에 없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48분만에 마무리했고, 17일로 예정된 재판도 취소했다. 다만 19일 재판 기일을 열어 국선 변호인 선임 과정과 새 변호인 선임 과정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은 매주 월·화·목·금요일 등 주 4회 열려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6/20171016009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