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08 11:19 | 수정 : 2015.09.08 13:1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행사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화 움직임 등으로 우리나라 높은 중국 의존도가 향후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 ▲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와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 등 주요 외신은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높은 무역 의존도와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를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디플로매트는 최근 기사에서 세계은행의 관련 자료를 인용해 “2010~2014년 수출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3.2%였다며, “특히 중국 수출 의존도가 전체의 26.1%, 수입은 전체의 16.1%를 차지하는 등 무역에 있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과 수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1%와 9.4%에 그쳤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중국의 경기 하락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의 영향이 고스란히 우리 경제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기사에서 “한국의 지난 달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최대인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 경제가 중국발 경제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수입도 올해 1∼7월에 14.6%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의 수출은 4.9% 줄었고, 지난 8월 수출은 14.7% 급감했다.
가디언은 중국의 수입 감소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GDP 대비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은 뉴질랜드와 호주 다음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절대적인 수출액으로 따질 때에는 한국은 호주와 일본(180억8천만달러), 독일(141억7천만달러) 다음으로 많은 감소폭이 예상됐다.
신문은 중국의 수입이 지난 1~7월과 마찬가지로 14.6% 감소할 경우를 가정해 한국의 수출액이 GDP의 1%에 해당하는 138억8천만달러(약 16조6천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추가로 위안화를 절하할 경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에 있어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국과의 수출 경쟁에서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샤론 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일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중국의 수출 품목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품목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해 “고장 난 수출 기계”(broken export machine)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갈 경우 위안화 절하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디플로매트는 “중국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가는 곳에 한국도 따라갈 것이라는 점”이라며 “금융기술 등 서비스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로 돌파구를 찾기 전까지는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급격히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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