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빈 기자
입력 : 2017.06.17 09:09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와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규제로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중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 부동산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되면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쇼핑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부동산을 ‘편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7일 조선비즈가 중국 최대 해외부동산 거래 사이트 ‘쥐와이왕(居外網, juwai.com)’에 의뢰해 한국 부동산 구매 의사가 있는 54명의 중국인 온라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국 투자자들은 ‘높은 삶의 질’과 ‘저렴한 부동산 가격’, ‘우수한 치안’ 등을 한국 부동산 투자의 매력으로 꼽았다.
- ▲ 서울 마포구 연남동 한 식당에 걸린 중국풍 홍등(紅燈). 이 일대는 중국인 화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서울 지역 내에서 중국인 투자가 많이 이어지는 곳 중 하나다. /조선일보DB
KB금융경영연구소의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 보고서를 보면 중국인 투자자가 사들인 국내 토지는 2011년 370만㎡에서 지난해 1690만㎡로 5년 만에 약 5배(48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토지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제주도는 물론, 서울 일부 지역과 강원도 평창 등에 대거 투자했다. 중국인들이 투자하는 곳은 과열에 가까울 정도로 가격 오름세나 거래량 면에서 뜨거웠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삶의 질에 있었다. 설문조사 대상자 54명 중 61%의 응답자가 한국 부동산을 사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 부동산 가격이 적당하고 한국이 살기 안전한 곳이라는 답변도 각각 59%에 달했다.
최근 사드 문제를 비롯해 한국과 중국 간의 외교·정치적 긴장 상태가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많았다. 한국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이냐는 물음엔 44%의 응답자가 두 나라 간 외교적 긴장 상태를 꼽았다. 26%는 부동산 경기 및 경제 성장 가능성 등 한국의 경제적 상황을, 11%는 양국 간 현금 이동의 어려움을 장애로 꼽았다.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 고려하는 가장 큰 요소는 ‘수익률’이었다. 응답자의 35%가 한국 투자에 앞서 수익률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외국인에 대한 낮은 규제와 세금 장벽’이라고 말한 중국인 투자자는 30%였다. 중국 본토와의 거리를 꼽은 응답자도 28%였다.
수 종 쥐와이왕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해 중국인의 한국 상업∙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넘었다”며 “최근 외교적 갈등이 있지만,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는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 수요는 제주에서 서울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6/2017061601992.html?main_top#csidx7bf3f661e51f7008a3551816931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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