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연예

남자 주연은 평균 40세… 여배우는 다섯 살 더 먹었네

Shawn Chase 2015. 9. 4. 22:48

주연 여배우가 늙어간다. 2011년 33.3세였던 ‘그녀’의 평균 나이는 지난해 30대 후반(35.5세)이 됐고 올해(1~8월 개봉작 기준)는 38.3세까지 차올랐다.
남자 주연배우의 연령은 지난 5년간 40세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다. 파트너인 그녀만 나이를 먹고 있는 것이다.

입력 : 2015.09.04 07:10

김혜수 등 주연 여배우 평균 연령, 2011년 33.3세→올해 38.3세

맥스무비 영화연구소가 본지 의뢰로 2011~15년 한국영화 남녀 주연배우의 평균 연령을 조사한 결과 여배우 노화(老化) 현상이 뚜렷했다. 관객 50만명 이상을 모은 상업영화를 대상으로 삼았다. 박혜은 맥스무비 편집장은 “지난해부터 ‘해적’ ‘카트’ ‘관능의 법칙’ ‘차이나타운’ ‘미쓰 와이프’ 등 여주인공이 이끄는 영화가 늘어났고 특히 30~40대 여배우들의 캐스팅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며 “티켓 파워를 인정받는 20대 여배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노화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20대 여배우 안보여
영화 톡 관객 유혹하는 중년의 그녀들

그녀들은 누구?

올해 50만명 이상이 본 영화 중에는 윤여정(69·장수상회) 김수미(67·헬머니) 김희애(49·쎄시봉) 엄정화(47·미쓰 와이프) 김혜수(46·차이나타운) 김윤진(43·국제시장) 하지원(38·허삼관) 전지현(35·암살) 등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베테랑’ ‘연평해전’에는 여자 주연이 없고, 전도연(43)이 출연한 ‘협녀, 칼의 기억’ ‘무뢰한’은 50만 관객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5년간 한국영화 주연배우는 남자가 평균 39.8세, 여자가 34.2세로 남자가 5.6세 많았다. 외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액션물에서 톰 크루즈(53)와 레베카 퍼거슨(32)은 21년 차이. 딸 같은 여배우와 호흡을 맞춘 셈이다. 지난달 할리우드 영화에서 남녀 주연의 나이 차이를 분석한 미국 그래프조이닷컴은 “젊은 남자 주연배우의 기근 현상이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신예 발탁보다는 검증된 스타로 안전한 흥행을 노리는 셈법이다. 한국영화는 다른 상황일까.

윤여정 " '화녀(1970년작)'로 데뷔해 '하녀(리메이크작)'로 칸에 왔어요"
김희애, 고아성에 "분량 적어 속상해할 날 온다" 특급 조언
데뷔 30년 ‘한결같은 카리스마’ 배우 김혜수

액션·누아르 등 장르 다양화
흥행파워 있는 女주연 원해
20대층 얇아진 것도 원인

 

소재·장르 다양화가 원인

2012년 411만명을 모은 ‘건축학개론’ 이후 흥행한 멜로영화는 없다시피 하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과거 한국영화는 멜로드라마를 중심으로 젊은 여성을 소비했다면 요즘엔 소재와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여주인공의 나이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멜로가 하위 장르가 되는 동안 그녀들은 액션·누아르·스릴러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20대 여배우의 층이 얇은 것도 노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쓰 와이프’에서 엄정화는 7세 연하의 송승헌(40)과 부부를 연기했다. 박준경 NEW 본부장은 “여배우가 흥행을 보장하기는 어렵고, 연기와 작품성 측면에서 믿음직스러운 여배우가 나이가 들어서도 활약하는 것 같다”며 “이제 ‘건축학개론’의 수지나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같은 20대 여배우는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관객은 여배우에게 더 까다롭다. 예쁘면서 연기를 잘해야 만족한다.

 

전망은

젊은 여성이 등장하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는 흥행이 안 되기 때문에 제작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안 만들고 덜 보면서 수요·공급이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그래도 천우희(한공주)·박보영(늑대소년)·김고은(은교) 같은 20대 여배우의 성장은 반가운 일이다. 심재명 대표는 “젊은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우는 멜로물은 굳이 극장까지 가지 않아도 케이블·종편·온라인 드라마 등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했다. 전망을 묻자 “남성 중심 영화들이 더 만들어지면 피로감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유행은 돌고 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