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자리 넘치는 日, 韓청년 모셔간다

Shawn Chase 2017. 4. 5. 00:41

日기업 대졸인재 모자라…"한국학생 일잘해" 입소문
취업자 매년 빠르게 늘어

  • 황형규,나현준 기자
  • 입력 : 2017.04.04 17:56:55   수정 : 2017.04.04 20:31:19

◆ 블루오션 日 취업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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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대학에서 디자인 관련 학과를 졸업한 김홍익 씨(28)는 일본 인터넷 대기업 DMM닷컴에서 무역 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 기업에 지원했을 때는 '전공 제한'에 걸려 번번이 떨어졌지만 전공 제한이 거의 없는 일본 기업에서 기회를 찾았다. 김씨는 "한국 등 해외 제품 수입 업무를 맡았고, 최근에는 웹디자인 업무도 하고 있다"며 "정시 퇴근에다 괜찮은 일도 맡겨줘 재미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그룹에는 현재 27명의 한국인 직원이 근무 중이다.
올해 4월 입사 예정자 중에는 한국 대졸자 3명이 포함돼 있다. 와키 마유미 인사부 인재개발팀장은 "일본에서는 최근 3년 동안 우수 인재를 뽑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한국 대졸자들은 어학뿐만 아니라 모든 업무에 적극적이고 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오릭스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국 대졸자를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졸 취업률이 거의 100%에 달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우수 인재를 모셔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본 취업 시장. 반면 대학 4년 내내 스펙 전쟁을 벌이고도 열정페이 인턴 자리조차 얻기 힘든 한국의 취업 시장.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한일 취업 시장이 하나로 묶이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 대졸자를 찾아나선 일본 기업 인사 담당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일본 기업에서 미래를 찾는 한국 대졸자도 부쩍 증가했다.

한국 대졸 인재에 대한 일본 기업의 관심은 최근 1~2년 사이에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본의 대졸 취업률이 무려 97.3%(2016년 기준)에 달해 우수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인재 채용 수요가 부쩍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 대졸자를 뽑기 위해 취업박람회에 참여하는 일본 기업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KOTRA 글로벌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일본 기업은 2013년 21곳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84곳으로 3년 만에 4배나 늘었다. 올해 5월에 열릴 박람회에 참가를 신청한 기업은 벌써 100곳이 넘었다.

강민정 KOTRA 도쿄무역관 담당차장은 "한국 학생을 뽑아본 일본 기업들은 만족도가 높아 다시 참여하고, 또 다른 기업에 입소문이 나면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자연스레 한국 청년들의 일본 취업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 지원을 통해 일본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2014년 339명에서 지난해 1103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사무·서비스(무역과 관광서비스 등)가 90%를 차지했다. 워킹홀리데이까지 포함하면 올해 1월 기준 4만8121명의 한국인이 일본에서 근무 중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 중 전문·기술 분야 종사자 수가 43.5%(2만937명)에 달해 중국(24.4%) 베트남(7.2%) 등에 비해 질 좋은 직장에 다니는 한국 사람이 많다는 분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세종 = 나현준 기자]



어학되고 도전정신 뛰어나…한국청년 찾는 日기업 4배 늘어

  • 황형규,나현준 기자
  • 입력 : 2017.04.04 17:39:21   수정 : 2017.04.04 19:56:28

◆ 블루오션 日 취업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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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정보기술(IT) 분야 인재 확보가 해마다 어려워져 이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수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이노베이션(혁신)을 추구하고 보다 매력적인 서비스 운영과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뽑는) 다양성(Diversity)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대졸자들 채용에 나선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일본 IT기업 니프티 경영전략추진부의 사이토 에리 씨는 "한국 대졸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어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데다 문화적으로 일본과 친화감이 높아 입사 후에 조직에도 잘 융합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국 대졸자 2명을 채용한 니프티는 이들에 대한 주변 평가가 좋아 앞으로도 한국 대졸자 채용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 담당자들이 한국 대졸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일본어·영어 등 뛰어난 어학 능력과 일본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 그리고 해외 근무나 영업을 마다하지 않는 도전의식 등이 꼽힌다. 특히 일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IT 등 분야에서 한국 대졸자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 홍보부의 유키노 고토코 씨는 "일본 기업들이 대졸자 중에서도 즉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채용에 힘을 쏟고 있고, 컴퓨터과학 등 이공계 인재를 뽑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적별로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 국적 입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도 한국 내에서 설명회나 입사 전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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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등 일본 기업들은 한국 기업처럼 스펙이 즐비한 서류전형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대신 4~5번 면접을 거치며 직원을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장을 중시하는 일본식 문화가 반영된 것이다. 금융회사 오릭스의 와키 마유미 인사부 인재개발팀장은 "특별한 선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있어 대학 생활을 어떻게 했고,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그리고 그런 것들을 회사 생활 속에서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쿠텐의 유키노 씨도 "국적과 상관없이 라쿠텐의 기업 이념에 공감하고 글로벌 지향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 시절 교환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등으로 일본 문화를 접한 경험이 있으면 취업에 유리하다.

한국 지방국립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송인혜 씨(26)는 대학 때부터 일본 기업을 염두에 두고 취업 준비에 나선 케이스다. 송씨는 대학 시절 도쿄 한 대학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고, 대학 졸업 후 일본 기업 문을 계속 두드렸다. 현재 대표적인 휴양섬 오키나와 나하에 있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다. 이 회사가 한국 직원을 뽑은 것은 송씨가 처음이다. 그는 "일본 기업은 스펙을 그다지 보지 않고 토익 허들도 600~700점 정도로 낮은 편"이라며 "지금 일하는 호텔이 내년 서울에 호텔을 열 계획이라 한국 근무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처음부터 일본 취업을 염두에 두고 일본 대학에 진학하는 한국 학생들도 늘고 있다.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명문 사립대들이 국제화를 위해 글로벌 전형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것도 한국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산업인력공단과 함께 만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어학·직무 교육을 제공하고 일본 기업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K-무브(MOVE)' 사업 등을 통해 청년들의 일본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본은 스펙보다 잠재력을 많이 보는 이른바 '포텐셜 채용'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 지여인(지방대·여성·인문계)이 규모가 큰 기업에 종합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구직자 입장에선 일본 글로벌 기업에 종합직으로 가면 미국, 유럽 등 해외 근무를 할 기회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일본 근무를 한 진옥동 신한지주 부사장은 "일본 취업의 경우 대학교 3학년 2학기 즈음 리쿠르팅 회사에 등록을 해놓으면 4학년 2~3월에 리쿠르팅 회사에서 적성검사 면접 등을 보라고 연락이 온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5월 채용 시즌이 임박해서야 취업박람회 등을 쫓아다니며 준비를 하는 탓에 취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진 부사장은 "미리 취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취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금물이다. 조직을 중시하면서도 개인주의가 강하고 책임의 무게가 무거운 일본 문화를 사전에 이해하고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다. '한국에서 취업이 안 되니 일본에 가겠다'는 단순한 사고로는 입사 성공률도 낮고, 설령 입사한다고 해도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일본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 등 기회를 활용해 일본 문화를 익힐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한편 일본 취업을 독려하는 정부 방침에 대해 일각에선 인재의 해외 유출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해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초점을 둬야 하는데 잿밥(해외 취업)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청년들이 중동에 가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가 빈축을 산 바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세종 = 나현준 기자]


외국인에 취업문 활짝 연 일본…IT·관광서비스업에 일자리 기회

외국인재 유치 규제 완화…1년 체류 전문직에 영주권
IT종사자등 100만명 돌파

  • 황형규 기자
  • 입력 : 2017.04.04 17:39:15   수정 : 2017.04.04 22:30:43

◆ 블루오션 日 취업시장 ◆

일본의 취업시장은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장이다. 실업률은 2.8%로 일부 마찰적 실업을 제외하고는 완전 고용 상태다. 유효구인배율도 1.43배다. 구직자 1명에 대해 기업 1.43곳이 와 달라고 구애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대졸자 약 55만900명 가운데 취업자는 41만8000명(정규직 37만9000명)이다. 취업률은 74.7%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을 선택한 대졸자를 빼고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취업률은 97.3%에 달한다. 이 기준으로 조사한 고졸 취업률도 97.7%에 달한다. 고용지표만 놓고 보면 일본 경제가 정점을 찍었던 1980년대 후반으로 되돌아갔다. 취업 적령기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 데다 아베노믹스 덕분에 기업 실적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 4년 동안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재택근무 등 일하는 방식 개혁을 통해 기업 채용도 늘어났다. 일본 도쿄1부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1000억엔) 이상 기업은 대략 770개로 한국보다 4배 이상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 따르면 내년 봄 일본 기업의 전체적인 채용 규모는 올해보다 9.7%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은 6.7% 늘어나는 데 반해 서비스업은 11.1%나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자동화와 해외 투자 등으로 한국과 비슷하게 고용시장 영향이 줄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관 합동투자가 늘고 있는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이공계 인력투자는 14.8%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은 간병·보육·외식·소매업 등의 분야에서 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외국 인재에 대한 규제도 크게 완화하는 추세다. 연구·기술자 등 고도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외국인이 1년만 체류해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비자 조건을 완화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일본 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58%나 급증했다. 눈에 띄는 업종을 보면 정보기술(IT) 기술자와 외국어 교사 등 기술·인문지식·국제 업무 관련 외국인이 15만명을 넘어 39% 늘었다. 기업 임원이나 사장도 1만117명으로 71%나 급증했다. 일본 기업들의 국제화 영향으로 보인다. 외국 요리 조리사는 22% 늘어난 3만8600명으로 조사됐다. 일본 라이선스를 가진 외국인 의사·간호사는 무려 316%나 증가했다. 숫자가 1340명으로 적은 탓이지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인이 주로 취업하는 직종은 IT·관광서비스·종합사무직이다. 일본 산업계가 보안 강화 등의 이유로 최근 IT 투자를 늘리고 있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관광객 유치에도 열성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전공을 불문하고 각 나라의 인재를 뽑는 종합사무직도 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 지원사업으로 지난해 취직한 1103명 중 약 90%(1002명)가 이들 직종에 몰려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이력서 500통 냈지만 `무소식`…취업성공패키지 덕에 `희소식`

고용노동부 2009년 시작, 작년 취업자 14만명 넘어…3단계 걸쳐 체계적 지원
저소득 취약계층의 경우 최대 300만원 훈련수당…1년 다니면 성공수당도
中企 2년 근속 청년층엔 `내일채움공제` 제도 연계…1200만원 목돈 마련 도와

  • 나현준 기자
  • 입력 : 2017.03.27 17:22:01   수정 : 2017.03.27 17: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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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출신인 정승희 씨(가명·26)는 2015년 8월 한 법무사 사무실에 취직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를 통해 등기 송부 등 법무 관련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그전엔 스포츠 매장에서 운동화나 의류 등을 판매하는 알바생이었다"며 "그러다 보니 마땅한 경력도 없고 고졸 출신이라는 벽에 막혀 500여 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전화를 한 통도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고용센터를 찾으니 취성패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법률학원도 알선해줬다"며 "이를 통해 전문지식을 쌓고 자신감을 얻어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취성패가 일자리가 없어 고민인 청년·취약계층에 마지막 남은 희망의 사다리가 되고 있다. 취성패란 저소득 취약계층과 청년 및 중장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개인별 맞춤형 컨설팅을 하고 최장 1년까지 교육 훈련, 취업 알선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행 초기인 2009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취성패 취업자 수가 지난해 14만명까지 늘었다. 6개월 뒤 이들의 고용유지율도 63.7%에 달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취성패는 총 3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취약계층의 취업을 돕는다"고 밝혔다.

우선 1단계는 직업상담이다. 구직자가 지역 고용센터에 가면 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직원이 구직자의 성향을 분석한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성향을 파악하고 적성검사를 통해 알맞은 직종을 탐색하는 단계다. 취성패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박병규 씨(가명·28)는 "누군가 나의 진로에 대해 같이 고민해준다는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이뿐만 아니라 심리 안정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해서 취업을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떨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1단계는 최대 1개월에 걸쳐서 진행된다.

2단계는 최대 8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직업훈련이다. 1단계에서 '적성'을 찾았다면 2단계는 실제로 이에 맞는 능력을 개발하는 단계다. 이는 주로 '사설학원'에서 이뤄진다. 정부가 고용센터 등을 통해 내일배움카드(최대 300만원)를 지급하면 구직자가 이 카드를 가지고 상담사가 알려준 학원에 가서 학습을 하게 된다.

1997년 외환위기로 파산한 후 노숙자 생활을 전전했던 최창호 씨(가명·55)는 취성패 2단계를 회고하며 "상담사가 내가 PC 수리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그쪽 훈련기관을 알선해줬다"면서 "이를 통해 PC 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했고 컴퓨터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한 컨설팅 업체(조합 업무)에 취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직업훈련을 통해 자격증을 따게 되면 3단계인 취업 알선으로 돌입한다. 이때는 고용센터 상담사가 워크넷(고용 알선 사이트) 등을 통해 회사를 연결해주거나 혹은 면접·이력서 작성 요령 등을 지도해준다. 3개월가량 진행되는데 취업을 했다고 해서 바로 구직자에 대한 지원을 끊지 않는다. 북한이탈주민 서미자 씨(가명·34)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2단계 과정에서 전산회계 1급 등 자격증을 따서 작은 건설회사 경리직에 합격했는데 돌연 2주 만에 직장에서 짤렸다. 하지만 고용센터 상담사는 계속 그를 독려하며 지원했고 결국 서씨는 다른 회사에 곧 취직할 수 있었다.

취성패는 지원 대상에 따라 '저소득층' '중장년층' '청년층' 등 총 세 가지로 나뉜다. 저소득층은 중위소득 6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소득 268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노숙인, 북한이탈주민, 신용회복지원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에겐 가장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1단계 땐 최대 25만원의 참여수당이 제공되고, 2단계 직업훈련에는 최대 300만원의 훈련수당이 제공된다. 아울러 주당 30시간 일하며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일자리를 얻으면 최대 150만원(1년 근속 시)에 달하는 '취업성공수당'을 받는다.

'중장년층'은 35~69세 중 중위소득 10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46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주로 직장에서 퇴직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 혹은 연매출 1억5000만원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이들은 1단계에 참여할 때 최대 2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고 2단계 땐 최대 200만원에 달하는 훈련수당을 받는다. 다만 이들은 저소득층과 다르게 취업에 성공해도 '성공수당'을 받진 못한다.

'청년층'은 18~34세 연령대로 학력 소득과 무관하게 언제든지 신청이 가능하다. 이들 청년이 받는 혜택은 '중장년층'과 동일하다.

이들 청년층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후 2년 이상 근속하면 약 1200만원에 달하는 자산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 정부가 '청년 내일채움공제'를 시행하기 때문이다. 내일채움공제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이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계좌를 개설해 일정 액수를 납입하는 제도를 말한다. 2년간 청년(근로자)과 사업주가 각각 300만원씩 납부하고 정부가 600만원을 지원해 1200만원을 마련하는 식이다. 특히 최근 정부는 이 같은 내일채움공제 대상 중소기업 범위를 (월급 150만원 이상 기업까지) 확대해 청년층의 목돈 마련에 더욱 힘을 쓴다는 계획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그전엔 기본급이 최저임금의 110% 이상인 기업만 내일채움공제 대상이었는데 중소기업은 기본급이 낮은 경우가 많아 혜택을 보기 어려웠다"며 "이번에 대상을 확대해 보다 혜택을 더 받도록 했다. 취성패와 내일채움공제 등을 통해 취약계층이 일자리를 얻고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 <용어 설명>

▷ 취업성공패키지 : 고용노동부의 저소득 취업취약계층(18~64세) 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2009년 시작됐다. 취업성공패키지 2유형 청년층은 '청년취업성공패키지'로 운영되고 있다.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