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구 교체도 편의점에서? 고령화시대, 일본 편의점의 무한 변신

Shawn Chase 2017. 6. 17. 22:57
                                        

초고령화 시대, 일본 편의점의 변신은 끝이 없다. 도시락·반찬거리 배달은 기본. 전구 갈아끼우기부터 대형 쓰레기 처리까지 척척해준다.  
 

고령층 겨냥 신개념 점포 속속 선보여
'쇼핑약자' 위해 신선식품 취급 늘리고
대형쓰레기 처리 등 생활 지원까지
노인시설 위한 '이동점포'도 갖춰

17일 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최대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고령자 거주지역인 도쿄도 히가시무라야마시 아파트단지에 새로운 형태의 ‘단지 특화형’ 신규 매장을 열었다. 도시재생기구(UR) 임대주택의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일본종합주생활(JS)가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형태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배달 서비스. [자료:세븐일레븐 기업 안내 책자]

일본 세븐일레븐의 배달 서비스. [자료:세븐일레븐 기업 안내 책자]

 
이 편의점의 가장 큰 특징은 임대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고령자의 생활 인프라 기능까지 담당한다는 점이다. 대형 쓰레기 반출 절차나 열쇠 인도, 심지어 전구 교체 같은 생활 지원 서비스도 편의점 직원에 이야기해서 해결할 수 있다.
 
또 이 매장은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보행이 불편한 노인 이용객이 오갈 수 있도록 통로를 넓게 확보하고 화장실도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개점 이래 거의 매일 휠체어 이용자가 내점하고 있다고 한다.  
 
웬만한 슈퍼마켓 못지 않은 수준의 야채와 청과도 구비해놨다. 고령자는 소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엥겔계수가 젊은 세대보다 높은 게 특징이다. 일본의 전국소비실태조사에 따르면 특히 과일, 어패류나 해초류, 우유 등 신선식품에 대한 지출이 전 세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고령자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약 500m인데 비해 수퍼마켓은 더 멀리 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쇼핑 약자’ 고령층의 수요에 대응해 최근 편의점은 신선식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다른 편의점 브랜드 로손 역시 이러한 고령층의 쇼핑 부담을 덜기 위해 정기택배 서비스 ’스마트 키친’을 운영 중이다. 매주 원하는 요일, 시간이 상품 세트가 정기편으로 배송돼오기 때문에 쇼핑이 한결 쉬워진다. 파 1뿌리, 말린 멸치 60g 같이 소량으로도 구입해도 배송해준다는 점에서 1인가구가 많은 고령층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 로손이 지난해 11월부터 도입한 이동판매 전용차량. [자료:로손 보도자료]

일본 로손이 지난해 11월부터 도입한 이동판매 전용차량. [자료:로손 보도자료]

트럭을 이용한 이동판매 편의점도 활성화되고 있다. 로손은 지난해 11월부터 냉장·냉동시설을 갖추고 모바일 POS까지 설치한 이동판매 전용차량 14대를 도입했다. 지방 중산간 지역과 도시의 대규모 공동주택, 노인시설과 연계해 이동판매 점포가 ‘지역 쇼핑 커뮤니티’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KOTRA 도쿄무역관 김광수 부장은 “일본의 편의점은 새로운 전략으로 고령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도 일본 고령시장에서 비즈니스 노하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전구 교체도 편의점에서? 고령화시대, 일본 편의점의 무한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