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및 건축

[서울 빌딩 스토리]㉕ 여의도 30년 '터줏대감' LG 트윈타워…공터에 세워진 최초 쌍둥이 빌딩

Shawn Chase 2016. 10. 16. 14:59


  • 우고운 기자

  • 최문혁 기자


  • 입력 : 2016.09.12 16:30 여의도는 고층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서울의 대표적인 업무지구다. 금융 및 공공기관과 대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어 이곳은 출퇴근 시간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샐러리맨들로 붐빈다.

    고층 빌딩 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의 쌍둥이 빌딩으로 지어진 ‘LG트윈타워’는 인근 63빌딩과 함께 여의도를 대표하는 고층 건축물로 꼽힌다. 크기와 모양이 완전히 똑같은 건물로 지난 1987년 완공 이후 약 30년간 여의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전경. 서쪽으로 여의도공원과 국민일보 사옥, 태영빌딩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전경. 서쪽으로 여의도공원과 국민일보 사옥, 태영빌딩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 주변 스카이라인 고려한 ‘한국 최초 쌍둥이 건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1번 출구로 나와 한강을 끼고 걷다 보면 LG트윈타워가 나온다. 마주 보고 있는 쌍둥이 건물은 모두 지상 34층(135m), 지하 3층 규모다.

    트윈타워 부지는 원래 나대지(裸垈地·지상에 건축물이나 구축물이 없는 대지)였다.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이 사옥 시공을 맡아 1981년 9월 착공에 들어가 1987년 10월에 완공했다. 대지면적 1만4743㎡(약 4467평)에 연면적은 15만7835㎡(약 4만7828평) 규모다. 빌딩 설계는 미국의 건축설계 전문회사 SOM이 맡았다. 이 회사는 800여개의 건축 관련 상을 받기도 했다.

    한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LG 트윈타워의 전경. /LG그룹 제공
    한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LG 트윈타워의 전경. /LG그룹 제공

    ‘하나보다는 둘’이라는 말처럼 LG트윈타워는 안정감과 조화로움을 꾀했다. 설계 당시 여의도 경관과 잘 어우러지게 주변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분석해 가장 조화로운 형태로 설계했다.

    LG그룹은 2005년 중국 베이징에도 쌍둥이 빌딩인 ‘LG베이징타워’를 세웠다. 이 쌍둥이 빌딩은 베이징의 최대 비즈니스 중심가인 천안문 광장 인근 창안대로에 건립됐다. 이 지역은 2001년 베이징시가 ‘국제 비즈니스·금융 특별지구’로 지정한 곳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쌍둥이 빌딩 LG 베이징타워의 모습. /LG그룹 제공
    중국 베이징에 있는 쌍둥이 빌딩 LG 베이징타워의 모습. /LG그룹 제공

    LG 베이징타워는 지상 30층(140m), 지하 4층 규모다. 연면적은 14만8500㎡(4만5000평) 규모다. LG전자와 LG화학을 비롯한 LG 계열사들과 중국 및 세계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LG 베이징타워의 시공과 설계 역시 LG트윈타워와 같은 LG건설과 미국 SOM이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 베이징타워는 첨단기술을 추구하는 이미지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저층부는 중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중국 고성(古城)의 담장을 연상하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LG트윈타워 옥상에서 강북 방향으로 바라본 전경. 정면으로 한강과 마포대교, 밤섬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LG트윈타워 옥상에서 강북 방향으로 바라본 전경. 정면으로 한강과 마포대교, 밤섬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 LG그룹의 둥지…2010년 한 차례 리모델링

    LG그룹 본사로 쓰이는 여의도 트윈타워는 크게 서관과 동관으로 나뉜다. LG전자가 서관 전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관에는 (주)LG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상사 그리고 LG경제연구원이 들어와 있다. 내부 보안이 철저한 업무용 빌딩이라 일반인은 서관의 사이언스홀과 지하의 아케이드만 입장할 수 있다.

    LG트윈타워는 약 30년의 역사 동안 한 차례 리모델링을 거쳤다. 공사는 2010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진행됐다.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에너지 효율과 환경친화에 중점을 뒀다.

    LG그룹 관계자는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하고, 조명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빌딩의 에너지 사용량을 18% 줄였다"고 설명했다.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남쪽으로 본 전경. 콘래드호텔과 IFC 건물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남쪽으로 본 전경. 콘래드호텔과 IFC 건물 등이 보인다. /우고운 기자

    ◆ 한강에서 63시티까지…탁 트인 조망

    34층에 달하는 LG 트윈타워(360도 촬영)는 전망이 뛰어나다. 빌딩 중간층인 15층 이상만 올라가도 여의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에는 임원들이 비상시에 이용하는 헬기장이 있다.

    탁 트인 한강 일대도 조망할 수 있다. 밤섬 오른쪽으로 마포대교와 원효대교가 지난다. 건물에서 서쪽을 보면 여의도공원 쪽으로 국민일보와 태영빌딩, 세우빌딩 등이 보인다. 멀리 국회의사당과 그 주변에 수출입은행, 중소기업 중앙회, 산업은행 건물도 있다.

    63시티와 여의도 한강공원도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여의도 일대 업무지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콘래드호텔과 IFC 건물, 한국거래소(KRX), 미래에셋대우 빌딩 등이 우뚝 서 있다.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동쪽 전경. 63시티가 우뚝 서 있다. /우고운 기자
    LG트윈타워 옥상에서 바라본 동쪽 전경. 63시티가 우뚝 서 있다. /우고운 기자

    ◆ 하루 650명이 찾는 ‘사이언스 홀’

    서관 3층에 있는 사이언스 홀은 LG 트윈타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사이언스 홀은 1987년 LG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만든 과학관이다. 과학 지식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관이 있어 방문객이 많다.

    LG그룹에 따르면 사이언스 홀의 하루 평균 방문객수는 650명에 달한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LG화학 등 계열사 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해 체험 내용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기획한다. 사전에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고 입장 및 관람은 무료다.

    이 밖에 지하 아케이드에는 구내식당과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사이언스 홀을 찾은 학생들이 국제 전화의 원리를 체험해 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사이언스 홀을 찾은 학생들이 국제 전화의 원리를 체험해 보고 있다. /LG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