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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중국, 불법조업 교차승선 11년 만에 중단 요청

Shawn Chase 2016. 10. 16. 14:51


  • 세종=이현승 기자

  • 입력 : 2016.10.16 09:54 | 수정 : 2016.10.16 11:27 한·중 어업 조업실태 확인을 위한 교차 승선이 11년 만에 잠정 중단 됐다. 각국 해상에서의 불법 조업을 감독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각국 어업지도선에 교차 승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중국 측에서 해상 분위기와 국제 정세 등을 이유로 돌연 중단 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발생한 해경 고속단정 침몰 상황 재구성 / 그래픽=이철원 기자
    지난 7일 발생한 해경 고속단정 침몰 상황 재구성 / 그래픽=이철원 기자

    16일 해양수산부는 "중국 측에서 주중 한국 대사관을 통해 잠정 중단을 요청해 한중 교차 승선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재추진에 대해 향후 중국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차승선은 중국의 해경, 우리나라의 어업관리단 공무원 각각 2명이 상대국 지도선에 타 5일 정도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돌며 자국어선에 대한 지도, 단속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5년 한중 어업공동위원회에서 우리 측의 제안으로 시작돼 1년에 두 차례씩 정례적으로 열렸다. 올해도 지난 5월 초에 한 차례 실시됐다. 그동안 중국 측이 정부 조직개편 등 내부 사정을 이유로 교차 승선을 연기한 적은 있지만, 해상 분위기 등 외부적인 요인을 이유로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에는 중국 선원 사망사고의 여파로 교차승선이 한차례 연기된 적이 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일 중국 어선이 한국 해경 고속단속정을 공격해 침몰시킨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오후 3시쯤 인천 옹진구 소청도 남서쪽 50㎞ 해상에서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어선들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 1호기가 전복돼 침몰했다.당시 해당 해역을 감시 중이던 3000t급 경비함 3005함은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40여 척을 발견하고 즉시 고속단정 2척을 내려 어선 무리로 접근했는데 중국 어선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고속단정을 강하게 들이 받았고 단정은 순식간에 전복돼 가라앉았다.

    한·중 교차승선 중단으로 우리나라가 중국 정부의 불법조업 감시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차승선 이외에 중국 정부와 함께 불법 조업을 감독하는 조치로는 2014년 시작된 '공동 순시'가 있다. 그러나 각자 자기의 지도선을 타고 각국의 잠정조치수역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다. 이름만 '공동 순시'이지 각자 지도감독 하는 행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