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3 03:00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어 잠자던 이웃들을 깨워 탈출시키고 자신은 유독 가스에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28· 사진)씨에게 서울 마포구가 '용감한 구민(區民)' 상을 추서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14~16일 서울 월드컵 공원에서 열리는 제9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의 마지막 날에 유족에게 이 상을 전달할 예정이다.
안치범씨는 지난달 9일 오전 4시 20분
쯤 자신이 사는 마포구 서교동 5층 건물에 화재가 나자 밖으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이후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에 들어가 집집이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눌러 화재를 알렸다. 안씨 덕분에 원룸 21개가 있는 이 건물에서 다른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안씨는 건물 5층 옥상 입구 부근에서 유독 가스에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초인종 義人 안치범 '명예 성우'
입력 : 2016.09.24 03:00
[만물상] '착한 사마리아인 法'
입력 : 2016.10.04 03:10
▶이런 일이 프랑스에서 벌어졌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프랑스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위급 상황에서 그녀를 돕지 않고 사진을 찍어댔던 파파라치들이 체포됐다. 유럽 상당수 국가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 것이 입증되면 처벌하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두고 있다. 그중 프랑스가 '5년 이하 징역'으로 법정형이 가장 높다. 구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무관심을 법으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취지다.
▶이 택시 승객들에겐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은 법적으로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우리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서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만들자는 말들이 나온다. 새누리당 박성중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구조 불이행 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법을 만들자는 뜻은 이해하지만 이렇게까지 돼버린 사회의 각박함과 몰인정함이 더 한탄스럽다. 그런 법이 없어도 우리 주변엔 잠든 이웃을 구하려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씨가 있었다. 이수현씨는 15년 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고 숨졌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법 이전에 인간 본성의 문제다.
'초인종 의인' 故안치범씨… 黨政, 의사자 지정 추진
입력 : 2016.09.23 03:00
[오늘의 세상]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 9일 불이 난 서울 마포구의 5층 건물에 뛰어들어 자고 있던 주민들을 깨워 탈출시키다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고(故) 안치범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고인의 빈소를 직접 찾아 정부 관계자에게 의사자 지정을 건의했으며, (정부 측으로부터) 의사자 심사위원회 상정을 약속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안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이 대표는 다양한 추모 방안도 당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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