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초인종 義人 안치범, 마포구 '용감한 구민상'

Shawn Chase 2016. 10. 16. 13:59

입력 : 2016.10.13 03:00

안치범씨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어 잠자던 이웃들을 깨워 탈출시키고 자신은 유독 가스에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28· 사진)씨에게 서울 마포구가 '용감한 구민(區民)' 상을 추서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14~16일 서울 월드컵 공원에서 열리는 제9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의 마지막 날에 유족에게 이 상을 전달할 예정이다.

안치범씨는 지난달 9일 오전 4시 20분 쯤 자신이 사는 마포구 서교동 5층 건물에 화재가 나자 밖으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이후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에 들어가 집집이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눌러 화재를 알렸다. 안씨 덕분에 원룸 21개가 있는 이 건물에서 다른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안씨는 건물 5층 옥상 입구 부근에서 유독 가스에 질식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초인종 義人 안치범 '명예 성우'



입력 : 2016.09.24 03:00 

              


한국성우협회는 잠든 이웃을 구하려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고(故) 안치범(28)씨에게 고인의 영결식이 거행된 22일 자로 '명예 성우' 자격을 부여한다고 23일 밝혔다. 이근욱 성우협회장은 "성우 지망생이었던 고인의 희생정신과 목소리를 기리기 위해 성우들이 뜻을 모았다"며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물상] '착한 사마리아인 法'



입력 : 2016.10.04 03:10

지난 4월 중국 광저우(廣州)시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밖으로 탈출하려다 방범용 쇠창살에 끼인 남자가 "살려달라"며 울부짖는다. 이 절박한 장면을 누군가 42초 동안 '차분하게' 찍었다. 그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촬영자의 잔인성을 드러낸 42초'라는 제목이 붙었다. 남자는 숨졌고 중국 언론은 "시대의 치욕"이라고 개탄했다. 중국 소방 당국도 "냉혈 하기 짝이 없는 짓"이라고 했다. 그러나 촬영자가 어떤 처벌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이런 일이 프랑스에서 벌어졌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프랑스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위급 상황에서 그녀를 돕지 않고 사진을 찍어댔던 파파라치들이 체포됐다. 유럽 상당수 국가는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 것이 입증되면 처벌하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두고 있다. 그중 프랑스가 '5년 이하 징역'으로 법정형이 가장 높다. 구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무관심을 법으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취지다. 

[만물상] '착한 사마리아인 法'
▶지난달 30일 밤 서울에서 예순두 살 택시 기사가 운전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뒷자리 승객이 신고도 하지 않고 사라졌다. 중앙선 건너편에 있다 택시와 부딪힌 차량 운전자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기사는 숨진 뒤였다. 지난 8월에도 대전에서 승객 둘을 태우고 운전하던 택시 기사가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앞차와 추돌했는데 승객은 기사를 버려두고 짐을 챙겨 떠났다. 공항버스 출발 시각이 임박했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택시 기사는 주변을 지나던 목격자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역시 숨졌다.

▶이 택시 승객들에겐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은 법적으로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우리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서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만들자는 말들이 나온다. 새누리당 박성중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구조 불이행 죄'를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법을 만들자는 뜻은 이해하지만 이렇게까지 돼버린 사회의 각박함과 몰인정함이 더 한탄스럽다. 그런 법이 없어도 우리 주변엔 잠든 이웃을 구하려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씨가 있었다. 이수현씨는 15년 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고 숨졌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은 법 이전에 인간 본성의 문제다.


'초인종 의인' 故안치범씨… 黨政, 의사자 지정 추진


입력 : 2016.09.23 03:00

[오늘의 세상]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 9일 불이 난 서울 마포구의 5층 건물에 뛰어들어 자고 있던 주민들을 깨워 탈출시키다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고(故) 안치범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고인의 빈소를 직접 찾아 정부 관계자에게 의사자 지정을 건의했으며, (정부 측으로부터) 의사자 심사위원회 상정을 약속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안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이 대표는 다양한 추모 방안도 당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