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힐러리는 남자톤에 자신감, 트럼프는 긴장해서 음색이 오락가락"

Shawn Chase 2016. 9. 28. 00:57

박은주 기자  



입력 : 2016.09.27 18:22 | 수정 : 2016.09.27 19:43

'소리분석가'가 분석한 클린턴 대 트럼프 토론회
힐러리 '차이나를 차히나'로 발음...목 쉰 듯
150hz 남성톤으로 자신감과 신뢰감 구축
트럼프는 긴장하면서 톤 높아져 자신감 결여
콧물 훌쩍이고, 자신감 적은 목소리


‘말 잘하는 백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만든 데는 ‘말재주’도 중요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런 그가 ‘정답만 말하는 범생이’ 힐러리 클린턴을 얼마나 궁지에 몰아넣을지가 26일(현지시각) 1차 미 대선 후보 토론회에 관심이 쏠린 이유 중 하나였다. 한마디로 힐러리가 얼마나 지루할지, 트럼프가 얼마나 화끈할지.



그러나 결과는 힐러리 클린턴의 ‘거의 압승’이었다. CNN방송과 여론조사기관인 ORC와의 공동여론조사결과, ‘클린턴이 잘했다’가 62%, ‘트럼프가 잘했다’는27%에 불과했다. 토론회를 본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힐러리가 또박또박 말 잘했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이건 힐러리를 ‘응원’하는 한국 팬심의 작용일까, ‘과학적 분석’도 그런 결론을 낼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26일 첫번째 TV 토론회를 가졌다. 막말 선수 트럼프가 밀렸다는 평이다.



배명진 숭실대교수(소리공학연구소장)가 트럼프와 클린턴, 클린턴과 트럼프의 토론에 나타난 음성을 분석했다.

소리분석 전문가 배명진 숭실대교수.


-힐러리 클린턴의 음성과 말하는 태도는 어땠나.
“오늘 힐러리의 목소리는 130~150 헤르츠(Hz)정도로 남성톤이었다. 여성 목소리의 경우 200Hz보다 낮으면 남성적 느낌을 준다. 목소리에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가도 봤다. 영어의 경우 강세를 정확하게 넣으면 자신감에 차있는 것처럼 들린다. 클린턴은 트럼프에 비해 두 배 정도 자신감 넘치는 소리를 냈다.

-자신감이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발음할 때 입을 적당한 크기로 벌려 발음하면 고음 성분이 나온다. 음폭 전체 비율에서 고음과 저음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면 ‘자신감’을 파악할 수 있다. 힐러리는 고음과 저음이 각각 반정도 비율인데, 이건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이다. 저음 비율이 많이 나오면 자신감이 적은 것으로 판단한다. 트럼프가 그랬다.”

-목소리로 건강도 알 수 있다는데.
“며칠 전부터 클린턴이 기침을 많이 했다,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이 부분을 유심히 들어봤다. ‘차이나(China)’를 ‘차히나’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그건 건강 이상은 아니고, 목이 좀 쉰 것 같다.”
힐러리와 트럼프 TV토론 전체 시간의 목소리 자신감을 보여주는 그래프. 그래프가 덜 기울수록 자신감이 있는 목소리로 들리는 경향이 있는데, 힐러리(HC)의 목소리가 트럼프(DT)보다 더 자신있게들린다는 뜻이다. 배명진 교수가 분석한 그래프이다.



-트럼프는 어땠나.
“토론 초반에는 트럼프가 차분하게 진행했는데, 멕시코 관련 주제가 나오면서 성대 톤의 변화가 시작됐다. 중간에 들쭉날쭉 하다가 뒷부분에 가서 다시 안정을 찾더라. 긴장된 부분의 성대 톤은 앞 부분보다 1.5배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감정기복이 많았는지, 톤도 수시로 변했다. 표현하기 좀 조심스러운데, 다혈질적인 성향이 많이 나타났다. 남성으로서는 상당한 고음톤이 나오면서 긴장한 상태, 자신감이 결 여된 상태로 보이는 대목이 자주 나타났다.”

-목소리를 통해 본 트럼프 건강은 어떻던가.
“콧물을 많이 훌쩍 거렸다. 비염이 있는지 감기에 걸렸는지, 알러지가 있는지 원인은 명확치 않지만, 목소리에 콧소리가 많이 섞였다.”

-전체적으로는 어떻게 보나
“토론 전반을 보면 힐러리의 자신감이 트럼프에 비해 두배는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미 대선 TV 토론, 트럼프 "당신 때문에 미국은 돈이 없다" vs 힐러리 "그건 당신이 소득세 안낸 탓"



입력 : 2016.09.27 19:04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 미국 대선후보의 첫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주(州)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1차 TV토론이 열렸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토론 무대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짧게 악수를 한 뒤 본격적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90분간 진행된 토론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답변에 틈틈이 “틀렸다”(wrong)거나 “사실이다”(facts)라고 끼어들며 클린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경제 정책에대해 “지난 30년간 당신은 정치를 했는데 왜 지금에서야 이런 해결책들을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비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토론에서 클린턴의 정치 경력을 의미하는 ‘30년’이라는 단어가 총 5번이나 나왔다. 이는 트럼프가 클린턴의 ‘정치 전문가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반면 클린턴은 여유있게 트럼프의 공격을 받아쳤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팩트 체커분들이 확인하셔야겠네요”라고 대응했다.

클린턴은 ‘납세 문제’와 ‘오바마 출생 논란’ 등 트럼프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납세 내역을 왜 공개하지 않느냐?” 묻자 트럼프는 “당신의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돈을 탕진해서 미국은 돈이 없다”라고 화제를 급하게 돌리기도 했다. 클린턴은 이에 휘말리지 않고 “그건 아마도 당신이 수년간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일 것”라며 트럼프의 납세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공격했다.

또 트럼프는 사회자가 “오바마의 출생 사실을 인정하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렸냐”라고 질문하자 우물쭈물하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클린턴의 약점인 ‘개인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은 원천 차단됐다. 클린턴은 스캔들에 대해 “실수였고, 반성하고 있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트럼프는 클린턴의 건강 논란에 대해서도 폐렴 병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클린턴은 충분한 스태미나가 없다”고 묻는데 그쳤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112개 국가를 돌아다니면서 활동하고, 의회에서 11시간 동안 증언을 한다면, 그때 스태미 너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자가 마지막으로 “선거 결과를 유권자들의 뜻로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묻자 클린턴은 “선거 결과는 후보가 아닌 유권자들에게 달렸다”며 “당연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 답했다. 트럼프는 “나는 클린턴의 의지를 믿진 않는다. 그러나 클린턴이 이기면, 당연히 지지할 것”이라 말했다.



CNN·WP "미 대선 TV토론 승자는 힐러리"



입력 : 2016.09.27 13:30 | 수정 : 2016.09.27 14:38


힐러리VS트럼프/조선일보 DB



미국 CNN 방송 등 현지 주요 언론이 26일(현지 시각) 열린 첫 대선 TV토론에 대해 “대선 TV토론의 승자는 힐러리”라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여론조사기관인 ORC와의 공동으로 TV토론 시청자를 상대로 실시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클린턴이 잘했다는 응답이 62%로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27%)에 비해 크게 앞섰다.

주요 현안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에 대해서 클린턴은 68%, 트럼프는 27%를 얻었다.

또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누가 더 적합하냐는 질문에는 클린턴이 67%, 트럼프가 32%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3%만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5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클린턴을 승자로 트럼프를 패자”로 평가했다.

WP는 “클린턴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보다는 훨씬 나았다”며 “트럼프는 이번 토론에 대해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 대선 TV토론, 트럼프 "한·일 공정한 방위비 내야" vs 힐러리 "상호방위조약 존중"


입력 : 2016.09.27 12:27 | 수정 : 2016.09.27 15:25


미 대선 TV 토론, 힐러리 클린턴·도널드 트럼프/조선일보 DB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주(州)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1차 TV토론이 열렸다.

이날 두 후보는 동맹체제와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트럼프는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우리한테 (공정한 몫의) 돈을 안 낸다”면서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동맹을 돕고 싶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며 “동맹을 모두 방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공정한 몫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본(등 동맹)을 방어할 수 없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방어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고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에 대해 클린턴은 트럼프의 ‘동맹 무임승차론’을 비판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동맹에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가 세계 많은 지도자의 우려를 자아냈는데 우리의 (동맹방어)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우리가 전체 지구촌의 상황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