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 기자
입력 : 2016.09.19 03:00 | 수정 : 2016.09.19 09:43
리우에 인비가 있었다면, 에비앙엔 인지가 있었다…
21언더파로 男·女 골프 통틀어 메이저대회 최다언더파
- LPGA 신인왕 사실상 확정
72홀 최소타기록 24년만에 깨
박세리 이후 두번째로 메이저 대회서 첫 2승 거둬
"골프는 팀 스포츠죠… 캐디·코치·가족이 도와줬어요"
'메이저 퀸' 전인지가 18일 프랑스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대기록을 쓰며 우승했다. 전인지는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박성현과 유소연을 4타 차로 따돌렸다.
이날 전인지는 갖가지 대기록을 작성했다. 21언더파는 L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19언더파로 모두 5명이 보유하고 있었다. 1999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도티 페퍼, 2004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2010년 LPGA챔피언십에서 크리스티 커(미국), 2011년 LPGA챔피언십에서 쩡야니(대만), 2015년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박인비가 이 기록을 세웠다.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언더파였다. 지난해 제이슨 데이(호주)가 PGA챔피언십에서 20언더파를 작성했고, 올해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브리티시 오픈에서 타이기록을 세웠다.
전인지는 1992년 벳시 킹(미국)이 LPGA챔피언십에서 세운 뒤 24년 동안 깨지지 않던 72홀 최소타 기록인 267타(파71코스 17언더파)도 가볍게 깼다. 전인지는 또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올리며 메이저 대회에서 첫 2승을 거둔 두 번째 선수가 됐다. LPGA 투어에서 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선수는 1998년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을 우승한 박세리였다. 전인지는 이번 우승으로 LPGA 신인왕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전인지는 16개 대회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3차례나 거듭된 준우승 징크스도 말끔하게 씻어버렸다.
이날 경기는 초반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렸다. 3라운드까지 19언더파로 메이저대회 54개홀 최다언더파 기록을 세웠던 전인지는 박성현에 4타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했다. 그린에 고인 물을 걷어내는 작업이 이뤄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은 전인지는 8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 두 타를 줄였다. 2위에 6타 차로 앞선 전인지는 우승 경쟁이 아닌 기록과의 경쟁을 벌였다. 14번홀(파3)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곧바로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전인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깊은 러프에 공이 잠기자 투온을 시도하지 않고 침착하게 레이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95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홀 3m에 붙인 뒤 파를 지키며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전인지는 "골프는 팀 스포츠다. 캐디와 코치, 가족이 한마음으로 저를 도와줬다"며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메이저 퀸
입력 : 2016.09.19 03:00
프로 13승중 7승이 메이저
코스 세팅 까다로운 큰 대회, 쇼트 게임과 퍼팅에 강해
'메이저 퀸' 전인지는 프로 첫 우승도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했다.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 마지막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역전 드라마와 함께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인지는 이번 우승까지 프로 무대에서 거둔 13승 가운데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2승, 한국에서 3승 등 7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전인지가 메이저 대회에 유달리 강한 이유는 무얼까. 전인지는 "코스 세팅이 까다로운 메이저 대회일수록 플레이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는 깊은 러프와 빠른 그린을 기본으로 14개의 골프 클럽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코스 세팅을 한다.
전인지는 "올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골프에 대한 열정이 살아났고 지난해처럼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소타 메이저 우승' 전인지 "내 인생의 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입력 : 2016.09.19 07:41 | 수정 : 2016.09.19 09:12
남녀 골프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최다언더파 기록을 세우고 우승을 차지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스스로도 자신의 기록이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전인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21언더파를 쳤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인지는 “4라운드 시작 전 19언더파가 타이기록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는데 그저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즐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에 대한 압박감도 있었지만 내가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내 게임 플랜을 가능한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기뻐했다.
전인지는 “마지막 홀에서도 우승이 다가왔구나 싶은 생각에 울컥했지만, 파로 잘 마무리하고 싶어 퍼팅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의 느낌을 묻자 그는 “LPGA 와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고, 그때마다 이끌어준 팀원과 가족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올해 목표는 올림픽(출전)이었는데 그 목표는 이뤘고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메달을 걸어보고 싶다”며 “내 인생의 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꽃을 피우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18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47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로 공동 2위 박성현(23·넵스)과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상 17언더파 267타)을 4타차로 따돌리고 우 승했다.
특히 전인지의 최종기록은 LPGA투어 역사상 메이저대회 최다 언더파, 최소타 신기록에 해당한다. 종전 최다 언더파 기록은 19언더파였고, 최소타는 1992년 베스티 킹(미국)이 L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267타(17언더파)였다.
전인지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도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라 한국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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