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세상 뜬 고교 친구의 여섯 자녀 맡아준 우정…미국 울렸다

Shawn Chase 2016. 6. 6. 22:28

오로라 기자


입력 : 2016.06.06 18:19 | 수정 : 2016.06.06 20:30


레이트켑과 여섯아이들./고펀드미닷컴 캡처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숨진 30대 미혼모의 고교 단짝 친구가 그의 여섯 자녀를 도맡아 보살피기로 한 이야기가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 시각) 스테퍼니 컬리가 3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친구 베스 레이트켑의 여섯 아이를 맡아 키우게 됐다고 보도했다. 컬리와 남편 도니는 이달 중에 아이들에 대한 법적 양육권도 갖게 되며, 이들 부부는 여섯 아이를 정식으로 입양하는 방안도 고려 중에 있다.

이미 세 아이의 엄마인 컬리는 고교 단짝 친구 레이트켑이 암으로 사망하기 전 마지막 부탁 때문에 그의 여섯 아이를 맡게 됐다.

여섯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였던 레이트켑은 지난 2014년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당시 막내아들 에이스를 임신하고 있었던 그녀는 아이를 30주 만에 제왕절개로 분만하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항암치료가 효과를 보이자 레이트켑은 아이들을 데리고 버지니아주(州)의 사우스 보스턴으로 이주했지만, 지난 2015년 암이 재발하게 됐다. 다시 치료를 시작하던 중 레이트켑은 운명처럼 버지니아주 올턴에 사는 컬리와 재회하게 됐다.

컬리는 병상에 누워있는 친구를 위해 집안일을 돕고, 병상을 지켰다. 하지만 암세포는 레이트켑의 뼈와 뇌 그리고 척추까지 전이돼 의사는 그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선고했다.

레이트켑과 여섯아이들./고펀드미닷컴 캡처



자신이 죽고도 여섯 아이가 함께 자라길 바란 레이트켑은 어느 날 병상 옆에 앉아있던 컬리에게 아이들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무척 어렵게 꺼낸 말이었으나 컬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컬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길에 물었죠. 만약 엄마에게 병이 낫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너희는 누가 엄마가 되길 원하느냐고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모두 저를 지목하더군요. 그것이 제 심장을 녹아내리게 했습니다”라며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수락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레이트켑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컬리는 아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레이트켑의 사연은 온라인 성금 모금 사이 트인 고펀드미닷컴에 올려져 지난 4일 오후까지 3900달러(약 463만원)가 모금됐다.

컬리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천사거나 영웅이라고 한다. 그러나 누구라고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로 인해 삶이 완벽해졌다”며 “우리 삶에 빠져있었던 여섯 개의 인연을 다시 찾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