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사설] 이제 1당 된 더민주의 우려스러운 우선 추진 법안들

Shawn Chase 2016. 5. 31. 00:42

입력 : 2016.05.30 03:22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9대 국회가 29일 4년 임기를 마감했다. 30일에는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19대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으로 폭력은 사라졌지만 민생 법안 처리에 실패해 식물 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다. 18대 국회가 법률안 1만3913건을 처리한 데 비해 19대 국회는 8000여 안건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정부·여당의 독선·불통과 야당의 무책임한 발목 잡기가 합쳐진 결과다.

지난 총선으로 제1당이 바뀌는 큰 변화가 있었다. 국회 권력의 교체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19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제1당이 된 더민주는 무책임과 발목 잡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 선택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소수당일 때 내놓은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더민주가 어제 20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한 법안을 보면 소수당 시절의 무책임한 주장 그대로다. 1당의 역할이나 책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지 않다.

청년 고용 할당제를 통해 대기업 정원의 3%를 청년으로 채용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기업이 이익을 남기는지 적자를 보는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청년 고용을 강제하면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다. 한마디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세계 추세에 역행해 경기 회복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오히려 세수(稅收)가 줄 수도 있다.

노인 기초연금을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려면 지금보다 연 6조4000억원이 더 든다. 앞으로 노인 인구 급증에 따라 관련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선 그 돈이 나올 곳이 없다. 국민연금기금에서 매년 10조원씩 10년간 100조원을 가져와 임대주택, 보육 시설에 투자하겠다는 주장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마지막 노후 대비 자금으로 누구도 쉽게 손댈 수 없다. 여기에다 어렵게 통과한 테러방지법을 또 바꾸겠다고 하는 등 제1당의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더민주도 국정의 일정 부분을 공동 책임지지 않을 수 없다. 더민주가 제1당의 힘을 이 공동 책임을 다하는 데 쓰는지 아니면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나 여당 공격을 위한 무기로 사용하는지는 머지않아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