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공은 어디로 갔을까요" 중계카메라도 못잡은 박병호 홈런

Shawn Chase 2016. 4. 19. 09:44

'국민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호쾌한 스윙이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를 뒤흔들며 이틀 연속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트윈스는 박병호의 방망이를 앞세워 9경기 연속 패배를 끝내고 2연속 승리의 팡파르를 울렸다.


    입력 : 2016.04.18 08:42

    MLB 올시즌 비거리 2위 초대형 쐐기포

    박병호는 17일(한국 시각)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앞선 8회말 큼지막한 초대형 중월홈런을 뿜어냈다. 6대4 승리를 이끄는 쐐기포였다. 박병호는 전날 에인절스 전에서는 4―4 동점이던 8회 결승 2루타를 터뜨려 5대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박병호 홈런, 美·日 언론 경악 "박병호가 공을 둘로 쪼개버렸다!"
    일본 언론 '박병호의 특대형 홈런 충격적이다'



    17일 8회 에인절스 사이드암 투수 조 스미스의 시속 127㎞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친 박병호의 타구가 중견수 뒤쪽, 새로 만들어진 2층 관중석을 강타하자 현지 언론은 "박병호가 타깃필드 역사상 가장 큰 홈런 중 하나를 쳤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TV 중계 화면이 궤적을 놓칠 만큼 큰 타구였다.

    트윈스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홈런 장면을 보여주며 "공은 어디로 갔을까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전광판에 표시된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는 140.8m(462피트). 하지만 레이더 추적장치 '트랙맨'을 이용한 ESPN 홈런트래커의 비거리는 그보다 긴 142.03m(466피트)였다. 이는 올 시즌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가 지난 11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때린 올 시즌 최장거리(143.56m·471피트) 홈런에 약 1.5m 모자란다. 박병호가 지난 9일 터뜨린 MLB 데뷔 첫 홈런도 134.4m로 올해 홈런 비거리 26위에 해당한다.


    박병호의 홈런 두 방을 분석해보면 그의 '괴력'이 증명된다. 10일 첫 홈런 때 그의 타구는 그라운드로부터 약 39m 떴다. 박병호의 트레이드마크인 '어퍼 스윙'의 결과다. 박병호는 상체를 젖힌 채 타격을 한다. 대신 강한 허릿심을 바탕으로 한 몸통 회전으로 타구를 멀리 보내는 힘을 만든다. 하늘을 뚫을 듯 높은 타구가 중간에 추진력을 잃고 떨어져 비거리가 감소되는 경우가 많지만, 힘이 실린 박병호의 타구는 담장을 손쉽게 넘긴다.


    올해 MLB 홈런 중 가장 높게 떴던 타구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4월 6일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뽑아낸 44.5m짜리였다. 그러나 그 홈런의 비거리는 124.7m로 박병호에 못 미쳤다. 올 MLB에서 35m 이상 뜬 홈런 중 비거리가 가장 길었던 것은 박병호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박병호가 17일 기록한 홈런은 1호 홈런(발사각 30.7도)보다 낮은 22.6도로 출발해 최고 높이가 27.7m에 그쳤지만, 엄청난 힘이 받쳐주면서 공기 저항을 무시하듯 쭉쭉 뻗어나가 타깃필드 역사에 남을 대형 홈런이 됐다.


    '선풍기 삼진'은 성장통

    박병호는 국내 시절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가장 많은 홈런을 치면서, 가장 많은 삼진을 당했다. 지난해엔 3.3타수당 1개 꼴로 삼진을 당해 전력을 다한 스윙의 '대가'를 치렀다. 박병호는 최근 2경기 활약에도 불구, 타율이 0.194(31타수 6안타)에 그치고 있다. 출전한 9경기에서 당한 삼진은 무려 14개. 2.2타수당 1개꼴이다. KBO리그보다 5~6㎞ 정도 빠르면서도 변화 있는 직구를 아직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상대 변화구에도 어이없이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두 방의 구질도 슬라이더였다. 아직 시속 150㎞를 넘는 직구를 공략해 뽑아낸 안타가 없다. 박병호는 17일 홈런에 대해 "슬라이더를 노리고 자신 있게 휘둘렀다. 제대로 맞아 넘어갈 줄 알았다"면서도 "아직 패스트볼에 대한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삼진이 첫 다섯 경기에서 11개였으나 이후 4경기에선 3개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경기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삼진이 없었다.

    박병호가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추면 어떻게 될까. 빠른 볼은 변화구보다 반발력이 커 제대로 맞으면 더 멀리 날아간다. 박병호의 17일 홈런은 대폭발의 예고편일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 비난 잠재운 확실한 한 방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스스로 이겨내고 한 방으로 보여줬다.

    박병호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위치한 타겟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8회말 1사 1루에서 결승 2루타를 뽑아냈다. 박병호의 결승타로 미네소타는 5-4로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9연패를 탈출했다.

    박병호, 결승 2루타…팀 개막 9연패 끊은 '첫 승' 주인공



    미네소타 9연패의 원인은 부진한 타선에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미겔 사노와 바이런 벅스턴, 트레버 플루프, 브라이언 도지어 등 주축 선수들의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질타가 쏟아졌다. 그리고 미네소타가 1285만 달러라는 거액의 포스팅 비용을 지불하고 데려온 박병호 역시 현지 언론의 날카로운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미국 ESPN은 "박병호의 삼진 비율이 높다. 적응이 느리다"고 말했다. 많은 삼진을 두고 박병호의 적응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미네소타 지역 언론인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 역시 "많은 사람들이 박병호가 MLB의 좋은 패스트볼을 쫓아갈 능력이 있을지 걱정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우리는 그가 좋은 변화구에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어야 할 상황이다"고 했다. 박병호의 변화구 대처 능력에 물음표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날 그동안의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듯한 활약을 펼쳤다. 이날 박병호는 에인절스 선발 개럿 리처즈를 상대로 첫 타석 4구 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타석들은 최대한 공을 지켜봤다. 빠른공과 살짝 휘는 커터, 슬라이더 등을 골라내가너 커트하면서 공략을 준비했다.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8구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기사 더보기

    첫 2루타 박병호, MIN 충격 개막 9연패 막지 못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네소타 트윈스의 개막 9연패를 '역사적인 슬럼프'라고 봤다. 미네소타는 안방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스윕패를 당했다. 개막 이후 9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9연패는 1904년 워싱턴 시네이터의 개막 14경기에서 13패(1무) 이후 미네소타 구단 사상 최악의 개막 부진이라고 한다.


    미네소타는 9경기 동안 단 한 번도 4득점 이상을 뽑지 못했다. 1969년 이후 개막 9경기에서 연속으로 3득점 이하에 그친 4번째 팀으로 기록됐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두번째 장타이자 첫 2루타를 쳤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충격의 개막 9연패를 당했다. 또 타선의 응집력이 부족했다. ▷기사 더보기

    ESPN, "12삼진 박병호, 적응 느리다"


    개막 후 7연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미네소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타선과 불펜 모두 7연패의 원흉이 된 가운데 박병호(30, 미네소타)의 적응이 느리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합뉴스

    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의 개막 후 7연패 부진을 다루면서 타선 문제를 짚었다. 미네소타는 12일 홈 개막전이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1-4로 패한 것까지 개막 후 7연패를 기록 중이다. ESPN은 미네소타가 지난해에도 1승6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7연패는 느낌이 다르다며 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SPN이 가장 큰 고민으로 지적한 선수는 신예 바이런 벅스턴이었다. 벅스턴은 올해 7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를 기록 중이다. 22번의 타석에서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ESPN은 "2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라면서 "지난해 46경기에서는 44개의 삼진과 6개의 볼넷이었다"라고 선구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역시 볼넷/삼진 비율이 좋지 않은 박병호도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박병호는 6경기에서 21타수를 기록하며 타율 1할4푼3리, 출루율 2할5푼을 기록 중이다. 홈런 한 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삼진도 12개나 됐다. ESPN은 "박병호의 적응 또한 느리다. 24타석에서 12개의 삼진을 기록했다"라고 지적했다. ▷기사 더보기